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청량산 임도길 벚나무 낙엽길 걷다.

황와 2017. 9. 26. 15:42

17.9.26 산수벗 청량산임도길 벚나무 낙엽길 걸었다./264

                                                                                         월영마을-임도-전망대정자-4각정자-날개 정동진(점심) 7.6km 걷다.


도토리 알밤 까는 가을

미세먼지 먼산 뿌옇게 가리는 

햇살 무더운 떠나기 싫은 여름

맨날 만나는 그들 

월영마을 연못 푸른 

낙우송 그늘아래 만났다.

벤치에 앉아있으니 늘 외로운 노년

지나는 사람마다 건강 잡으러

구부덩한 허리 엉덩이 빼고

팔 휘저으며 걷는다.   

살기위한 마지막 단말마처럼 보인다.

나도 저속으로 천천히 가고 있다.

눈을 감으면 그래도 낫다.

그래서 노년이면 심안으로 본단다.



친구들 모여들면 손 잡고

일으켜 세우며 걷는다.

그게 친구라는 거다.

월영마을 낙우송 드러난 뿌리가 유난히 걸린다.

발에 걸려 엎어지기라도 하면

푸른 잎 그늘보다 그게 더 걱정이다.

임도 정자 오르니 눈에 익은 사람들

한 무더기 마산교장 출신자들 모여 걷는다.

배교장 노교장 만나 고맙다고 그랬다.


봄부터 늘 앞서서 길을 이끈 벚나무

숲속길 걸을 거라 기대하며 왔건만

정작 헐벗어 그늘이 없다.

푸른 잎은 떨어져 갈색 시체 길바닥에 딩굴고

그걸 밟는 바삭거림

귀를 연결해준다.

가을을 가장 먼저 만드는 전초병

구르는 낙엽만해도 전령사답다.

낙엽밟는 회상 

가을이 주는 의무감이자 권리다.

마치 지금의 날 대입시킨다.

남성의 우울한 대비법

그래서 계절은 우울해 진다.



임도 이야기로 길 걸음 걷고

정자만나면 쉬고 물 한 모금 먹고

예전 이야기 졸졸 풀고 간다.

우리가 오로지 남긴 거룩한 봉사

아이들 웃음 선사하려고 무던히 애쓰던 시절

교육 그 숭고한 에피소드 

이제사 안심하고 사례가 된다.

일가견 교육사가 된다.

정성을 다한 자기 변명 시간 

그래도 최소한 타락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세상

모든 기대는 무너져 기준이 없다..

지금까지 애쓴 보람이

무더기 금으로 쓰레기가 되었다.

지금은 어쩔 수 없는 방관자

네 놈을 어찌 잘 하는지 보자

늙은 퇴직자의 될대로 되라 주의

할 일이 없으니 권력이 없다.

임도 끝나는 고개 정자 

두 다리 뻗고 앉아 세상이야기 했다.

마루 바닥이 반들반들 윤이 난다.

시원하게 쉬고 토론하니 

참 아름다운 길 숲길이다.

날개에 내려가서 

입맛다시는 점심시간

정동진 다육이 바라보며 칼국시 먹었다.

마창대교 휘어져 흐르는 풍경

신항부두 자동차 선적

돌아오는 길도 넉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