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뜰 소식/만사참례기

대를 이은 주례하고 전주서 50년 전우도 만나고

황와 2022. 4. 23. 20:41

                                                22.4.23 제자 승일의 아들 김한얼군과 엄유진양 주례를 맡다./264

                                                          시각 : 22.4.23(토) 13:30    

                                                          장소 : 전주시 덕진구 더메이호텔 그랜드볼륨  

                                                          신랑 : 김한얼 신안동김씨 진사공파 32세손,(부 김승일, 모 석명숙)태광실업

                                                          신부 : 엄유빈 영월엄씨 복야공파(부 고 엄승용, 모 김미경) 종근당제약 

  

 

오늘은 최고 행운의 날

30년전 제자와 그의 장남 대를 이은 주례다.

착실했던 그 부부가 또 아들 결혼까지 부탁한다. 

요즘 주례는 양가 부모가 대신하는 추세라고 사양해도 

기어히 부탁하니 손자 주례보듯 승락했다.

전에는 대수롭게 준비하고 섰으나 

요즘 판단도 흐리니 자꾸 조심스럽다.

아마 밤 꿈속에서 까지 몇 차례나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는지 

꿈속처럼 헤맸다.

부디 제자 내외처럼 그들로 잘 살아 줬으면 

그건 할아버지의 손자 사랑 기도였다.

 

 

정화수 떠 놓고 비는 어머니 맘으로 

허연 머리 이발 면도하고 목욕재계하고 

정성을 다해보는 심정 깨끗한 준비다.

아침 일찍 세차한 자동차 끌고 

전주로 향했다.

가는 도중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반 시간 가량 지체 맘 졸였다. 

내가 남에게 잘못한 바 없으니 

하느님도 잘 풀어 주시리라 믿었다.

고속도로 뚫리고 

함양휴게소에서 잠시 기분 돌렸다.

붉은 영산홍 더미가 멋지게 익었다.

 

 

 

장수에서 진안둘러 소양 IC에서 내렸다.

전주시내를 관통하여 찾으니 

더메이호텔 주차장이 꽉찼다.

코로나 풀리니 사람들이 몰려 나왔다.

혼주 만나 아름다운 모습 축하해 주고 

그의 누이 태호와 그의 장형도 만났다.

신랑인 형인 얼보다 동생 결이가 더 크다.

그랜드볼륨홀 중심 홀로서 드넓다.

온갖 불빛과 청초한 꽃으로 멋진 장소다.

신부 신랑을 왕자 공주로 만드는 장이다.

신랑신부 만나 내 모습 반긴다. 

요즘 백모란처럼 화사하고

오월 장미처럼 앙큼하다. 

 

 

시작전 주례로서 중앙에 입시하고 

차례대로 자연스런 말로 찬사를 박수로 이끌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오래 간직하도록

주연급 주인공 디른 이는 모두 관객이다.

주례 선 동기는 대를 이은 주례

그 기록 별로 없을 듯 내겐 영광이다.

신랑 신부 뿌리부터 소개하고 

안동김씨 영월엄씨 모두 이름있는 집안이다.

내가 그들에게 조상을 익혀준 가르침이었고 

섬기고 사랑하며 양보하고 감사하며 살라고 했다.

밝은 미소로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좋다.

자녀는 하나는 아이가 외로우니 꼭 둘은 낳아 기르고

부부 서로 경어를 쓰며 살라고 당부했다.

상대편 무시하면 자기도 무시당함을 침 주었다. 

준비해간 주례사 인쇄물은 신부댁에 전했다.

꼭 그들에게 전해달라고 

 

 

하객에게 인사하는 순서를 

신부신랑 행진으로 멘트를 날렸다.

다행히 해프닝 있었으나 기지로 

여자 우인들 축하글 낭독하고,

동생 한결이가 축가 부르고 ,

신부는 관객 앞에서 춤췄다.

신랑신부의 행진 다시 박수 받으며 행진했다.

식을 마치고 그들과 사이에서 사진 찍고

이내 내 모습 감췄다.

그 맑고 예쁜 모습에 늙은 백발 섞이니 

격식에 안맞고 잔치 흐트러질 것 같기에 

50년지기 전우 만나러 식당으로 갔다.

 

 

1층 입구에서 주례시간동안 기다렸다.

옛날 6사단 2연대 1대대

철원평야를 넘나들던 동기 전우들

이미 기억에도 사라진줄 알았지만 

이름 하나로 기억이 살아난다.

전주 전우 최근

53년 만에 만난다.

얼굴이나 알아볼까 ?

도저히 자신이 없다.

2층에서 바라다보니 헙수룩한 굽은 어깨

노년태로 딱 알아본다. 

서로 마스크 벗으니 옛 얼굴 피색 반갑다.

1중대 병기계 동료로 지냈던 그이 

각자 보임은 달랐지만 그들과 별탈없이 

눈 오는 겨울 제설작업

종합훈련 연병장 교육훈련

탄약고 드나들며 탄알 수령하고 

작전과에 드나들며 우리와 만나고 

최전방 투입되어 보초 서며 나라지켰던 

어울려 막걸리 술잔 나누던 친구였다.

오늘 뷔페음식 짝이 되어 덜어 가지고 와서

투명 유리판 막은 자리에서

주절이 주절이 옛날 이야기하고

얼굴 표정 만으로 그 말 알아듣는 전우 

정말 뜻밖의 행운이었다.

지금껏 살아준 데 고마와했다.

덤으로 아내에게 쥘부채까지 선물해 준다.

그의 집앞까지 배웅해 주고 

돌라오는 길 자동차가 신나게 달린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가 행복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