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뜰 소식/만사참례기

처숙모 상 조문

황와 2023. 12. 17. 17:41
23.12.17 남지 처숙모 96세로 졸하다./264

 

고 강병숙(처숙모) 여사 사망

 

죽음도 유행이 있는가 보다.

어제는 집안 제수씨가 진주에서  

오늘은 남지 처숙모 승천 소식이 온다.

이런 때는 집안 어디에선가 죽음의 소식이 몰려 올까 봐

여기도 저기도 조심조심할 때다.

태어남은 예정이 있지만

죽음은 언제 데려갈지 아무도 모른다.

 

 

고 강병숙 여사는 누구인가? 

나의 처가 처삼촌으로 고 황용환 님이 계셨다.

그 처삼촌의 부인이신 강병숙여사는 

이웃 의령군 지정면 웅곡부락에서 

남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기강나루를 건너

남지벌녁으로 시집 오신 진주강씨 이시다.

남지 창원황씨 집안의 젊은 종부로

시부모를 알뜰히 모시고  

여러집안과 어울려 지냈지만

황용환 처삼촌의 남지공무원으로 잠시 근무하다가

남지에서 처음으로 화물 운수업을 하였고 

슬하 8남매들이 자가용 차량에 매달려 가업을 진흥했고

모두 진취적인 자신감을 길러 씩씩하게 길러내시니 

7형제 아들과 고명딸 하나로 

다복하게 키워냈으니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누구나 알만한 어려운 생활이었다.

여덟 자식 모두다 고등교육까지 졸업시켰고

모두 혼인시켜 열 여섯 자녀와

그 손자들 다 받으니

아마 50여명은 될 듯 집안을 창성하게 발전했다.

평소 누구나 만나면 친절하게 맞이하고

사람을 누구나 사랑하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분이었다.

온 자식들을 챙기고 정을 나누니

언제나 다정한 어머니요 할머니였다.

그러나 다정한 고 황용환 부군이 먼저 신병으로 돌아가시고

홀로 씩씩하게 잘 지내는가 싶더니

외로움에 수족을 잘 쓸 수 없게 되자

요양원에 입원하여 연명하고 

전국에서 찾아드는 가족들 만나는 기쁨으로

20여년간 잘 지탱해 오다가

최근 코로나 사태에도 감염되지 않았으나

최근 오래도록 침대에 누워계시다보니 

욕창으로 고생하시다가 어제 7시 반경

찾으시는 낭군곁으로 승천해 가셨다.

늘 버릇처럼 너그 아부지 곁으로 간다고 하셨다는데

이제 인생의 마감을 낭군따라 가셨다.

평소 조카사위로 날 아주 사랑해 주셨고 

언제나 밥먹고 가라고 챙겨주신 정든 분이다.

오늘 경남요약병원장례식장에 늘어선 조화 

국화향기 가득한 빈소에 

여덟 자식과 손자 손녀들이  울타리되어 아름답고

집안 친척은 최고 어른으로 조문에 참여했고

남지지역에 터잡고 계셨던 인맥과 

자녀들 인맥으로 방문하는 조문객이 꽉 찬다.

장남이 남지농협에 근무한 유명인사이니까

많은 동민들도 함께 조문해 주셨다.

 

 

다음날 9시에 발인하여 함안 화장장에서 불꽃 속에 소독한 후에

고향의 뒷산 용산리 선영 아래

13년전 먼저가 자리잡아 계신 산가에 

영산삼일문화제 동부대장 부군 좌편에

쌍분으로 합부될 예정이란다.

온 가족이 까만옷 슬픔 속에 할 말을 잃고

묵묵히 묵주를 따르는 영혼처럼

혼백과 사진 간이 빈소에 세우고 

온가족이 집중하는 글썽한 슬픔 속에

미리 설치해둔 석관 안에 

입관행사 온가족 한 삽씩 뿌려 덮으니

30여명의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자 모두

향년 96세 할머니 마지막 이불을 덮어드리는 체험

그렇게 다정한 어머니 아버지 산가에 이사들였다.

어어! 이제사 내곁에 왔네

처삼촌 음성이 들리는듯 하네 

인부들 무덤에 올라 꽁꽁 밟고 

잔디 깔아 봉분지으니 예쁜 모습 꾸미고 있네

마지막 빈소에서 평토제 지내며 

초헌으로 장자 잔 올리고

평토제 축문 낭랑한 목소리로 한문과 해석본 내가 읽고

다음은 아들 차례대로 며느리 차례대로 잔드리고

손자들 증손자까지 30여명 마지막 잔을 올렸다.

나도 마지막 나를 좋아했던 처숙모 다정한 목소리 들으러 

잔 올리며 명복을 빌었다.

 

마지막 손자가 들고가는 초상화 앞세워

주성영역 한바퀴 무덤을 돈 후에

내일 재우 모레 삼우제까지 돌아보기로 하고 

산가마을을 떠나 왔다.

집에 돌아가 다시 식당으로 옮겨

온가족들 입었던 검은 제복 모두 벗고

늦은 점심 함께 먹으며 

박서방 만나 지난 이야기 하고 

그들 상주들에게 마지막 하고 싶은 말

그간 수고하셨고 

오래도록 사신 어머님 보내는 슬픔 크지만

어머니가 남기는 말은 

8남매 자식들과 가족들 모두 사이좋게 화목하게

잘 살라고 말하고 가셨다고 의미 부여했다. 

 

동부대장 창원황공 휘 용환 지묘

배 유인 진양강씨 묘 쌍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