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음악회감상

몬테베르디의 성모의 저녁 기도

황와 2017. 2. 17. 03:52

17.2.16 창원시립합창단 173회연주회를 3.15센타에서 듣다./264 

 

오늘 밤 겨울 밤

봄비 오는 밤

큰 성당이 돼 버린

3.15센타의 기도

모든 어리석은 관객들

교회 기도석에 무릎 꿇은 듯

스스로 자기에게 주문을 던진다.

사람들 미친듯이 만원 사례

몬테베르디 첨 듣는 음악가

'성모의 저녁 기도' 초연

오늘 기독교 기도인이 되게 했다.



팜프렛도 검은 바탕에 잔 글씨

돋보기 써도 어늘한데

불 꺼진 객석에서 볼 수도 없고

아무도 해설해 주지 않고 

전면 작은 화면에 뜨는 곡명마저도

오늘은 깜깜 무소식 

오로지 지휘자의 숨소리 듣고

지루하고 조심스런 마침을 안다.

어눌한 박수가 일 수 밖에 없다.

눈치보며 박수를 아낄 수 밖에

모두 관객에게 탓하려는 눈치다.

얼음장처럼 식어버린 음악회

천둥 박수 기대는 무리다.



창원시립합창단 오늘은 복장도 밤이다.

유니폼 아닌 유니폼 어둡고

목구멍 보이는 열창도 없이

모두 아끼고 줄이니 

기도문 중얼거리듯 전달이 안된다.

그걸 들어보려고 온 촉감 곤두세우고

눈도 귀로 들으며 찾아보건만

울리는 음악 성량 낮은 테너 독창 

어두운 창공에 사라지고 

오로지 가슴과 치맛딘에 박힌 

반짝이만 욕정스런 눈에 읽힐 뿐

여린 음 사라질 때면 눈 떠서 확인하고 

육중한 몸을 오선지 리듬에 올려

가볍게 춤춰 보지만 익혀지는 동기가 없다.

얼마나 고통스런 관중 예절이었는지

오로지 나에게로 책임을 돌린다.



김주현 지휘에

박지현 윤성녀 여성 독창

전병호의 평탄음 톡주  

앞과 뒤에 숨은 합창단과

가운데 몇몇 앉은 합주단원

교회 음악도구 그랜드 오르간

독창 주고 받더니 간간이 합주부 소리 맞추고

우렁찬 합창소리에 눈을 떠서 확인하고

덩실덩실 나비춤 추며 연주홀을 떠돈다.

내가 그리 어렵게 찾아헤매는데

이웃 사람들은 목석같이 내려다 보곤 한다.

손가락 지휘를 하며 고민하는 내가 불쌍하다.

지금껏 음악회에서 이리 청맹과니 노릇은 첨이다.

곁에 앉은 박여사에게 부끄럽다.




깜깜한 관람석 

프로그램도 읽지못하고

아무 지식도 없으니

해석도 안되고

꼼짝도 못하고 감옥처럼 갇혀

시간 쓰고 남음이 없으니

그것도 고통이다.

마지막 인사박수 소리에

몇 마디 짧은 대답하고선

연주홀을 뛰어 나오고 만다.

오늘때라 나오니 밤비가 번쩍이며 깔린다.

빗속 뚫고 집에까지 자전거 달리니

내가 내게 실망하는 날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