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29-30 계사년 마지막 대청소 구석구석 먼지 떨어냈다./264
계사년 뱀해 묵은 때
허물 벗듯 벗기고
청마 갑오년 말의 해 맞고자
지금까지 이사한 후 켜켜히 앉은
매캐한 먼지 냄새 기록되어 앉은
이제 떨어버릴 때가 되었다.
2004에 새아파트로 이사 와서
첫 딸 시집 보내고
둘째 아들 장가 가고
장모 아흔여섯 하늘로 보내드리고
아들 분당으로 분가해 떠나고
딸애 가족 외손자 둘 6년여 기르다가
작년 말 독립해 나가니
이제 팔 아픈 아내와 둘
힘드는 일은 모두 내 차지다.
한 번 감이 들면 미치게 끝장 내는 버릇
내 할 일 집안 청소 불을 붙인다.
먼저 딸애 봇집 다 옮겨다 주고
그 빈 자리 먼지를 쓴다.
큰방부터 시작하여
먼지 빨고 걸레질하고
문짝 돌쩌귀 갈고
옷장 정리 옷 찾아 걸기
앵앵 청소기 열을 낸다.
다음은 마루 구석구석 다 치우고
가구 끌어내 뒷벽 바닥 닦기
책장 책정리 먼지 투성이다.
또 다음은 옷방
헌옷, 각종 빈 박스 책자
몇 박스나 버리고
질서없이 앉은 창고 물품
이리저리 정돈해 앉혔다.
그리고 바닥청소 먼지 투성이
다음은 내 컴퓨터 거처방
무질서하게 앉은 가방 옷 필기구
차곡차곡 바로 놓으니
공간이 생긴다.
부엉이집처럼 그저 쌓아둔 창고였는데
그래도 쉽게 책상 위는 너절하다.
다음은 할매방
지금은 아내가 쓴다.
아흔 노인 찌든 먼지
농짝 위 뒷벽, 발코니 할 것 없이
주섬주섬 손으로 걷어내며
청소기로 빨아내고 걸레로 닦아낸다.
유리창, 문틀 홈통, 먼지가 새까맣다.
좁은 빨대로 빨아내고
걸레에 막대 끼워 닦아내고
다음은 부엌 마루
찬장마다 먼지 닦고
냉장고 위 아래 먼지 걷고
식탁 아래 청소기 빨고
식탁의자 다릿발 보호대 붙이고
끄덕이는 손잡이 갈고
다음은 베란다 청소
쌓아 먼지 옷입은 장독
빈 화분 정리
화초 진잎 걷기와 잎 먼지 닦기
수석 돌 닦고 먼지 제거
창고 재정리 및 약재 정리
유리창 청소 및 커튼 손질
나사 빠진 가구 나사 찾아 다시 조이기
매끈한 손이 어느새 꺼칠꺼칠해졌다.
연 일주일 매달리고 나니
집안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누우런 벽지도 잘라서 때우고
손자놈 낙서 벽지도 덧붙였다.
사람 떠나고 새해 맞으니
옛 허물 벗듯
오로지 집안 구석구석 훑고 핥고
청소기를 돌려댔다.
맑은 얼굴보니 상쾌하다.
고생한 노력만큼 쾌감이 더해졌다.
결국 무실역행만이 잊지않을 내 것이더라.
내일 조상님이 와서
반갑게 안아주리라 주문해 본다.
갑오년 설날을 자정을 지나며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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