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3 심심턴 차에 귀산해안로 라이딩./264
무더위 세상
집이 감옥이라면 해방되어야지
무작정 자전거 몰고 나선다.
계획도 없이
안장에 타고 핸들 가자는 대로 젖는다.
메마른 날씨 어디가도 물은 가물고
바닷물이라도 보러 가야지
세상이 갈증이 났다.
봉암교 건너 꺾으니
별 뜻 없이 적현 부두로 길을 끈다.
토요일인지?
아님 휴가철인지 ?
우렁차게 울어대던 공장도
삼미 특수강 말고는 조용하다.
우람한 기계 치익치익 쏘는 증기기관
환풍기 뿜어내는 후끈한 열기
인상 찌프림인데 오늘 그게 적다.
바닷가 곧은 길 신나게 달려
두산중공업 앞을 거치니
활기가 없다. 더위에 늘어진 모양
용호 마을 삼귀해안로
사람들이 다 어디 갔는지
낚싯군 몇 명이 세월을 꽃고 있을 뿐
마창대교 다리 밑에만
그늘아래 복작댄다.
귀산 마을 정자에 누워
함포만 지나는 배를
마창대교 흐르는 짐을
눈감고 본다.
생각이 실어 나른다.
소리가 바람이다.
조용히 바다에 귀 기울이면
조수 오가는 소리
해초 파도에 흔들리는 소리
모두 들린다.
소리를 본다는 것은 관음 세상
소리의 흐름이 바람이 된다.
정자에 누워 애마와 함께 두어 시간 잠잤다.
되돌아 나오며
귀산 앞 바다는 무더위 속에도
바람 일구어 정자에 부채 붙여주었다.
참 시원한 바닷가가 되었다.
땀내며 간 길이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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