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엄마의 김치

황와 2016. 12. 17. 00:26

16.12.16 드디어 올 김장 대사 거들었다./264


우리 동네 사람들

자기네 김장했다고 

세 집에서 나눠먹기 선물 

한 포기씩 얻어 먹었다.

아직 못한 우리는 늘 숙제다.

빚은 즉각 갚아야 하는데

우리 통로 여인들의 소통법

매년 해오는 인정이다.

우린 아들 집에 박히느라

김장이 추운 때로 늦어졌다.


엄마 손맛 기다리는 아이들

그걸 해주는 재미로 사는 어머니들

당연한 의무감으로 여긴다.

엄마 이번엔 두 통만

장가간 놈이나 시집간 놈이나

모두 가을 주문이다.

엄마 김치가 제일 맛있대.

넌 시어머니한테서

김치 담그는 법 전수 받아야겠다는 둥

하늘 아래까지 추켜 세운 덕이다.



아내는 텔레비젼만 틀면

김장 박사에게 눈귀를 박는다.

하나하나 주워 기록한다.

배추는 종처남에게 넌지시 부탁하고 

매년 배추 뽑아 간절여 주는 것까지

성가신 주문이다.

다음은 재료준비 

몇 달 전부터 차곡차곡 사다나른다.

싸다는 전통시장 찾아다니며

탤래비젼에서 좋다는 재료는 다 사오는 것 같다.

예전식 재료에 새재료까지 보탠다.


남지서 절인배추 담아 싣고와

식탁에 비닐 깔고

긴 고무장갑 끼고 

해풍으로 운반한 이력

찬찬히 퍼질고 앉아 김장 버므리기 

고추가루 범벅 양념 

열심히 속 채우고 

겉잎으로 둘러 싸서 

꼭꼭 눌러 김치통에 쟁여 넣었다.

위에 겉잎으로 덮고

김치 냉장고에 익히면 내 내음 배인

인기 엄마 아빠표 김치가 된다.


아들에게 서너통 실어 보내고 

딸에게는 가까우니 갖다주고 

동네 세 이웃 직접 나누어 주고

아이들은 부모 정성 생각나겠지

조그만 입에 오물거리는 그들 생각하며

우리는 또 행복해 할테지. 

정이 오가는 풍습 

힘이 다되면 그것도 그치리라.   

끙끙 몸살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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