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고뿔(羔角)

황와 2018. 5. 13. 02:53

18.5.13 감기로 사흘 드러눕다./264


서울 큰 병원 갔다온 몸

두꺼운 이불 둘러쓰고도

더 무거운 이불 찾는다.

밤새도록 허리 끊어질 듯

온 삭신이 쑤신다.

목구멍이 따갑다.

그리 쏴 돌아다녔으니

병이 날 만도 하지

이불 속에 끙끙거린 것

내가 날 원망스럽다.


서정철내과 두서너 번 찾았지만

머리 띵하고 멍해지는 건

약물 탓일까, 삭은 내 몸 탓일까

아내의 걱정거리만 달고 사는 남자가 된다.

목에는 수건 칭칭 감고

전기담요 불 쩔쩔 끓여

핫이불 포옥 덮고 한숨 자고 나니 

몸에 땀이 배어

몸이 훨씬 가볍다. 


다 나은 것 같으면서

일어서면 어지리하고 

입맛은 어디 갔는지 모두가 쓰고 

붕붕 뜬 기분 환각상태라는 거다.

사흘을 씨름하다보니

아픈 건지 나은 건지

용기내어 봄뜰 나서고 싶어도

아내 걱정이 날 잡는다.

침 삼키면 목구멍 아직도 아프다.

세월이 가야 나을 병인 듯

작은 염소 뿔 참 매섭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