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가을비 구름 속에 남원 구룡계곡길, 진주유등 축제 구경

황와 2017. 10. 12. 22:10

17.10.12 길사랑회 구름 봉우리 남원구룡계곡길, 진주남강유등축제장을 둘렀다./264

코스 : 마산역-서진주-함양jc-지리산 ic-인월-운봉-구룡폭포주차장-구룡폭포-농바위

-비폭동-유선대-학서암-서암-육모정(춘향묘, 용호서원)-서암-용호정-호경마을-주천면

- 진주 유등축제장 이동 - 천수교-망경동 대숲길-진주교-잠수교-경남문화회관-마산역

참가자 : 31명

거리 : 7.5km  1만 2천 900보 약 3시간 산중 걷기 및 1시간 진주 남강변 걷기


아침부터 일기예보가 꾸므레하다.

항상 들어 있을 우비 챙긴다.

마산역에 나가서 정든 사람들 모여든다.

숲속에서 만난 친구들

숲속 소나무 만나듯 반갑다.

부산에서 새벽부터 온 친구도 

오랫만에 얼굴 뵈는 친구도 

가족처럼 가까와진다.

추석 잘 쇠었냐고 서로 안부 묻고

추석 준비로 찌들린 주부 몸

오늘 구룡계곡 밟으며 힐링하자고 했다.

지리산 8대 명승계곡 중의 하나

예전 동편제 명창들의 목소리를 다듬은 곳

이 길이 남원 소리를 만든 길이라고 했단다. 

차장 밖으로 물방울이 점을 찍는다.

구름만 끼기를 바랬는데......



버스 가는 길을 보니

인월 지나고 운봉 지나고

덕치마을 지난 번 걸었던 길을 지난다.

구름비 뿌리는 솔숲 아래 구룡폭포 주차장

내리고 보니 당초 계획 장소는 아니다.

거기는 해발 4~5백미터 고지

평지 느낌으로 내려놓았다.

장승 같은 장송 우뚝우뚝

구름 만드는 산 언덕

산 오르는 길이 윤이 나듯 닦였다.

첫길이라 길이 빤한 길을 따라 간다.

비옷 입고 우산 쓴 구름속 선인들

푸른 장송숲이 멋진 수묵화다.

고산준령(高山峻嶺)을 거니는 행선(幸仙)들

한 줄로 이어주는 철계단 데크길

신이난 선사(仙士)들 황홀경을 걷는다.

농짝 바위틈에 천년 소나무 

건너편엔 우뚝 솟은 흰구름 첨봉(尖峰)

수직벽을 오르내리는 사다리 

경이로움에 나를 잃는다.

정선(鄭歚)의 선경산수화(仙景山水畵) 속

거길 거니는 선비 나를 발견한다.

산속을 울리는 물소리

구룡폭포 아홉 마리 용의 싸움소린가?

높다란 바위틈에 등을 대고 싸운다.

하얀 물 빛 오늘 비로 더 불어났다.

앞에 걸쳐진 흔들다리에서 

환호하는 멋진 기억

무가 작가는 담아낸다.

쇠줄 끊어질까 더 두렵다.

흘러내리는 길 하얀 물이 된다.

닳고 닳아 구르고 굴러온 억겁년

흐르는 곳마다 폭포가 되고

담소(潭沼)가 되었다.

비폭동(飛瀑洞)에서 첫 주유소 열고

날아오르는 은구슬 하얗게 뿌린다.

눈이 풀린 몽롱한 신선이 된다.

봉황처럼 산까치처럼 협곡 날고 싶어라.

구름낀 운봉골의 꿈 


    



원천천 물줄기 길을 만들고 

우리는 그길따라 행복하게 거닌다.

우뚝우뚝 솟은 양쪽 바위벽 

바닥에 펑퍼짐하게 앉은 반석(盤石)

하얗게 흐르는 작은 폭포 

거기에 고수 몰고 소리하는 소릿군 

곳곳마다 선인 명창 판소리가 울린다.

그 곳을 드나든 발자국이 보인다.

유선대(遊仙臺) 참 멋진 곳이다.

도포 입은 선비들 놀이터 그림 그린다.

곁에 주전자에 동자는 차를 끓이고 

기생 곁에서 가야금 뜯고

모시 두루마기 펼치며 

날아갈듯 학춤이라도 출까보다.


    


    

   

양쪽 바위 높게 서더니 

냇물도 소리없이 미끄러진다.

