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0.28 둘러보며/264
긴 장강이
넓은 들을 삼키고
유유히 흘러간다.
그림자를 끌며
먼 역사를 말없이 이야기한다.
애잔한 사연들이 묻어
낚싯줄에 풀려나오며
강태공 고기 바구니에 쏟아 담는다.
홍포서원유적비가 먹눈물을 흘렸고
푸른색 철교에 숨은 낭만과 애환
새 다리가 덩그렇게 그위로 오간다.
능가사 절터가 벼랑에 자리잡고
500년 아름들이 은행나무
절벽 위에서 속을 태워 세월을 세었고
옛 향수 은행 열매처럼
주절이 주절이 열려
인연과 연인 앞뒤 바뀐 삶들이
옛 낭만을 더듬는다.
일제 5번 국도 마산-중강진
1933년 개통된 역사의 지킴이
온갖 수탈과 광복의 역사를 지켜보았고
6.25 잔혹상에 허리 잘리는 고통도
총탄 흔적으로 기록하였으며
벼랑끝 천인정(千仞亭) 명당에도
영화잃은 잡초만 우묵하다.
옛 유람지 철교는
이렇게 세파에 묻혀만 가는가?
남지를 사랑하는 사람은
옛 영화를 벽에서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시집간 누님이 걸어주고 간
십자수 옷걸이처럼....
긴 강은 말없이
우리의 추억을 빗질하며
무심히 흘러만 간다.
결코 역사를 역류하는 일 없이.....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훑어간다.
양 갈래 철교가 어쩐지
처량함은 내 마음이 빈곤해서 일까?
오래오래 변치 않고
남기를 바라는 것은 내 욕심일까 ?
영원히 가로 놓인
강물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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