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낙동강 푸른 물따라 거닐다.

황와 2017. 2. 1. 20:13

17.2.1 부부 누이집 푸성귀 얻고 장모님 산소 성묘한 후 남지개벼리길 거닐었다./264


언제나 날 기다리는 사람

아니 내가 늘 그리워하는 사람

어머니 품

어린 아이가 되어 달려간다.

사과 한 알 소주 한 병

그게 만남을 위한 준비다.

한 모금도 안하는 술 내력

그저 옛 범례이기에 따른다.

언제나 맨정신으로 

꼿꼿하게 산 어머니


누이집 둘러 

주인 없는 집 기다려

오가는 나물 챙김에 눈물이 솟는다.

마치 어미가 자식 챙기듯 

큰 누이가  날 먹여 살리려고 한다.

남매 정(情) 고마움

아무 일 없는 듯이 주고 받는다.

모레 우리 형제들 외삼촌 찾기로 했다.




팔룡동에서 북면온천으로 둘러

내봉촌 칠북길 돌아

낙동강 건너며 옛 남지생활 스친다.

따뜻한 봄날이면

자전거에 아이들 두 놈 앞뒤에 태우고

남지철교 건너 은행고목 밑 능가사로

장강 바람 쐬며 건너 다녔다.

마치 가장 행복한 아버지 미소로 .......

오늘따라 푸른 강물 자욱하니

내 맘이 넉넉한 부자다


용산리 골짝 장모님 산가 

누우런 잔디 카펫 깔아두고

우리 오기를 기다리신다.

얼마나 알뜰히 기른 외손자 들인데

그놈들은 아무도 드다보지 않고 

단지 딸 내외 엄마 젖 만지러 왔다.

이제 6년째 돼버린 세월

눈물 한방울도 아끼는 아내

이제 단련이 다 돼 버렸다.

잔 올려 세배하며

우리 아이들 잘 보살펴 달랜다.

그래도 흐뭇한 표정 읽어낸다.



   


폭신한 잔디밭에 

엉덩이 무늬 만들어 곁에 두고 

주목 몇 가지 손보고선 

이내 자리를 뜨고 마는 매정함

꾸중 한 번 안 하고

장모님은 그래도 늘 인자하시다.

예전 같으면 매섭게 꼬집었을 텐데

도둑놈 가시만 실컷 붙이고 떠났다.

다행히 새집 지어 든

이웃이 생겨 심심하시지 않겠다.


운동없어 찌부둥한 몸

남지 개벼리길 찾아 든다.

강변길 구비돌아

푸른 강물 부르는 곳으로

어깨동무하며 따라 오른다.

남지 양수장 정자앞에 차 세우고

푸라타나스 둥근 매듭 흔드는 

낙동강 질펀한 반짝임

합강점 남강이 하얗게 든다.

강변에 선 프로필 사진

마치 졸업사진처럼 찍었다. 

개벼리길 절벽 바위길 

구비구비 돌아가고 

강물을 반짝반짝 보석 뿌려 

내 얼굴 하이라이트 환하다. 

날 스타로 만드는 길이다.

시원한 강바람 

봄볕 같은 따스함 

옛길 데이트 달콤했다.

아이들처럼 입맞춤 없어도 좋다.

장모님이 만든 이벤트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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