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가을감 두 박스의 정(情)

황와 2022. 11. 13. 15:51

                                                                      22.11.13 모전(洠栴) 농장에서 감 두 박스 얻어오다./264 

 

생각이 있으면 행동은 드러난다.

조용한 일요일 오후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파리 한마리 창문으로 들어와 

나가지 못 해

유리창 안으로 날아다니는 걸 보며

따뜻한 햇볕만 마루에 비쳐 노닌다.

 

모전에게서 급하게 전화가 운다.

지금 북면으로 놀러 나오란다.

항상 내 곁에서 날 챙겨주는 일가 종인이다.

아내와 함께 가을 구경하자고 하고

북면 온천장으로 갔다.

붉고 노오란 가을이 찬란한 기쁨이다.

 

전 창북중 앞 모전농장

빨간 감들이 주절이 주절이 달려 

가을 풍성한 모습 맘이 부유해진다.

감 따다가 널어 놓은 농부의 심정

단감 대봉감 그리고 무우 몇 뿌리까지

한껏 담아 가라는 그 고마운 심성

염치불고하고 박스에 두 박스 실어준다.

밤낮으로 단감 홍시 맛대로 먹겠다.

달콤함이 모전의 맛이 될 것이다.

많아도 주어야 나누는 배려심이지

말만 앞 세운다고 정이 드는 것은 아니다.

 

집에 돌아와서 냉징고에 챙겨 넣으며 

탐스런 왕감 단감 채곡채곡 쌓아

심심할 때마다 한 개씩 닦아 먹으며

날 생각해 주는 고마운 정

모전이 생각날 것 같다.

아내가 무척 좋아하니 더욱 나도 안심이다.

나누어 먹는 것도 정든 마음

난 내가 줄 게 없으니 마음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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