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2-1.20 퇴행성관절염으로 무릅병원에 입원치료하다./264
1월 12일 오후
아픈다리는 집안에서도 꼼짝 못하게 한다.
어디로 가보나
갑자기 무릅병원이 생각나서
딸아이 불러 사위 친구병원으로 실려갔다.
무릅병원 이미 아는 사람들이
인공무릎 수술했던 이름있는 병원이다.
가니 많은 내원자들이 줄지어 기다린다.
이미 통보를 받은 터라
바로 병원장 진료실에서 긴급 진찰받았다.
누워보라고 하더니 퉁퉁 부은 무릎에서
큰 대롱 주사기로 두 대롱이나 핏물을 뽑아낸다.
그제사 나도 갑자기 심각해진다.
바로 각 부위를 무조건 찍어댄다.
X선, MRI 이리저리 몸 뒤집으며
십여 판을 찍었는지
반시간 기계 폭음 들으며
다리가 끊어지듯 생땀 흘리며
참고 참아가며 찍었다.
내 사상 첫 MRI 촬영 큰 고통이었다.
각종 피검사 오줌검사, 전자파 검사로
결국 즉각 임원 조치
7층 1호실에 다리 동여매고 갇혔다.
간호사 시간마다 피뽑아 가고
당검사 혈압검사
임계 수치까지 자꾸 오르내린다.
건강하다고 자신했던 긍지가
한꺼번에 와르르 수치로 무너진다.
첫날은 딸애가 함께 간병하며 밤을 새웠다.
1월 13일 수술
휠체어에 실려 이리저리 검사 다니다가
그 결과치 해석되었는지
5번째 수술자로 온갖 정보와 몸 대기중
결국 피검사에서 결핵균이 나타났다며
결핵성 관절염 환자가 되더니
맨 뒤 8번째 수술자로 밀렸다.
오후 4시경 수술실로 실려 들어가
온통 불빛 둘러싼 푸른 수술복에 둘러싸여
검은 천 덮더니 엎드려 마취제 맞고
다음 수면제 맞고 잠자라더니
난 꿈나라 갔는지 아무 것도 모른다.
단지 몸이 저릿저릿한 감각만 느낄 뿐
깨어나서 이야기 듣자니
무릎에 내시경 뚫어
관절 연골 안쪽에 고인 피 닦아내고
오금지 쪽에 자란 둥근 멍울 잘라냈다고
아주 수술 잘 됐다고 결과만 알려주고
다리를 온통 붕대 투성이
반기브스 해 버렸다.
마친시각이 저녁 8시경 깜깜한 밤이었다.
딸은 집에 돌려보내고
야윈 아내가 간병하기 시작했다.
내 몸이 내 것만 아니라는 걸
미안하게 느끼며 감사했다.
진정으로 날 간호하는 모습
어리석은 눈에 각인 반성한다.
1.14-1. 20 입원 가료
이제 억지로 부부가 두 침대에 나누어 지낸다.
다섯시에 당뇨체크 오면
여섯시 약봉지 오고
7시경 조식 나란히 앉아 병원밥 먹고
여러날 먹으니 물려
반찬이 괜히 짭네 싱겁네 투정하고
가만히 앉거나 누워 지내니
몸무게 느는 것 같기에 식사량을 줄이고
말 잘 듣는 초등학생처럼 되어
군말 못하고 할멈 요구에 다 따라주니
머리가 없는 로봇이 되어갔다.
조금 방송 보다가 점심 맞고
입에 약 털어넣고는 다시 잠 또는 시청
시간 보내는 게 그리 지겨울 수 밖에
조금씩 차도 확인하고서는
이제 복도를 걸어볼세라
서서 걷기보조기 잡고 걷다가
원장한테 무엄한 꾸중도 듣고
결국 입원 순둥이로 변하고 말았다.
입원한지 닷새 째만에 물리치료실에 드나들며
도수치료실 손으로 다리 주물고
조금씩 운동 각도를 키워주더니
냉가스로 환부에 쐬며 식혀주고
얼음찜질기를 구입하여 무릎에 동여매고 지냈다.
최외충격기는 환부에 쿵쿵 두드리며
환부 재생에 통증은 유발하지만 시원하였다.
병실 안에서 머리도 감고
온몸 물수건으로 닦아 목욕도 시키고
약한 아내의 정성에 감복하며 받았다.
깔끔한 아내 성격에
온통 내 물건들 일일이 씻어 말리고
병실 청소도 먼지 닦아내고
창문을 열어 환기 햇볕 받아들였다.
성심을 다한 간병사였다.
그럭저럭 퇴원해 주기를 기다렸건만
설날이 다가오니 병원도 휴일이니
수술결과 확인을 위해 MRI 촬영 한번 더 하고
피검사 또 한 번 더 그간 수치변화 확인하더니
아직도 환부 내부가 가라앉지 않았다고 걱정하면서
위험한 듯 퇴원을 허락해 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기쁨 설귀향 기다린다.
친구들 종친들 가족들 걱정하는 위문전화
내가 그리 귀중한 사람이었는지 고맙다.
사람은 둘레와 함께 사는 것이지
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자각한다.
나도 그들을 그리 챙겨야겠다는 교훈을 배운다.
입원후 여드렛날째 1월 20일
딸애 차를 불러 퇴원 수속하니
그간 아내도 아픈 어깨 치료 받고
8일간 입원경비가 예상 밖 큰 비용
4백만 원 큰 경비로 나를 회복하게 했다.
딸애가 카드로 계산하니
딸 키운 보람 오늘 처음 고마움으로 다가온다.
목발 짚고 퇴원 보따리 싣고
우리집 아파트 문을 딸 때
고향의 안도감에 반갑다.
아무도 없는 식은 방에 불을 때니
훈기가 가족 사랑애다.
이번 입원으로 가족 사랑을 더욱 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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