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음(夜吟)
行年已知命<행년이지명> 내 나이 벌써 오십인데,
身世轉悠哉<신세전유재> 신세가 더욱 망연하네
細雨燈前落<세우등전락> 가는 비는 등잔불 앞에 뿌리고,
名山枕上來<명산침상래> 좋은 산은 베개 위에 오네
憂時知杞國<우시지기국> 때를 근심하니 기국 사람의 마음알겠고,
請始有燕臺<청시유연대> 내게서 시작하라는 것은 연 나라 대가 있네
恰到俱忘處<흡도구망처> 영욕을 다 잊는 지경에 이르러,
心原冷欲灰<심원랭욕회> 마음이 찬 재로 되려 하네‘
< 牧隱 李穡 高麗:古譯院(譯)>
※기국(杞國) 사람의 마음 : 기국(杞國)의 어느 사람이, 만약 하늘이 무너지면 어찌하나 하고 매우 근심하였다.
※연(燕) 나라 대(坮) : 연소왕(燕昭王)이 어진 선비를 구하니, 곽외(郭隗)가 말하기를,
“옛날에 임금이 천리마(千里馬)를 구하려고, 사람을 시켜 천금(千金)을 가지고 사방으로 다니며 찾으라 하였더니,
그 사람이 천리마를 찾고 본즉, 말이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죽은 말의 머리를 오백금에 사 가지고 왔더니 임금이 노하여 꾸짖으므로, 그 사람이 대답하기를,
‘죽은 천리마를 오백금에 샀다는 소문이 사방에 퍼지면 산 천리마가 절로 찾아 올 것입니다.’ 하더니,
과연 일 년 만에 천리마를 몰고 온 사람이 둘이나 되었다 합니다.
그런즉, 내가 비록 어질지 못하나 어진 선비를 구하시려면 먼저 나에게 융숭한 대접을 시작하여 보십시오.” 하였다.
연 소왕은 그 말대로 대(坮)를 쌓고 곽외를 먼저 스승으로 섬기었더니, 과연 사방에서 어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2> 우음(偶吟)
桑海眞朝暮<상해진조모> 상전벽해가 참으로 아침저녁인데,
浮生況有涯<부생황유애> 하물며 부생은 가이 있음에랴
陶潛方愛酒<도잠방애주> 도잠은 바야흐로 술을 사랑하고,
江摠未還家<강총미환가> 강총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네
小雨山光活<소우산광활> 가랑비가 지나니 산빛이 살았고,
微風柳影斜<미풍류영사> 가는 바람에 버들 그림자가 비낀다
句回還游意<구회환유의> 멀리 놀러 가려던 뜻을 돌려,
獨坐賞年華<독좌상년화> 혼자 앉아 풍경을 보내네’
<李穡:高麗:古譯院(譯)>
※부생(浮生)은 가이 있음에랴 : 사람의 생(生)에는 가[涯 마지막 한도]가 있다. 그러므로 생애(生涯)라 한다.
※강총(江摠)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네 : 양(梁) 나라 문인(文人) 강총(江摠)이 난리를 만나서 고향을 떠나,
그의 외숙이 있는 영남(嶺南)으로 가서 의탁하였는데,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를 지었다.
<3> 부생(浮生)
浮生安足恃<부생안족시> 부생을 어이 믿으리오,
老病競侵尋<로병경침심> 늙고 병드는 것이 다투어 침노하네
日月環雙鬢<일월환쌍빈> 해와 달은 두 귀 밑에 고리요,
乾坤矢一心<건곤시일심> 건곤은 한 심에 화살이로다
袖風晴倚杖<수풍청의장> 바람이 소매에 드는데 갠 날 지팡이에 기대고,
衣露夜鳴琴<의로야명금> 이슬에 옷 젖는데 밤에 거문고 울리네
萬慮自此靜<만려자차정> 만 생각이 이로부터 고요해지니,
渺然天地深<묘연천지심> 까마득하게 하늘 땅이 깊네’
<李穡:高麗:古譯院(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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