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뜰 소식/만사참례기

낙강 삼형제의 위문 만남

황와 2024. 12. 21. 15:37
24.12.21 12:00 동짓날 낙강윤우 삼총사 만나 위문하다./264
          장소 :  마산역전 할매낙지집   삼총사 (육사, 장돌, 검암산)

 

 

오늘도 동짓날 겨울철 중심일

찬 바람이 꾸므레한 날씨 

무슨 일 내려는듯이 골목길 몰려다닌다.

일찌감치 아침먹자마자 10시반 목표시를 향해 

삼성병원으로 걸어 갔다.

바람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길바닥을 휙 한번씩 휩쓸고 지나간다.

당연히 일어날 일이라 아무 느낌도 없이

삼성병원  앞 정원에서 기다리다가  도저히 참기 어려워

병원중앙 현관 빈 평상에 앉아 오가는 사람을 훑는다.

모두 병자로 보이는곳 

따라서 나도 병자가 되어 바라본다.

그러나 혹시나 병원균 옮길까봐 마스크 쓰고 앉으니 

나는 그들을 주시하되 그들은 날 모른다.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환자를 따라온 보호자 들이지만 

환자복 입은 그들이 보호저를 간호하는 듯

병원 통로를 오르내리며 보호자를 보호한다.

세상이 거꾸로 보이는 장소 

여기는 병원이라는 도피처다.

 

한 시간쯤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장돌 동생 매주 세 번씩 투석한다니

이제 다된 인생 불쌍해 진다. 

마치 마지막 보는 심정으로 기다리는데 

투석 마칠 시각이 넘었는 데도 

나타나지 않으니 무작정 기다려 본다.

이제 내 시간은 오직 그가 결정하고 있다.

조금 후 전화오기를 어디에 있냐고 묻는다.

중앙현관 크리스마스츄리 앞에 있다고 하니 

어느 병원이냐고 또 묻는다.

여기는 삼성병원 이라니

아니란다.

동마산병원이란다.

무슨 이런 일이?

지난번 입원한 병원은 삼성병원 맞으나 

투석은 교통이 더 편리한 동마산병원으로 옮겼단다.

부리나케 택시타고 동마산병원으로 갔다가 

약속한 할매낙지집에 도착하니 

이미 거기서 혼자 기다리고 있다.

조금있다가 검암산까지 셋 손 맞잡으니 

오래간만의 삼형제 만남이다.

우리가 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고

눈물나오는 처지 서로 나누었다.

이제 방동에서 온천장 나오는 시간이 많이 걸려 

방동 집도 토지도 모두 복덕방에 내어놓고 

마지막 힘없고 병든 몸을 한탄한다.

다행히 막내딸과 같은 아파트라 

요양보호사 신청하여 도움받고 

딸의 보호도 받으면 밥과 빨래는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우리가 스스로 자위해 본다. 

 

연포탕 3인분 시켜놓고 

데쳐낸 낙지발 건져 먹으며 이야기하니 

다들 병자이지만 조금더 성한 우리들이 미안하다.

짜도 안되고 국물도 안되고

화목토 세번  요즘은 오로지 투석하는 일이 주일내내 다가온단다.

어깨두드리며 이제 살만큼 살지 않았느냐 

좋은세상이 우리가 열심히 자전거타고

전국토를 누비던 그 때가 전성기였다고  

용기 잃지 말고 매일 기분좋게 살자고 다짐한다.

다가올 미래 걱정도 자식 걱정도 모두 내려놓고 

그들의 일은 그들이 결정하여 행하도록 내버려 두고

우리 노인들은 내 기분이나 기쁘게 유지하자고 

분명히 억지인 줄 알면서 억지를 부려본다.

다행히 잘 먹는 모습이 고맙다. 

자기 밥그릇은 다 비우니 빨리 죽지는 않겠다.

 

세 사람이 쟁탈전이 벌어진다.

음식값은 다 먹고 계산하는 법인데 

음식 주문하면서 카드를 다 낸다.

난 우리 지역이니 형으로 내야한다고 내고 

환자 중간은 제가 형제만나 회포풀려고 요청했으니 

자기가 꼭 내야 한다고 막말까지 하며 덤비고 

막내 검암산은 아직도 문화재해설사 돈이 들어온다고 

당연히 자기가 내야 한다고 내미니 

주인은 어찌할바 몰라 머뭇거리다가 

기어히 중간인 장돌 환자자 마지막 소원으로 제기하니

네가 꼭 그러고 싶다면 그리하라고 

결국 위문하려고 모인 회합이 위문받고오는 신세가 되니 

세상이 전도된 느낌으로  식당을 나온다.

부디 금년은 잘 지냈으니 내년 을사년에도 

더도 덜도 말고 욕심없이 살자고 기원해본다.

다시 흩어지며 모두 건승하기를 빈다.

내가 모임중 제일 큰형이니 동생들의 소식이 안스럽다.

365병원앞에서 시내버스에 실어보내며 손을 흔든다.

참 좋은 사람인데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