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팔룡산 품안 오솔길 하루

황와 2019. 8. 21. 18:38

19.8.21 팔룡산 오솔길 한 바퀴 돌다./264

      코스 : 집-동마산교회-편백나무숲-배드민턴장-오솔길-돌탑골-창신고곡 허릿길-

               불암사 -허릿길-능선길-지그재그길-양덕동(오리탕 점심)-메트로병원-집

      거리 및 시간 : 1만 6백 보, 6.9km  3시간 동행자 둘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니 운동 욕망이 돋는다. 

오래간만에 팔룡산이나 한바퀴 돌까?

오후부터 비 온다고 했는데?

현재 안 오니 무조건 출발이다.

우비 챙겨 넣었으니 무엇이 두려우랴!

미소안 동네에서 변여사 어울리고 

그녀 가자는 대로 숲속으로 들어간다.

도랑 건너편 편백숲으로 숨는다.

짙은 그늘이 어둡다.

오르막이라 땀이 솟는다.

숨헐떡이며 체육공원 벤치에 앉아 

가져온 주전부리 모두 꺼내 놓는다.

서로 나누어 먹으며 쉬었다.

푸른 숲이 언제나 아름다운 산이다.

길거리 찻소리도 막아주고 

태양도 오늘은 구름이 막아주었다.



새로운 길 찾아들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닌 길이라

구석구석 그물망 오솔길이 숨었다.

새허릿길 둘러도니

평지로 다닌 길보다 더 행복하다. 

돌탑골에 내려가 천탑 기원을 듣는다.

그 속에 스쳐간 모든 이들의 기원이 박제된 듯

상상의 줄기에 착 달라 붙는다.

한 사람의 끈질긴 불심이 사람들에게 절경을 느끼게 한다.

기적은 한 사람에게서 그 정성을 잰다.

그 품위가 올라가면 신앙이 되고 

내려가면 천박한 상식이 되고 만다.

탑 사이에 끼어서 사진에 담긴다.


    

     



골짝데크길 넘으면 등너머 창신고계곡

새로운 길 찾아 카페트 깔린 길

이야기 주고받고 대화가 재밌다.

이야기 재료가 궁하면 

언제나 자기 주변 이야기부터 공개한다.

숲길 오르내리는 칡넝쿨 산을 감고 

우거진 분솔 같은 서홍꽃 하얀 털방울 달고 

하얀 참으아리꽃 새첩은 얼굴 

오늘 변여사 작은 얼굴 닮았다.

전망대서 제법 한참 주전부리 먹고

방울도마토에 커피향까지 고맙게 맡았다.

산너울, 합포만 너울 나를 향해 다가온다.

여기는 세상의 중심, 천국이다. 


     


다시 허릿길 황마카페트 밟고

옛 숨은 이야기 거들며 무료하지 않는 길 재밌다.

산비탈에 올라오는 이야기 모두 주고 받는다.

불암사 능선에 오르는 길 따라 오르고

우락부락한 험상궂은 암괴

사천왕상 일주문 지난다. 

비탈길 뜯어내어 콘크리트 포장하고

계단길 소롯길 경운기 오르게 하였으니 

작은 절 불사 매우 가풀겠다.   

불암사에 오르니 온통 개축 난장판

요사체 뜯고 마당 고르고 

여기저기 기계도구 녹슬어 누웠고 

유리병 쌓아 만든 벽집 새롭다.

불자 암굴불전에 기원 합장 절한다.

호리병든 관음보살조상 벌써 검버섯이 피었구나.

경내 들어와 있는 것으로 흐린 맘을 씻고 떠난다.

밤되면 주지스님 컬컬한 염불소리 산을 타고 흐를테지


    


    



허릿길 오솔길 따라 흐른다.

대화의 짝이 있음이 평안하다.

걷는 것보다 대회의 상대가 더 중요하다.

몸보다 맘이 더 행복하니까

능선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지그재그길 여섯번 꺾으면 

이길 개척자 윤상현 거사가 늘 고맙다.

땀에 쉰내 나는 옷 바람개로 털어주니

서로 고맙지 않는가 

오리탕 시켜놓고 서로 떠주고 

산벗 하루는 그래서 심심치 않았다.

집앞까지 바래다 주고 

매일다니는 병원에 들러 

물리치료 한세트 눈 감고 자고나니 마쳤다.

집에 돌아오는 시각 

참았던 비가 더위를 식혀준다.

고마운 팔룡산 걷기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