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가위하면 위 그림처럼
푸른 하늘 아래 누런 벼가 여물고
코스모스 가을 바람 살랑대는 고향풍광을 추억한다.
맑고 밝은 팔월 보름달 뜬 마당에서
낮에는 남정네는 씨름하고, 여자들은 그네 타고
밤에는 어울려 똥장군놀이, 강강수월래, 그림자밟기 놀이
동네 마당이 시끄러웠다.
추석 전일에는 고향 찾아오는 아들 딸 오기를 기다리는 부모님들
바쁜 추석준비 중에도 지나는 차량마다 눈길 주며 차를 훑고
아들딸 손자 손녀 소리만 기다린다.
조상 제사 준비와 음식 장만하기,
마당 쓸고 집 안팎 쓸고 닦기
온 집안 식구가 부산하다.
오늘 밝아야 할 날인데도
추적추적 가랑비 내리고
해야할 일은 주부 머리 속에 가득 차서
주변 사람들 불러보지만 오로지 영감 뿐
특히 어깨뼈를 부수어 오랜 병원생활과 치료로
아직도 재활치료 중인 환자 곁에서 손발 노릇
수시로 찾으면 몸을 내밀어야 한다.
완전히 로봇이 되어야 산다.
무거운 것 들고 나르기, 재료 칼질 썰기, 설거지하기
주방조리보조원 일로 아내에게 봉사(奉仕)를
조상에겐 봉사(奉祀)를,
가족에겐 빋들어 일하는 봉사자(奉事者)가 된다.
부엌일 별 것 아닌 줄 알았는데
직접 맡아보니 할 일이 끝없이 많고
방법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하니
정말 창의적인 활동과 노력이 있어야
진정한 맛을 만들어 내고
재료 선택에 주부의 노하우가 장인 수준이어야 한다.
온몸이 다섯은 되어야 만족할 것 같다.
그런데 여인들은 왜 남성을 불러 일을 익히도록 시키지 않했을까 ?
예전 시어머니들은 며느리가 아들에게 부엌일 시키는 걸
아주 큰 죄악처럼 생각하여 꾸중하고 나무라며 살았다.
남자들이 요리생활을 익히는 기회를 뺏아버렸다.
그러니 무심한 남편들이 되고 그 핑게로 여인들만 고생하였다.
요즘 반성하며 그일을 하니 재미도 있고 사랑도 느낀다.
사람이 할 일은 많고 일손은 부족하니
정신을 못차리게 당황해진다.
차근차근 순서를 정해 시키면 다 해낼텐데
작업순서대로 분류하여 작업 배분하는 일을 못하니
자꾸 혼자 하는 것이 낫다고 병 나도록 일을 감내한다.
그래서 난 스스로 나섰다.
주문하는 대로 대기한 로봇이 되기로 했다.
다행히 오후엔 딸과 외손자 두 놈들이 와서 거들었다.
주로 외손자 놈들은 스무살 세근이 날 때가 되었는데
시키지 않으면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만 눈을 박고 있다.
지짐 굽고 내놓으면 낼름 챙겨가 먹고
바쁜 어른들 도와줄 생각이 없다.
그들 한번 몸 일으키려면 추석 용돈 인상 약속 밖에 없다.
제수준비 다해놓고 쉬지 말라고 물에 담가 식혀서
냉장고와 외부선반으로 옮겨 놓고서야 조금 자유로워 진다.
마지막 코스 명절전 각자 몸단정을 위해
샤워 목욕으로 조신 정결하게 다듬고
피로함에 누구나 녹초가 되어 자는 시간이 된다.
일많은 주무자 여인들은 오랜 센스로
냉장고로 또는 밤비 피해 방지 등 온 안테나를 세우며 점검한다.
다했다고난 후에도 여인들은 꼼작꼼작 잠 자다가 일어나 챙긴다.
여인들의 완벽한 준비 이는 스테레오 타입의 준비성이다.
난 마지막 준비성으로 제사지방을 준비해 두는 것이 최종 절차다.
전에는 육필로 쓰는 것이 최고의 성의 예절로 생각했지만
이젠 모든 후손들이 그때 모자랐던 실력과 자원으로
유일한 필기구 붓글씨 필사를 주창했지만
요즘 자신이 서툴지만 쓴 제 글씨로
또는 발전한 세상 프린트가 구비된 집안에서는
프린트 인쇄로 단정한 글씨를 이용하는 것이 존중되어야 한다.
그래서 난 20여년부터 프린트에 한샘 정자체로 인쇄해 써 왔다.
내일 입을 한복 제복 외풍을 통해서 말리고
종일 제사준비로 피곤함에 쓰러지고 만다.
밤에는 지금껏 습관화되어 온 걷기 훈련장
산호천변길 밤길 걷기 여행
마지막 체력단련으로 하루 일과를 마감한다.
그래도 5,800보는 걷고서야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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