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참 외로운 대방마을 고갯길

황와 2010. 3. 23. 17:51

 

                    

                                                10.3.23 마산 동호회 적석산 둘렛길 걷기 동참

 

적석산 아래 일암(日岩)마을

초계변씨 숨결 깃든 동네

마늘 양파 파릇파릇 

봄비 맞으며 축복한다.

 

  

 

구불구불 솔숲을 열면

진달래 멍울 터질듯 부푼데

외로운 동네 대방(大芳)마을

박제처럼 양지 숲속에 가지런히 박혔다가

오늘에야 옛 피나는 전쟁 이야기를 꺼낸다.

 

여긴 전장(戰場) 북괴 2사단 본부

양민 잡아다가 군중 앞에서 인민재판하던 곳

온 동네가 가슴 벌벌 떨며

기관장 총살 당해 흩어져 묻힌 곳

까치는 조용히 감나무 위에서 나돈다.  

 

  

 

            무서운 동네는 참 외로운 듯

고개 너머로 우릴 쫓는다.

모두 인과응보(因果應報)를 옛 원점에서 찾는다.

조용해 질 수 밖에 없는 그 원한(怨恨)

아직도 이글거리는 불 속 같다. 

 

고개 넘으니 깊숙히 숨겨진 골짝 동네

물 찬 못둑에서 점심 까 먹고

전주이씨 세종대왕파 세거지 선동(仙洞)마을 

붉은 노송 굳세게 마을 지키고

몇 집 안된 작은 마을 효열비가 줄을 섰다.

참 고독한 풍경 산이 지붕을 누른다.

 

        

 

구불구불 아스팔트길

못된 나무 전봇줄에 체조하고 

봄나물 참빛 새순 연노랑 

어제 내린 봄비로 희망을 더 달았다.

새하얀 매화 향기 골짜기를 넘고.

화산(花山)마을 도산서원에서 충절을 읽었다.

  

       

 

구만면 수로요 도예학교

잔디밭에 널린 도자기 옹기

옛 귀신이 전시장으로 끌고 간다.

손때 묻은 옛 민속 용구

옛 추억 끄집어 내며

이름 달린 이야기를 넌다.

도리깨 두레박 또아리에

질메 워낭 새끼꼬기틀

등잔 풍롯불로

어린 추억이 익어간다. 

참 고마운 공부를 하였다.

적석산 둘렛길이 넉넉한 향숫(鄕愁)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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