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2 부모님 산소 성묘하고 화성사 들러 오다./264
오늘은 석가탄신일이자
날 낳으신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매년 이맘 때면 부모님을 찾아나선다.
전날 온몸 맑게 씻고
부부 함께 공손히 부모님 산가(山家)를 찾았다.
월아산 질매재 아래 생양(生養) 부모님 양가(兩家)
녹음 방초 우묵한 오월
꾀꼬리 뻐꾸기 멀리서 울어대고
산소 머리에 풀꽃 꽂고
푸른 햇빛 풀밭에 널어 놓고
아들 오기를 기다리고 있더라.
마치 버선발로 뛰어 나오는 어머니
잘난 아들 우리 문태 왔냐고
머리 쓰다듬고 볼 만지신다.
일년 겨우 한두 번 찾는 부모님 자연
못된 놈의 대표처럼 부끄럽다.
그러나 너그럽게 안아주시니
자식은 너무나 뻔뻔한 죄인이다.
소줏잔 한 잔 놓고
껌뻑 절하면 다하는 효행이 모두 다다
누워서 축 처진 어머니 가슴 만지며
어리냥 부리고 싶은 동심이다.
네 분 부모님 봉분에
피어난 슬픈 흔적들
맨손으로 피가 나도록 잡초 뜯었다.
아파도 아픔이 아니고
피가 나도 고통이 아니다.
죄인이기에
고사리 뽑고,
참나무 순 뜯고
줄가시 덩굴 훑어냈다.
얼마나 아픈 추억인지
조실부모(早失父母)한 어린 시절 고아(孤兒)였다.
우리 삼남매(三男妹) 그래도 잘 자라 살고 있다.
팔자에 부모님 은덕이 없는 괘라더니
돌아 가신 후에라도 은덕 달라고
아내는 우리 아들 손자 잘 보살펴 달라고
절하며 애걸한다.
다래미 고개 넘어
청곡사 밀리는 차들 보고
진주 혁신도시 관통하여
화성사에 하얀 수국, 불도롸 함박꽃
꽃등 대신 피었다.
누이가 보살로 참가하니
그 작은 절에 매년 간다.
우리 등 달아 놓고
정성어린 안녕 평화 사업운 비니
정성이 부모님과 같다.
칡물옷 입고 쪼그리고 앉아 가방지기 모습
우리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린다.
꼭 점심 때 맞춰 찾으니
점심보시가 석탄일 기념 공덕이다.
늘 우리 사는 업보 관장하여
보살피고 안녕을 기원해 준다고 감사해 한다.
모두 내 누이 덕분아니겠는가?
맛있게 한상 부처님에게서 밥 떡 과일 대접 받고
행복한 맘으로 빠져나온다.
계피잎 뜯어 젖국에 담을 요량
아내는 세상구경 기쁨이다.
아카시아꽃 향기 하얗게
또 이팝나무꽃 가로수 줄 지어 섰다.
간간이 찔레꽃 내음도 향수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꽃이라
그 내음 속에 어릴적 돌아가신
부모님이 숨어 있고
구만으로 시집 가서 죽은 누이가
굴천으로 시집 가서 구박 받던 고모가 생각난다.
반성을 지나며 발산고개에서
쑥 뜯어 절편해 먹을 꿈
아들네에 보내주고
딸아이 외손자에게 갖다주고
쫄깃쫄깃 할머니 노릇 힘을 보탠다.
여항 숲 시냇가 맑은 물에
쑥이파리 헹구며 즐거운 생각에 행복하다.
오늘 부처님 오신날
부모님도 보고
부처님도 배알하고
아들 딸 손자 생각도 보니
얼마나 행복한 할배 할매인가
푸른 오월 녹색만큼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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