여기는 숯돌 같은 지주대(砥柱臺)

상부 폭포는 화려하고 역동찼으나

중부 하천은 쓰다듬고 어우런다.

온 산이 다소곳이 어린아이 지켜보는 듯

그속을 거니는 우린 이미 어린아이다.

저속에 풍덩 담겨 물헤엄이나 칠까?

풍덩대는 물방울이 내 얼굴에 튀긴다.

깊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는 놀이터다.

벼랑곁으로 난 길도 그저 오르내릴뿐 

평탄하고 재미있다.


    


    


도랑은 끊임없이 우릴 끌고 다닌다.

공연히 사진기에만 눈이 달렸다.

비오는 길에 사진기에 물들까 

정경 놓칠까 조바심하며 걷는다.

계속 내려오며 절경이 끝나감을 느낀다.

구룡계곡길 출발점 

한국명수(韓國名水) 구룡계곡비가 섰다.

탐방로 안내소엔 아무도 기척이 없다.

도롯길 따라 조금 내려오니

낮은 절경지 육모정(六茅亭)

계단 높이 누운 춘향묘 보기도 예쁘다.

진짜 묜지 가짜 묜지

후세 사람이 만든 스토리겠지.

선비들 학교 용호서원도 곁에 있다.

빗속 후줄거니 비 맞고 

떨리는 몸 앉아 밥 먹을 곳 적소 

둘러 앉아 점심상 나누었다.  

우리들만의 친절한 오찬잔치다.


     


     


먹고나면 일어서는 우리들 습성

걷는 것이 소화제다.

바깥마당만한 반석 서암(瑞巖)

냇바닥에 깔리고

물은 조용히 비껴스며 흐른다. 

거기 나무다리 내를 건넌다.

국창 권삼득유적비가 까맣게 섰다.

건너가니 또 멋있는 용호정

앞은 물과 하얀 너럭바위

건너편엔 춘향이 춤추는 맵시 

솔숲 조그만 정자 시적 풍경

긴소리 시조가 콧끝에서 나온다. 

청사아아알리이이이 벼엑계에에수우야~ 

숲속길이 아기자기 끌고간다.

이제 바짓가랭이는 물이 줄줄흐른다.

등산화 안에서 발이 불어난다.

냇가 좁은 다리 건너니 효경마을

도로따라 흘러내리니

주천면 중심지 오늘 걷기 끝이다.

산 협곡길 약 7km 11,000보 걸었다.


    


    


좀 짦은 거리 걸은지라 

내려오면서 진주유등축제장 걷잔다.

다음 걷기 코스 일정 소개하고 

피곤에 버스 간은 조용해진다.

진주 천수교에 내렸다.

지금 진주는 축제기간 중 

진주 개천예술제, 유등축제, 드라마 축제

예향 진주의 아름다운 표현이다.

비오는 남강에 유등만 떴다.  

천수교 다리 불빛터널 낮에도 불빛 켰다.

참 호화로운 잔치다.

다리 위에서 먼 발치 유등 바라보고

조용히 내려앉은 축제장 오가는 사람이 없다.

입장료 아까와 다시 되돌아 와서

망경동 대밭길 멋지게 걸으며 

내걸린 창작등 길 비 맞지 않고 걸었다.

옛날 내 기억 영남예술제 전날 

중학교 때 양초 사고 종이등 만들어

각학교별 경쟁하듯 남강 물에 띄우고

점점이 떠 가던 강물 그려본다.

그게 유등 축제의 원조였다.

지금은 강변에 푸른 그물망으로 막아 

관람료를 내고 봐야하는 세계적인 축제장이 되었다.

그런데 고향 진주지만 

진주시민만은 관람료 무료다. 

둥근 아취교 진주교 다시 건너서 

촉석루 물에뜬 대형 유등 

하늘에 나부끼는 애드밸룬 

축제 기분만 느끼고 지나친다.

우산 쓰고 보는 축제장은 축제가 아니더라

옥봉 고수부지 드라마 축제장 스치고

강아래 설치된 부교 건너서 

하얀 도토리 지붕 먹거리 촌 

낮은 천막 지붕아래 키다리 고개 접고 다니자니

비싼 먹거리에 바가지 쓸가 봐 

모두 경남문화예술회관으로 

버스에 오르고 만다.

약 3km 유등축제장 분위기는 읽었다.

오늘 가을비 우산속에 최현의 노래 떠올리며

멋진 산악계림 풍광에 남강수 잔치 

사람들 비에 젖고도 행복해 했었다.

행복은 만드는 자의 생각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