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자전거산책

자전거 배달부 창원을 돌다.

황와 2021. 8. 2. 00:31

                                                               21.8.1 창원 반송동 둘러서 봉암해안로 돌아오다./264

                                                                  코스 : 집-마창고가로-팔룡동-창원농촌지도소-

                                                                           반지동-딸애집-대원동-봉암해안로-집

                                                                 거리 시간 : 24km, 2시간, 저녁길산책

 

무더운 일요일 집안에 쳐박혀있다가

마님 명령에 마부가 된다.

밥이라도 얻어먹으려면 군소리가 없다.

난 대신 탈출구를 마련한다.

아이들에게 엄마표 밥반찬 되는대로 가득

새벽 역시장에서 갖가지 채소단 사 오더니

오전 내내 염천에 바깥 베란다 나다니며

걸쭉한 국물감 체로 받혀 열무김치 담는다.

맑은 물인 줄 알았는데 우윳빛깔 국물이다.

따스한 국물에 열무담가 삭이더니

이내 찬물에 식혀 새콤한 국물김치 맛있다.

점심 팥죽과 먹으니 시원하고 맛있다.

하룻만에 열무김치가 완성

갖가지 반찬 채워서 담고보니 한박스

오후 4세경 무더위 식어질무렵

자전거 안장에 동여매고

해방된 맘으로 창원으로 달렸다.

매번 가는 코스로 달려가지만 속도는 나질 않는다.

혹시나 싶어 앞뒤 바퀴 눌러보니 바람이 적다.

팔룡동 길가 자전거방에서 바람 채우고

사화공단길로 내려가  파티마병원 뒷길로

농촌지도소 지나 명서동관통하고

명곡로타리 건너서 반지동 지나며

능소화 가득핀 집 찬란하다.

행복감이 뚝뚝 떨어진다.

노블단지 아이집 찾아 엄마표 반찬 전하고

마님 말대로 선채로 일어서 나오라고 해서

중3 둘째 외손자놈 엉덩이 두드려주고

냉우유 한 잔 먹고 나서

이내 되실어 주는 스칠로폴통 얹어 싣고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오늘 같은 날은 손님도 귀찮은 날이다.

 

 

돌아오는 길 반지동에서 대원동으로

도랑가로 내려가 다리밑으로 로템공장 옆으로

봉암해안로를 따라 벤치에 앉아 쉬고

밀물 들어온 바다는 마산만 바닷물이 질펀하다.

해는 서산에 떨어지고 가로등 바람개비는 세차게 돈다.

도로를 지나는 자동차는 전조등 켜고 달아난다.

해안부두마다 무역선이 부두에 매였다.

나오고 나면 바람은 저절로 인다.

어둑해지기 시작한다.

바닷가는 그래도 시원하다.

피서지 버리고 기다리는 집으로 달아난다.

산호동 바닷가 길로 홈프러스 앞으로 해서

양덕동 하천변을 타고 올라

집에 오니 무척 기다렸는가

늦게 왔다고 질책이다.

젊은 시절도 아닌데 시간만 챙기고 있다.

벤치에 앉아 물 한 잔 먹은 게 단데

괜히 내 불뚝성이 나타나 아내는 입을 닫는다.   

채촉도 상황맞게 하면 않될까

또 목표만 알려주면 안될까

한바퀴 휙 돈 그 자체가 살아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