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국내외여행

누이와 북천 다솔사 가을여행

황와 2016. 9. 24. 22:41

16.9.24 누이와 북천코스모스축제, 다솔사 김동리문학제, 축동 어부의집 점심, 반성 고춧닢따기 정을 나눴다./264



삼남매 남은 아린 정

서로 찾으며 정을 준다.

부자보다도 더 기쁜

반찬 한 가지, 푸성귀 한 주먹 

그게 진정 살피는 정이더라.

그 아까운 정 고마와

오늘 차를 끌고 누이집 찾아든다.

허리굽은 몸 가벼이 걸친 웃도리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아내와 함께 구경질 나선다.



이때면 옛 꽃을 좋아하던 성미

북천역 코스모스 축제장 찾는다.

옛 역사(역사) 거두고

새로난 복선철로 새역 축제장 바로 앞에 섰다.

역전 호박 테마 공원

누우런 호박이 탑을 쌓았다.

붉은 단호박 품평회 금상 거대호박

둥근만큼 입이 벌어진다.

하늘하늘 코스모스 바람 일군다.



코스모스 철로길

사람들이 미쳐서 줄지어 걷는다.

가을은 사람들 맘속에서 숨는다.

부모님 굽은 몸 모시고 나온 호자도

어린애 손 잡고 온 부부도

여기선 태평천하 하늘이 높고 맑다.

애드벌룬 꿈으로 떠서

기찻길 기적소리 띄운다.

가장 아름다운 추억

코스모스, 하얀 메밀꽃

소설 주인공처럼 문학 소녀가 된다.


    


일흔이 허리에 꽂힌

누이와 아내

상투모자 쓴 축제 시장에 들어

내미는 마숫거리 민속 곡과에

단골 손님처럼 반긴다. 

토실토실 굵은 알밤 두 되

갓 담아온 껍질 땅콩 5 킬로

내음 생긋한 더덕 1 봉지

자잔한 이삭 밤고구마 1박스

단호박 세 덩이

알밤 가위칼 1개

두 집에 나눌 준비

아내 머리 속에 오로지 아들 손자놈들 입맛 맞춘다.

가을꽃 구경 건성건성 보고

시장 난전 싼 맛에 

내 지갑 잔돈 말린다. 



또 안 가본 곳

천년 고찰 다솔사 숲길을 찾았다.

들며 이미 좋은 절 느낌 시원하다.

오는 날이 김동리 문학제 날

대양루에 문인들이 제각각 작시 중

이창규 선배 만나 책과 정을 준다.

나도 한 구절 적고 싶지만 나왔다.

풀숲에 꽃무릇 붉은 꽃이 불심(불심)인듯

만해 스님 김동리 대문호

여기 요사체에 숨어 문학을 닦았던 성지

대밭에 새어든 강한 햇빛처럼

여기 숲속 문학세계 청아하다.

누이도 아내도 대만족이다.

부처님 진신사리탑 돌며 

가족 안녕 빌고 있더라. 


    


모처럼 나온 별식 어디로 가랴 !

곤양향교 지나서

가화 수로 건너

축동 진입로 부근 

대밭 좁은 골목 어부의 집

전어회 장어구이 정식 

배를 두드리며 정을 먹었다.

부모님처럼 드리고 싶어도 

오늘이 처음이니 무심했다.

동기간 정 가까운듯 멀었다.



다시 반성 누이집으로 옮긴다.

찹찹한 단술로 정을 붙이고 

서래긴 응달밭으로 가서 

시퍼런 어린 고춧닢 

풋고추 한 자루 

도라지 나물뿌리 한 봉지  

귀한 정 받고 왔다.

이제 부모님에게서 못받은 정

누이에게서 이어 받는다. 

밤엔 또 창진회 모임 적송에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