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겨울비 속 무학산둘레길 걷기

황와 2018. 1. 16. 19:02

18.1.16 산수벗 넷 무학산둘렛길 걸어 하동식당 맛진 점심먹고 오다./264

           코스 :학룡사-완월폭포-만날고개-문화동-하동식육식당(점심)

           거리 : 8.2km 12,000보


겨울비 온다고 침질한다.

우리는 가야한다.

움추리고 있느니 움직여야 한다.

배낭에 우산 챙겨넣었다.

무학산 둘렛길 늘 걷던 길

눈 감고 가래도 갈 수있는

다섯 친구 만나러 간다. 

일주일마다 만나도 힘을 준다.


자동차에 앉으니 앞 유리창 구슬 맺힌다.

빙빙둘러 가는 105번

엊저녁 늦은 탓 눈 감은 잠이다.

어디 내릴까 계산은 밝지만

한우 아파트에서 사람들 따라 내렸다.

갑자기 우중이 되고 만다.

친구 전화 받고 되돌아가 우비 하나 사고 

있는 듯 길 가다가 막혀 돌아 나오고 

늦을 때면 꼭 날 시험에 들게하는

괜히 하늘에 원망이다. 



다섯 놈 중에 네 놈 출석

우산 전달하고

꺼릴 것 같은 겨울비 우산 속에

낭만을 씹는 주인공이 되고 만다.

완월 폭포 오르는 숲은 숨이 뛴다.

오르는 길이 땀을 밴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물 피하여

우산 손잡이 당겨 붙인다.

큰 몸뚱이 미니 삼절 우산에 

어깨와 등 뒤에

빗방울 노다지 붙는다.

그래도 태평스럽고 행복하다.


즐기는 기분이 느낌이다.

하얀 구름이 발가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세균 번지듯 퍼져온다.

산도깨비 나타날 때가 된다.

황마 카페드 깔린 길 

엉치 아픈 피로감 이기고

고개 평상 쉼터 버리고 

대나무 정자에 앉아  

그걸 걸었다고 간식 나누었다.

쉬면서 씹는 게 재미다.

다음 장소로는 도저히

앉을 만한 자리가 없다는 걸 안다.   



희노애락 감정

배경 현상에 있는 게 아니라

마음 속 현상에 있다는 걸 

최치원의 석상왜송(石上矮松) 싯구 들추며

'재목이 못 되어 자연에서 늙는가!'

하늘의 용재(用材)였다면 이미 불려갔을 텐데

우린 그도 못 되어 자연 속을 노니는 벗

농담하며 장자(長子)가 되어본다.

빗속 더 못 걷고 만날재서 내려갔다.

제법 큰 빗방울이 우산 끝에 떨어진다.


빗속 등산객 우리만 아니다.

늙수레한 노년들

생명 붙잡느라 산에서 함께 내려온다.

그래도 실천하는 의지가 고맙다.

문화동으로 내려

이름난 신규 하동식육고깃집

자리없어 입구에서 줄 세운다.

겨우 기다려 구석자리 얻어

쇠고기 전골 소주 한 잔

그만하면 오늘 하루가 족하더라.

목표 만보(萬步)도 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