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겨울 반찬 김장 거들기

황와 2018. 12. 4. 22:33

 18.12.4-5  남지 종처남의 도움 받아 배추김치 담그기 내 손으로 버므렸다./264


집안 여인네들 가을 내내 걱정거리

김장 준비다.

그때 가서 하면 될 일

두서너 달 전부터 걱정이 잔소리다.

방송국 김장 담그기 프로그램 모두 다 훑고

옛친구들 만나면 오가는 김장법 모두 수집한다.

무슨 김치 논문이라도 한 편 쓸 량

이미 7순 살림살이 노하우는 모두 헛 것인가?

대강 손맛으로 담그면 입맛이 되는 데

매년 되풀이하는 준비성

딸 시집 보내는 걱정보다 더 챙긴다.


올해도 남지 종처남이 배추 길러서 

간 절여 씻고 물기 빼서 

숨 죽여 놓았으니 가져가란다.

남지 가니 두 사람 놉 대서 김치 치대는 중이다.

돼지고기 삶아 새김치에 얹어 먹는 그 맛

그게 김장행사의 최고 절정 기쁨이다.

돼지수육에 점심까지 김치에 걸쳐 먹었으니 

종처갓집 간 대접 정말 넉넉했다.

절인 배추 30포기 싣고 왔다.

도와주고 당겨주는 인정이다.

고맙고 가까운 챙김이어라.


    



다음날 새벽부터 김장전투 벌어진다.

고추가루에 온갖 양념 범벅 

우리는 이걸 '김치소'라 부른다.

큰 스텐대야 넘치게 큰 주걱으로 뒤집으며 섞었다.

절임배추 속으로 양념을 집어넣는 전투 

양손에 고무장갑 끼우고 완전 무장

배추는 핏덩이가 되고 만다.

속잎 속으로 양념 넣고 겉잎으로 싸서

차곡차곡 쟁여서 냉장고 속으로 

다시 김치통으로 아이스박스에 싸서 

아들집, 딸애집으로 엄마 정이 번진다. 

내 정성도 김치속에 담겨 맛있는 부정(父情) 김치가 된다.


매년 겨울 맞이 그 정

아이들 먹여 살리는 모정이다.

그런데 김치맛 좋다고 

손주 놈들은 그리 좋아한단다.

조손간 정은 퍼 먹이는 게 본능 아니던가!

여자의 뇌는 스테레오 타잎이라는 걸

종일 몇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해 대니

무엇부터 먼저 해야할지 두서가 없다.

아내는 이때쯤 꼭 몸살을 한다.

결국 피곤한 정성이 바로 정이었던가 보다.

작년에도 올해도 또 내년에도

버릇처럼 똑 같은 걱정하며 늙어 가겠지

작은 입에 할미 정성이 맵고 짜다. 

택배에 부치고 나서야

"아이구 팔이야 허리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