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팔룡산 밤길 돌탑 불빛아래 묵도(默禱)를 한다.

황와 2021. 7. 11. 00:33

                                              21.7.10 토 혼자 밤산책 양덕체육공원 돌탑골 능선마루 둘러 걷다./264

                                                     코스 : 집-양덕체육공원-둘렛길-탑골-데크길-능선마루-곱자길-집

                                                     거리 시간 : 8,800보 6.5km, 19:20-21:30(밤길걷기)

                                                     특색 : 장맛비 그친 저녁 양덕체육공원-탑골 개울물소리

                                                             눈에 고양이 형광불 켜고 어둠 더듬어서 능선길 한 바퀴

                                                             능선 벤치에 앉아 마산만야경 감상했다.

 

저녁밥 먹자마자 또 혼자 걷는다.

이웃집 남자 운동가냐고 샘낸다.

동사무소 건널목 지나

미소안아파트 스치며

그이 부를까 말까 그대로 스친다.

말동무 필요해도 방해될까 멈춘다.

팔손이 둘러선 계단 올라가서  

제육공원 아무도 없는데

돌스피커에선 고상한 음악 흘러나오고

물레방아 찌그덕거리며 돈다.

중앙엔 부채살같은 조형물 섰고

밖엔 풍차모양 집도 자리잡았다.

운동장엔 이제 운동기구 위에 지붕 씌우고

족구장만 하나 인조구장에 섰다.

언덕엔 인조화가 찬란하게 꾸몄다.

공사 완공하고 처음이라 많이 발전했다.

 

운동장을 돌다가 지압둘렛길에서

숲속길로 들어서서 산허릿길 돌았다.

좁다란 오솔길 어두운 저녁길

불빛하나 없이 걷자니

눈에 형광빛 켜고

길바닥 조심조심 다녔던 기억 더듬어

어제 내린 장마비로 미끄러울까

두 발끝에 신경켜 두고 걸었다. 

서툰길 낭패볼까 나무를 잡고 걸었다.

무서움은 하나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불빛 켜서 아름다운 탑골

돌탑 불빛곁에 둘러서서

기도하는 듯 묵념하는 듯

불빛에 탑 윤곽선만 입체감을 만든다.

우리 엄마 정화수 떠 놓고

기도하는 형상이 자꾸 떠오른다.

총총히 선 탑들이 마치 수행자 군상같다.

도랑 물소리 잔 폭포 이루며 맑은 소리낸다.

탑돌이하듯 불빛 주변을 탑이 빙빙 돈다.

밤길바닥 모난 뼈가지들이 드러나서

길에 박힌 돌 나뭇뿌리 험한 길 밟고 오른다.

계곡을 올라가서 데크길 계단 올라

능선등산로 더듬어 올라갔다.

빗물이 쓸고 간 산길 길바닥이 험하다.

잘못 딛으면 발목이 휘청거린다.

허연 난간 박힌 돌출 반석길

정상 벤치에서 잠시 땀을 식혔다.

 

 

능선마루 벤치에 앉아

불빛 보석알처럼 반짝이는 마산항

가수들 가슴에 뿌려진 보석옷 반짝임 같다.

가로등이 빙빙 돌면서 순찰을 한다.

내 생각이 불빛을 불러내서 미감을 늘인다.

까만 밤 산너울 윤곽선으로 그리고

앉아서 그이 불러내서 시로 속삭인다.

시어가 될 것 같은데 막상 꺼내면 잡상이 된다.

풀벌레 소리가 가을을 잉태하고

풀속에 반딧불 숨어 흰점을 찍는다.

땀 마르라고 뱃살 드러내 바람을 맞는다. 

여름밤 바람 시원하다.

 

 

 

능선등산로를 따라 내려온다.

내리막길이 더 위험하다.

지그재그길에 들어서서

여섯 절곡자 꺾어서 더듬어 내려왔다.

밤 불빛 없이 걷는 산길

더듬이처럼 발바닥에 온 신경이 가 있다.

도랑옆에는 질척거리는 물기를 느낀다.

반룡체육공원에 오니 불빛이 섰다.

먼지떨이기로 발바닥 흙 떨고

정인사앞 개천 공사로 어수선하다.

양덕초등학교 뒷길로 건널목 건너서

옛집앞 네거리서 꺾어서

집에 돌아오니 땀이 면셔츠를 다 적셨다.

약 8천보 밤 산길 무사히 헤맸으니

산책목표 완수한 기쁨이 날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