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주남저수지 둘렛길 하늘과 호수가 거닐다.

황와 2018. 10. 25. 19:58

18.10.25 길사랑회 주남, 산남저수지 둘렛길 걸었다./264

           코스 : 주남저수지(주남 람사르 생태전시관 관람, 체조)-주남저수지 데크로드 산책로-둑길 - 논길

                    -주남석교, 코스모스  정자 주유-둑길-용산마을-둑길-합산마을-과수원속길-둑길-

                     산남저수지 취수구-둘렛길-용산횟집(메기매운탕 점심)-둘렛길-석산마을(도봉서원)

           거리 및 시간 : 13.0km 약 20,000보 5.0시간 

           참가인원 : 26명 참가


주남은 아침부터 우리 눈을 가린다.

안개 자욱한 안경을 씌워

어두운 노안 더 흐릿하게 만든다.

백로들 학춤이 무논에서 벌어진다.

쳐다보는 내가 학이 된다.

깨끗이 빗질해 입은 백의

아침해 온다고 춤질 유혹이다.

오늘 참가 동행벗 스물 여섯

호각 결석에 스스로 구령 붙여 체조 

옛 체육주임 버릇 녹슬지 않았다.

확실한 그때 국민체육 교육 잘 시킨 공적이다.

요즘 아이들 이렇게 솔선하지는 못할 게다.

백수오 표 청도 반시감이 맛난다.

오늘 코스 설명 마치니 자동으로 걷는다.



높다란 주남둑

가을하늘 비질하는 억새빗자루

하늘하늘 솜털구름 쓸어 모은다.

기럭기럭 철새들 줄 세우고 

우리들 허전한 가슴 낭만에 쓸어 넣는다.

내려앉은 하늘 호수물에 빠지고

얼금빗 같은 데크 길 

똑똑 소리로 가을을 걷는다. 

안쪽까지 들어갔다가 도로 나오는 길

들어간 것 만큼 가을 느낌 받고 나온다.

코스모스 환한 얼굴 우리에게 웃음 주고

주남둑길 텅빈 저수지

재잘대던 물오리는 모두 어디갔노 ?

뻥뻥 뚫린 조류관찰 방호벽에

아무도 눈 주지 않은 망원경만 외롭다.

연밭이 자꾸 저수지를 침식해 온다.

전망대에 철새 없으니 주인도 없다.



논길 들어서니 당나귀가 거친 울음 운다.

카메라를 따라 눈도 몸도 따라 돈다.

모델 연습을 많이 했나보다.

주남 둑에 오르니 찬란한 환영 

코스모스 양쪽에 서서 신랑 입장 기분이다. 

들녁 옛 도랑에 내려 앉은 주남 돌다리 

구름다리 둥글게 햇살에 곱다.

옛 조상의 얼이 거기에 뭉쳐져 있다.

정병산에서 여기까지 메고 지고

이 큰 돌 옮긴 그들은 이미 과학자였었다.

오로지 이 길 하나 

다닌 흔적 닳고 닳아 미끄럽겠다.

모두 다리 위에 올려 기념촬영

26 친구들 만세 불렀다.

둑길은 난장이 코스모스가 더욱 반겨 주었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오늘 아침 핀 자태

우리가 축복 받은 손님이란 걸 웃음으로 말한다. 

정자에 모여 주유소 열고 

매운 고추 부각에 땀도 냈다. 


    


주남저수지 둑길 또 잇는다.

오른쪽은 대산 벌판 노오란 볏논 밝고 

왼쪽 주남저수지 무성한 연밭 머리 잘랐다.

수묵담채화 한 폭 머리 속에 걸었다.

참 아름다운 호수 풍경이다.

억새가 둘러친 호숫길 

용산공원에서 물오리 화장실 일 보고 

작은 고기잡이배 묶인 풍경 뜬다.

하늘 쓰는 긴 마당비 섰다.

용산마을 가즉히 선 감나무 

붉은 감 단감 왕감 우리 맘 뺏는다.

눈으로 만지고 가자니 부자다.


    


용산마을 넘어 서면 산남저수지 둘렛길

수양버들 초록빛 아름답고 

둑길 곧게 가면서 합산마을 작은 산

허리 굽은 큰 소나무들 숲 거긴 명당

다 무너진 묘소 둘러 지키고 있다. 

야박하게 또 철조망 울타리 막고 

공동묘지 줄 지은 묘를 거미줄 걷으며 

감나무 과수원 길 찾아 통과 

착한 우리는 누구 하나 과실에 손 대지 않았다.

둑길 나와 길섶 잡풀 밟으며 

쑥부장이 포르스럼한 얼굴 예쁘다. 




저수지 둘렛길 휘돌아 

다시 산남지 북쪽 둘렛길 돌고 

포플라 나무 그늘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감나무밭 속으로 난 둘렛길 

우리 더러 양심 시험하고 있는 듯

달짝한 단감 내음에 침을 흘린다.

그러나  아무도 흔들리는 자가 없다.

얼마나 도덕심이 강한 친구들인지 

노년 욕심 부릴 때도 되었는데

우린 옥양목처럼 하얗다.


    


두 시간 전에 주문한 점심

용산횟집에 오니 만원이다.

방안에 모두 몰아 넣고 보니

옴짝달싹도 못하게 비좁다.

맛난 음식 먹으려니 어쩌랴 !

제법 음식 자부심이 강한 음식점이다.

25 그릇 주문에 모두 맛지게 든다.

겨우 에누리해서 개인당 1만원 맞췄다.

친구들 모두 맛나게 비우니 

주문자 내 맘이 고마와진다.

절반이 바쁘다는 핑게로 정류장으로 빠진다.

잘 가라고 손 흔들고 또 걷는다.




주남저수지 북쪽길 또 간다.

감밭 가운데로 지나오니

감 따는 농장도 눈에 띈다.

저수지 물은 언덕 아래에서 쫄랑거린다.

우리가 걷는 길 아래

창원으로 보급되는 상수도 물 수도관이 통과한다.

상수도관 주남저수지 속 직선으로 보내고

저수지 변 둘렛길

포플러 장대 그늘아래에서

나머지 열셋 기념 사진 찍었다.

석산마을에 들어

도봉서원 김명윤 선생 소개하고

지난 봄 여기 헌관으로 참석한 이력 

주절주절이 열린 감이 가을 풍경이다.

동산선생 추모비 선 동네 앞 정자에서 

오늘 걷기 마감했다. 

매우 넉넉한 품위를 배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