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13 길사랑회 경북 문경시 가은읍 선유동계곡나들길 걷다/264
명로(名路) 찾아 전국을 훑는다.
안 가본 길 궁금한 길
문경 소백산맥 골짜기를 찾아든다.
신선 되려 황금 버스에 오른다.
우리를 자주 태워준 그 궁전
시원한 맞이에 만남이 돋는다.
먼 길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뚫는다.
문경시 가은읍 선유동계곡
운강(雲崗) 이강년(李康秊) 의병대장부터 찾아든다.
조선말 역사의 울분을 토하고 있다.
기울어져 가는 나라의 창의대장(倡義大將)
외래 국정 간섭군 청군과 왜군
그들을 몰아내자는 애족심
장군 동상 칼끝에 찔려 핏빛이 난다.
선유동계곡 나들길을 나선다.
풀숲에 말목이 길을 인도한다.
새 도로 공사로 길을 먹어버린다.
도수로를 따라 맑은 물 흐르는
초입부터 어수선하다.
벼랑에 새겨진 글귀에서
옛시인 묵객들이 무리지어 노래한다.
절벽 담쟁이 덩굴에 붙은 칠우대
어리석은 사람들이 현명하다는듯
산천을 제것으로 만들어 놀았다.
칼로 자른듯 벌어지는 바위
떡시루처럼 일어나는 암반
수직으로 갈라진 빗금
너럭바위가 물소리를 만든다.
여인 살결 같은 비단옷 걸치고
하나같이 바위 그늘에 눕는다.
이름이 부족해서 붙인 구경(九景)
완심대(玩心臺), 망화담(網花潭), 칠우대(七愚臺), 백석탄(白石灘), 와룡담(臥龍潭) ,,,,,,,,
작명 수준이 시인이다.
너럭바위에 사람들이 가족되어 노닌다.
아니 신선되어 물소리가 시를 읊는다.
더위를 가슴에 얹었다가 쓸어 내린다.
월파대(月波臺), 칠리계(七羸溪) 지나
옥하대(玉霞臺), 영사석(影斜石), 활청담(活淸潭), 세심대(洗心臺)
모두 바윗골 하얀 야탄(野灘)에
시체되어 들어눕고 싶다.
선계운곡(仙界雲谷)으로 흘러가고 싶다.
발목 담그고 점심 풀었다.
곁에 고소함이 깨알 정이다.
식힌 발 지족(知足) 행복
물방울 튀기며 놀았다.
또 오른다.
하얀 구름 노니는 푸른 하늘
희망 따서 배낭에 한가득
푸른 계곡 오솔길이 행복로다.
관란담(觀瀾潭), 탁청대(濯淸臺) 갓끈 씻고
영귀암(詠歸巖), 난생뢰(瀾生瀨), 옥석대(玉石臺) .......
모두 너럭바위에 담(潭) 소(沼) 암(巖)
물에 빠져 노니는 사람들
드러누워 구름 헤아리는 신선
모여앉아 고고 때기치기
솔바람은 나에게만 온다.
이름이 끝나는 곳엔 언제나
선인이 정자지어 놀고있다.
학천정(鶴泉亭) 산고수장(山高水長)
나도 정자 시숲에 앉고 싶다.
거기 앉으면 웬지 줄줄 흘러 나올 것 같다.
정자의 품위가 고결해 보인다.
선유동 구곡 끝점에 행락객이 들끓어 시끄럽다.
식당앞 지나자니 시선이 날 훑어댄다.
길사랑회 끝을 보는 버릇
솔숲길을 자꾸 끌고 간다.
옛 짚신자국이 고개를 넘는다.
이제부턴 용추계곡(龍湫溪谷)이다.
데크 길도 지나고
마사토 흙길도 걷고
좁다란 계곡은 여전히 물소리 사람소리다.
새소리 바람소리 매미소리는
바위에 앉으면 허한 기운처럼 쟁쟁
아스라히 사라져 간다.
갑자기 구불치는 용을 본다.
너럭바위에 사랑 마크 곰돌아
쏟아져 내리는 용추폭포
아래엔 연록담 무당소(巫堂沼)
물풍선 몸에 끼우고 뱅글뱅글 돈다.
여기가 천국이다.
치렁치렁 금줄 치고 호르라기가 운다.
위험 경고 계곡 최고의 경지다.
왼쪽으로 올라가서는
오른쪽으로 내려 온다.
맨 위 도랑에서 마지막 발 담그고
하늘 둘러쓰며 머리도 감았다.
대야산 산장에 내려와
고개 넘어서 차에 오른다.
선유동 계곡
신선이 놀다간 자리
우리도 놀았으니 나도 신선(神仙)
그들이 버린 시어(詩語)들 주워 모아
시(詩) 속에 논듯
천경(天景)에 논듯
오늘 하루는 꿈속처럼 아름다웠다.
오다가다 이교장 풋농군 농사 에세이
피곤한 잠이 어데간지 없더라.
365병원 길벗 청자 밝은 웃음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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