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자전거산책

밀양 영남루 자전거 산책

황와 2015. 11. 30. 21:02

15.11.30 장돌과 둘이서 방동서 밀양 영남루 자전거길 왕복하다./264


라디오에 밀양아리랑이 운다.

날 보러 오란다.

갑자기 밀양이 가고 싶다.

나를 찾는 문화재가  덩그런 곳

갑자기 밥 먹다가 장돌 전화를 깨운다.

둘 마음은 이심전심

모처럼 자전거를 차에 태운다.

출발 시각이 늦다. 

방동마을에 도착하니 손을 잡는다.

아침 안개가 내 눈을 가린다.

낙동강가에 사는 수묵담채화

작품을 하늘에 건다.

그속에 나도 들어가고 만다.

 

자전거를 깨워 상쾌한 출발

오래간 만에 라이딩 행복하다.

본포 취수장 데크다리

시퍼렇던 녹조는 어디갔을까 

안개를 헤치고 자전거길 달린다.

잠시 수산다리 건너고 

명례로 가는 둑길 명품로

정말 달리고픈 욕망을 자극한다.

신나게 저어보고 또 둘러보고

둘의 속도는 바로 곁 천생연분이다.

서로 챙겨주니 진도가 같다.

이야기 하고 또 이야기 듣고

주고 받는 말 수준이 같다.

명례 성당 천주교 성지 스쳐 지나고

길다란 둑길 꾸준히 참으며 

합강점 쉼터에서 단감 깎았다.  

꼭 1시간 만의 휴식소다.

 

 

다시 길을 나선다.

상남 둑길도 만만찮다.

우리들만의 길 걸거침이 없다.

둑길 주욱 달리니 바람이 안긴다.

속도가 자꾸 준다.

북쪽 틔었으니 북풍 밀양에서 온다.

밀양강 자전거길 참 좋다. 

먼길 참으며 쉬지않고 

가곡교 건너서 강변도로 타고 

밀주교 건너서 삼문동 둑길 

곰솔 숲이 무성하다.  

'정희야,  2분 후에 만나자 '

밀양초 유치원 담장 너머

내가 참 자랑하는 제자 얼굴을 본다.

너무도 자연스런 만남

둘이 포옹하는 것보다 더 진하다.

담너머로 던지는 비닐 봉지 

곶감 한 봉지 정이 물씬 난다.

고마움 주고 아이들 만나러 간다.

뒷모습이 얼굴보다 더 아름답다.

 

밀양강 건너며 영남루 보듬고

자전거 앞세워 사진에 박힌다.

참 아름다운 산과 강의 만남

그속에 덩그런 영남루 앉고 

밀양 시장통 맛집 단골집

이미 줄이 두어 발이다.

돼지국밥 말랑말랑 머리 수육 

어른들 입맛에 맞춤이다.

숭숭 썰어둔 고기와 김 나는 손

입맛이 이미 침을 삼킨다.

작은 식당 만원 밀어내며

기다림속에 장창식 친구 내외까지 보고

함께 즐기며 웃었다.

점심 값은 그가 계산했다.

세상에 갚음은 반드시 있는 법. 

옛일 나는 모르는데 그는 기억해 주었다. 

 

    

 

우린 여행에 반드시 문화유적 하나를 끼운다.

밀양부사가 근무한 관아 근민헌(近民軒)

응향문(凝香門)들어 사또 앉아 있고

하회나무 두 그루 마당을 지킨다.

납청당(納淸堂) 매죽당(梅竹堂) 양편에 앉고

하루내내 포졸은 문을 지키고섰다.

담 밖에는 부사선정비 줄지어 섰다.

뒷길로 올라 박시춘 작곡가 만나고

전진궁(天眞宮) 단군숭배 현장 보고

밀양박씨 시조 비림(碑林) 보고

이름이 수두룩한 영남루에 오른다.

참 대단한 명승

여기에 오르면 선비가 된다.

온 사방에 조여오는 풍광

떨어질듯 매달려있는 대문짝만한 현판과 시문

그 위협에 주눅들고마는 나그네

여기는 선경(仙景)

읊는 소리가 시가 되고 수필이 된다.   

난간 아래는 아랑의 혼이 강물에 떠 다니고 

저절로 '날 좀 보라'고 콧노래 뜬다.

둘이서 비껴드는 햇빛에 기대어 

던져준 곶감편 달콤하게 씹었다.

정희 냄새가 자꾸 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닥거리는 시간 약 한시간

정숙을 떨고 돌아갈 길 재촉한다. 

눈 감고도 가는 길

온 길이 가는 길이다. 

밀양강 둑길 벗어나니

겨울 해는 반토막 잘리고 만다.

아픈 엉덩이 달래며

아리는 허벅지 다독이며

합강점 쉼터에서 마저 단감 깎고

무료한 귀가길 수를 세며 밟는다.

수산대교를 지나니 

빨간 사과가 먼 산마루에 걸터 앉아 

나를 기다린다.

단말마 붉다.

계속 지지 않으려고 밟는다.

 

    

 

어느새 눈앞엔 화선지 펴고 

농먹 여린 먹 그림을 그린다.

산 능선이 겹치고 희미해져 간다.

하얀 점 찍으며 불을 밝힌다.

온천 동네 불빛은 오색등

멋진 수묵화 강물에서 떠낸다.

방동 도착하니 벌써 밤이다.

시금치 상추 뽑아들고 기다린다.

정을 또 체면없이 받는다.

오늘 하루가 우리 땜에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