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2.31 단성댁 집안 아지매 병신년이 데려가신다., 부산 한중병원/264
오늘 병신년 섣달 그믐날
친구 순화 엄마 언제 데려가시나
걱정 아닌 걱정 했었다.
요양병원 102호실
큰 딸 방문하면
'이 새댁은 어디서 왔소?'
'우리 동백이는 안 오요.'
엄마 눈에는 아들만 알아보는 치매 노인
딸은 엄마 모습에 가슴 찢듯
돌아가서 펑펑 울었단다.
배 째고 난 아이들도 모르는
엄마 엄마 엄마
오늘 우리 문상하니
순화는 참았던 울음 소리치며 울었다.
단성댁 우리 집안 아지매
잘 산다고 종까지 데리고 시집온 혼인
일본교육 받은 식자 우호 아재
아무데나 나서서 사업한답시고
논밭 팔고 집 팔아 조상 재산 날리고
아내는 팽개치고 아들 자식 굶기고
난데없는 소가 들여 함께 살면서
껍데기만 남은 부잣집 큰 며느리
종사 잇고 집안 이끌고
그러다가 자식따라 뿔뿔이 흩어져
치매 무서운 무지 잔혹병
요양시설 전전 십여 년
그 친절한 단성댁 우리 아지매
구순 넘은 할매되어
병신년 해따라 가셨다.
초등 친구들 모여
닭 잡아주고 놀던 그 아지매
추억 되살리며 문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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