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4 우리 남매 단못골 외숙 내외 위문하고 오다./264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
마지막에는 제가 나온 언덕을 향하는가?
그건 바로 고통에 대한 향수(鄕愁)
그 많은 세월을 지켜낸 내 역사의 자존심
날 위해 그 멍애 지키려고
그렇게 외적들(外敵)과 싸우고
내면의 갈등과 다투고
닳을대로 닳은 관솔 향기내며
뼈있는 양반 가문 자식
그 소리에 온 생명 다 걸었었다.
오늘 그 족보 펼쳐보러 떠난다.
보국대 힘자랑하던 장정 아버님
한 많은 앞소리쟁이 모단댁 어머님
일찌기 어릴 때 모두 떠나보내고
고아 같은 맘으로 이겨낸 성장
마지막 남은 닮은 모습이나마 보려고
아니 아흔 외숙부 병중 말동무하러
일흔 생질들이 늦은 외갓집 간다.
조반 놓자마자 아내와 함께
반성 들러 누이 태우고
달음산 고개 넘으며
부모님 산가 언뜻 보며
금산 금호지 둘러
대곡 단못골 관동에 찾아든다.
지팡이 짚은 외숙
허연 머리 벌벌 떨며 나오는 외숙모
우리 온다고 문 열고 마중한다.
이제 평일은 바우처 도우미 신세 지고
휴일엔 교장 아들 내외 돌봄 받으며
빈 세월을 헤아리고 계신다.
오늘은 예순 며느리와 바우처
모두 나와 거드니 잔치다.
아프다고 세배도 받지 않고
둥근판에 가득 설 과자 과일 내밀고
외가 온 우리들에게 예전 풍습 돋운다.
외롭게 내외 적막강산 누워 지내던 몸
우리 맞으며 생기가 돈다.
예전 우리 집 정지방에서
내 어린 고모 누이와 한 방 쓰며
반 년간 사봉학교에 다녔던 이야기 꺼내 놓는다.
그땐 우리 집이 가장 잘 사는 누이집이었단다.
그 자형 누이 가장 먼저 갔으니
우리 삼남매가 살가운 인척이었겠지.
어찌 사는지 궁금한 생질들
오늘 이렇게 왔으니 눈물 내며 고맙단다.
이제껏 확인해 보지 않던 외갓집 내력
진양하씨 족보를 펼친다.
족보속 기준은 항상 내가 된다.
새책 족보 처음 펴서 줄긋기 하며
세계 구조도 읽고
세대 이어가며 외갓집 내력 찍었다.
진로(鎭櫓)-우범(佑範)-경좌(慶佐)-일원(一源)-용봉(龍鳳)
외조부 하경좌 호는 단암(丹庵)
외숙부는 하일원 호는 은암(隱庵)
외손으로 내 이름 교장했다고 박혔다.
그러나 큰 이모 밑으로 들어있다.
외삼촌 그걸 자랑하신다.
다리 주무르며 고마와했다.
우리 왔다고 외종수 점심상 준비
진주시장 해물회까지 진수성찬
빙둘러 외종과 기쁘게 식사했다.
잘 잡수시는 모습 고맙다.
치맷기 든 어눌한 시어머니
당뇨 관절염 거동 불편한 시아버지
외종 내외 양호관리 고생이 참 많다.
그저 고맙다고 손 잡아주었다.
어릴 때 외갓집 가는길
얼마나 기쁜 길인지 몰랐는데
오늘 들린 외갓집
기쁨 주려고 왔으나 폐만 끼치고 간다.
내 태생의 근거지
인연 짜임 확인하고 떠난다.
아들이 지어준 보약 몇 알 전하고
봉투 몇 닢 쥐어주고 나서자니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다시 언제 볼 것인지
마지막 느낌이 손을 흔든다.
부디 건강 참으며 사시라고......
북창 둘러 진성 동산리에서 시성으로
매끌 이못집 갔으나 집은 비고
반성 누이집에 내려주고
또 냉장고 속 찬거리 얻어 싣고
어석재 넘어 군북으로 돌아왔다.
남매 친척 나들이 그것도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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