사랑의 만남 4/추억의 창고

체험학습장이 된 학교 유휴 실습지

황와 2014. 9. 9. 10:09

 

체험 학습장이 된 학교 유휴 실습지

 

                                                       / 경상남도함안교육청  장학사 이 동 춘

 

1. 1인 1평 가꾸기 실시

 

1990년 3월 창녕군 장마초등학교 초임 교감 때에 있었던 실천 사례이다.

장마초등학교는 6학급에 학생 78명, 부지는 약6,000평쯤 되는 농촌학교였으나 학생수에 비해 부지가 넓어 학생과 기능직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에는 풀밭이 되어 있었다. 부지 중에서 400여평의 실습지가 교사 뒤편에 있었는데 전년도까지 교직원이 실습지를 나누어 가꾸었다. 따라서 실습지 중에서 사택 옆 밭은 땅심이 깊고 반듯해 서로 차지하려 하였고, 학교 근무가 가장 오래된 기능직이 차지하고 있었다. 나머지 두 뙈기는 교실 뒤와 언덕 위 비탈 밭으로 그늘지거나 척박한 터라 아무도 경작을 희망하지 않았고, 오로지 사택 옆 밭을 차지하려고 교직원간에 갈등이 심한 상태였었다. 해결 방법으로는 오로지 실습지를 본연의 목적대로 실과의 재배 실습장으로 활용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야 현재 경작하고 있는 기능직도 밭을 순순히 내놓을 것 같았고, 갈등도 해결될 것 같았다.

 

학교 실습지를 이용하여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나오는 채소를 가꾸어 보고, 부모님이 하시는 농사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느끼도록 하여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태도를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 1인 1평가꾸기』체험학습을 실시하였다. 먼저 체육진흥회 회장에게 부탁하여 밭을 갈아 둔 다음 새마을부장 선생님에게 실습지를을 배분하여 학반별, 학생별로 조그마한 팻말에 담당자 이름을 쓴 말목을 만들어 박아주었다. 1,2학년은 교사 뒷편 밭, 3,4학년은 사택 옆 밭, 5-6학년은 언덕위의 밭으로 배분하였다. 1,2학년은 약 반평 정도 돌아갔고 3학년 이상은 약 1.5평 정도가 배분되었다.

그 해 식목일에 실습지 만들기를 계획하고, 전교생에게 집에 있는 씨앗과 농기구를 지참토록 하여 밭을 쪼고, 풀을 매고, 이랑을 짓고, 씨앗을 심는 작업을 실시하였다. 첫해에는 심을 작물의 종류나 구체적인 계획없이 학생에게 무작정 가정의 곡식이나 채소를 심어 가꾸도록 하였으나, 다음해에는 실과를 비롯한 모든 교과의 교과서를 분석하여 그림이나 이름이 나오는 곡식이나 채소는 모두 재배의 대상으로 삼아 집에 있는 곡식이나 채소의 씨앗을 종류대로 가져와 심고 자유롭게 재배하도록 하였다. 작업하는 날 땡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일한 결과 풀밭은 훌륭한 밭으로 변해갔다.

 

 

2. 관찰 학습의 장이 되다.

 

처음에는 집에서 많이 가꾸던 고추 모종과 배추, 무, 상치, 시금치, 양파, 마늘, 토마토, 부추, 호박, 가지, 오이 등 온갖 곡식과 채소를 자기 나름대로 가꾸었다. 아침과 오후, 쉬는 시간마다 학생들이 운동장에 뛰노는 것을 마다하고 실습지에 자기가 심은 작물을 돌보고자 모여들었고, 김매기와 물통을 들고 물주기를 하였다. 운동장에는 놀이하는 학생이 하나 둘 없어지고 실습지에는 아동들이 들끓었다. 그리고 자기가 직접 가꾸는 즐거움에 고된 줄 모르고 신나게 참가하였고 그렇게 좋은 반응일 줄은 몰랐다. 나는 어찌하면 이 분위기를 오래 끌고 갈 수 있을까를 궁리한 후 관찰 일기를 쓰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탐구 방법 학습의 장으로 삼고자 하였다. 관찰 학습장을 준비하여 자기가 재배하는 작물의 자라는 과정을 관찰․측정하도록 하였고, 고학년생에게는 통제 조건을 달리하면서 자라는 모양을 관찰해 보도록 지도하였다. 그리고 관찰기록장 경진대회를 실시하여 2학기에 시상하였던 바 관찰 기록하는 열풍이 온 실습지를 휩쓸고 있었다.

 

 

3. 실시중 발견된 긍정적인 사례

 

1) 농기구 사용법이 처음에는 서툴렀으나 나중에는 익숙해지고, 사용되는 농 기구의 종류도 차츰 늘어남.

    (삽, 괭이, 호미, 낫, 전지가위 등)

2) 작물의 재배 기술과 방법을 부모님이 지도하고 관심을 가짐

    (고추, 오이 및 토마토 지주 세우기, 햇빛 차단 막 세워주기, 병충해 방제, 비료주기 등)

3) 농사 지은 배추나 상치를 씻어서 점심시간에 선생님에게 드리거나 재배한 채소 집으로 가져가서 칭찬 받고 효도하는 기쁨을     스스로 느끼게 함.

 

 

4. 맺는 말

 

 

학교의 문제꺼리였던 실습지가 1인 1평 가꾸기를 통해서 농작물 가꾸기와 탐구 관찰 활동 등으로 심는 재미, 가꾸는 재미,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 수확하는 재미, 다른 친구보다 더 잘 가꾸려고 노력하는 재미 등을 스스로 느끼게 하여 일의 고통이 기쁨과 보람으로 승화되어 보여주는 등 신나는 학습 경험을 가지게 되었고, 부모님의 노고를 알고 스스로 집안 일을 돕는 습관이 늘어났으며, 특히 평소 공부에 자신이 없었던 학습부진아들도 가꾸는 일에 신이 나서 학교생활에 적응하게 되는 등 『인성교육 실천 활동』으로서 매우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도시 어린이에게도 이와 같은 장기 프로그램를 적용하여 주말 농장을 이용하거나 주변의 빈터를 개간하여 부모님과 함께 가꾸어 볼 것을 적극 권하고 싶다.

 

                                                         (교장연수 5분 훈화 발표 자료임-최우수 분임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