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뜰 소식/만사참례기

우중 처남 병위문 및 장모님 성묘

황와 2020. 1. 28. 03:04

20.1.27 정월 설날 휴무날 부산 처남 중병 위문 및 장모님 묘 성묘하다./264

 

요즘 남여 누구나 형제간이면 우선이 없다.

시가(媤家) 먼저 옛말 

오히려 아내 형제가 더 우선이다. 

꼭 어려울 때 어려운 일이 벌어진다.

설날 대목에 처남이 갑자기 복음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온 팔다리 힘을 잃고서 화장실에서 무너졌단다.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여기저기 온몸 돌려대며

비싼 사진 온통 찍어대고 

온몸에 관을 박아 식물인간이 되었단다.

그러나 어쩌랴 우리 제사 준비부터 먼저 해야하고

대목장 보러 다녀야 하고 

음식 장만하랴 주변 청소정리하랴 

여린 몸 겨우 독으로 피곤과 번뇌를 참고있던 아내라 

아무리 형제지만 독촉할 수 었었다.

다녀오고나면 함께 병들 것 같아서 ........

그리고 설날이 바로 닥쳐왔고

멀리 떨어진 아들 가족이 고향 찾아 왔으니

그들 반찬거리 만들어 보내는 일 

무엇보다 먼저가 되었다.

설날 차례 지내고 고향 성묘하고 

다음날은 비가 추적거리며 온다.

서울 아들네 겨우 보내고 나니 

아내의 피곤한 몸 때문에 하루 더 쉬었다. 



설 연휴 교통로 읽고 

오늘 조금 낫겠지 ?

아침 9시경 줄선 고속도로 생각하며 출발했다.

남해고속도로가 훌렁 비웠다.

지금까지 다녀 본 고속도로 중 오늘이 가장 너르다.

약 한시간 만에 복음병원에 들어갔다.

11:30부터 12:00까지 중환자실 방문 허용

30분전에 도착하여 1층 안과 복도 벤치에 앉아 기다렸다.

이어서 처남댁 만나 껴안고 다독이고 

조카 아이들 고생한다고 고맙다했다.

2층 신경과 중환자실

병명은 이름도 한 번 들어본적 없는 '길랑바레증후군'

면역체계가 달라져서 온몸 신경이 죽어가는 병이란다.

방문증 받아 우루루 병원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두 명씩 면회 원칙이 무너져 내렸다.

10명 친척들이 몰려드니 병실 안이 중심이다.

병자 하나에 전용간호사 한 사람이

24시간 교대 근무하며 돌본다.

온몸 구멍마다 줄을 꽂고 

말도 못하고 눈으로 말하는 모습 정말 못 보겠다.

그러나 용기 내시라고 덤덤하게 내 뱉는다.

아내는 이미 눈물로 찌그러진 얼굴을 만진다.

그 씩씩했던 활달한 성품과 대담한 결단성

모두 버리고 힘없이 늘어져 눈깜박임으로 말한다.

다행히 태경이가 구안한 코팅 글로 의사 소통 중

우리 왔다고 고개 조금 끄덕여 준다. 

사람의 인생 그리 긴 게 결코 아니구나!

몇주전 어울려 한차에 타고 놀러다닌 벗인데

80 고개 겨우 넘자마자 이런 모습이 되다니

썩둥구리마냥 침대에 누워있자니

등이 건지러운지 자꾸 요구한다.

딸, 며느리 팔다리 주무르고 다리 꺾어 흔들고

금일봉(50만원) 전하고 면회시간이 넘어서 

삼락동 한라재첩국에서 새파란 국물 맛나게 먹었다.

내가 사준다는데 기어히 주인이 낸다.

언제쯤 다시 완쾌하여 구경 다닐꼬? 

삼가족 여섯 식구 남매계 모임이 깨어지겠다.

간호하는 사람이 더 강인해야 한다고

꿋꿋한 용기 불어 넣었다.



돌아오는 빗길 아내 말이 줄어졌다.

충격에 피곤하니 자라고 이끈다.

누구나 충격에 반항보다는 말을 잃고 만다.

나온 김에 어머님 보러 가자고 했다. 

남해고속도로에서 남지로 연결하여 

비가 추적거리는 속에 

용산리 장모 산소에 서서 묵념으로 재배했다.

젖는 잔디밭이 폭신하고 노랗게 밝다.

아들 종식이 아파서 위문하고 왔다고 전하고 

엄마 정성으로 아들 낫게해 달라고 빌었다.  

오늘처럼 처절한 느낌을 가진 날은 없었다.

늘 우리 맘에 남아계신 장모님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언 9년째가 된다. 

지난여름 홍수로 막힌 밭 도랑구거 잘 수리해 두었다.

그러나 그 폐기물 우리 밭에 쌓아둔 걸 보니

괜히 맘이 불편하다.

언젠가 치우겠지 걱정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