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자전거산책

제6차 국토종주 대장정 춘천→마산

황와 2021. 11. 22. 18:06

                                             21.11.18-11.22(4박5일) 북한강 남한강 새재 낙동강 자전거길 강물처럼 흘렀다./264

                                             일정 : 11월 18일 (마산-동서울-춘천(고속버스))-곰배령 점심-공지천-신매대교-

                                                    의암댐-가평-청평-새터삼거리(1박)

                                                     11월19일(샛터-북한강철교-양평-이포보-여주보-영릉-신륵사-강천보-강천섬-

                                                      섬강대교-흥원창-남한강대교-충주보조댐-중앙탑-충주역 이젠(심야 후송,1박) 

                                                       11월20일(충주역-팔봉 출렁다리(모원정)-수안보-소조령-이화령-문경-점촌-

                                                       삼풍교-효갈리-상주자전거교-경천섬,도남서원-상주보-들꽃자전거민박(1박)

                                                      11월21일(낙동물량-낙단보-구미보-여헌기념관, 인동서원-월동공원-칠곡보-

                                                       강정고령보-서원진교-달성보-현풍-도동서원-이노정-옥야 대림한약국

                                                       (노재선)-합천창녕보-적교 도일장(강명호 경호 만남 1박) 

                                                      11월22일(적교-여배-오산-박진교-영아지-개비리옛길-남지철교-칠서-유원

                                                       오곡 (펑크 수리)-중리-마재고개-마산역)

                                               거리 시간 인원 : 자전거 약570km, 55시간, 2인→혼자 

                                               경비 : 약 30만원 

                                               특색 : 이번은 문화재를 봐 가면서 라이딩하기로 당초 계획함

                                                       가을 낙엽진 길과 추수가 끝난 텅빈 들판, 안개 낀 강, 시원한 날씨

                                                       조잘대는 강물과 철새들의 부리 다듬는 소리 

                                                       허옇게 세어버린 물억새와 낙조 풍광

                                                       옛지인 노재선과 제자 강경호 형제 만남

                                                       낙엽과 국화 쑥부쟁이가 반기는 가을 터널을 통과하고 

                                                       내가 나에게 한 약속 지켜낸  주변이 모두 고마운 사람들이다. 

                                                       단지 아쉬운 건 동행한 친구 끝까지 동행하지 못한 사연이다. 

 

선조 시제 돌며 다 마치고 나서 

일상에서 해방되어 보고자

늘어진 몸을 학대하는 기획을 해본다.

일증씨가 동의해 주니 그대로 속닥히 출발이다.

출발 이틀전 첫차 확인하니 거의 만석

남은 세 좌석 중 겨우 두 좌석 예약해 뒀다.

아내는 주간예보 비 온다고 경고를 준다.

비닐로 세 겹 싸서 배낭에 뭉쳐 넣었다.

수리장비, 여벌 옷, 물병 둘, 무게가 20kg쯤

무거워도 덩치값 한다고 가는 게 기쁘다.

동서울 첫차는 아산병원 환자가 많단다.

3번 14번 뚝뚝 떨어져 앉아 눈 감고 자 둔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춘천행 표로 환승하고

산속을 파고드는 광경만 보고 또 눈을 감았다.

나이든 사람의 감은 눈 속에 세상 정경이 다 읽힌다.

그래서 노인을 '하나의 도서관'이라 했던가?

세상 관조 능력이 노인의 자원이다.

춘천에 내려 곰배령 나물밥 점심맛 봤다.

54년전 6사단 1대대 작전과 전우 김용수 생각나

식당온 노인네들에게 효자동 보화당한약방 물으니 아무도 모른다.

참 듬직한 말이 뜸한 친구였는데 

어디서든 잘 살겠지 ........

 

춘천 곰배령 식당에서 출정

 

자전거 타러 왔으니 장도의 출발점은 춘천서 시작되었다.

공지천을 휘돌아 내려가다가 

한국동란 아프리카 이티오피아 참전기념비에 감사 묵념하고

토속 꼬깔 쓴 전시관은 둘러보지 못하고 출발한다.

아직 호반에 남은 단풍나무 붉은 빛이 곱다.

은행잎은 겨울을 밝히는 마중 선물이다.

낙엽 위를 지나노라면 누운 모습으로 뽀시락거리며 

깃을 들어 올리며 말을 걸어오는 듯 소임을 다한다.

참 아름다운 자연의 심성이 고맙다.

강변 소양강 처녀상 치맛단은 바람에 휘날린다.

신매대교 지나면서 남쪽을 향하여 내려온다.

의암호 강변 둘렛길은 정말 멋진 코스다.

데크길에 들어서면 배우가 된 듯 영화를 찍는다.

의암댐에 도착하면 상하 대비 절경구다.

위는 물이 넘실대니 넉넉한 맘이고

아래는 경사진 암석 들어난 몰골이 눈을 찌른다.

 

이티오피아 참전기념탑
춘천 공지천

 

사람은 강을 따라 흐르지만 

강은 사람을 따라 달려온다.

그러나 사람이 훨씬 날랠 뿐이다. 

강촌마을은 자꾸 번창하고 사람들 들끓는다.

다리도 여러 개 놓였다.

질펀하게 너른 강바닥에 깔려 흐르니

동적 감각은 감추고 잔잔하다.

바쁜 발만 신나게 저어댄다.

강가 수 많은 펜션촌 평일이라 조용하다. 

가평에서 북한강과 가평천 만나는 합강점

이름난 남이섬 자라섬 젊은이들 캠핑장 성업 중이다.

정말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구나.

가평터널 통과하여 내려가면 

청평 도심을 흐르는 하천을 감돌아 

청평댐 멀리 바라다보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 내려 달린다.

물은 자원이요 재산이다.

넉넉한 물을 보면 부자가 된다.

물이 없는 삶을 메마르다 한다.

북한강이 넉넉한 이유가 바라만 봐도 부자다.

샛터터널을 통과하여 삼거리 옛 그집

어부식당 다슬기 특탕으로 저녁 달랬다.

유니온모텔에서 피곤에 떨어졌다.

첫날 일정은 잘 마감되었다.

 

소양강 처녀상

 

11월19일 이틀째 일정 새벽 4시반경 출발했다.

자욱한 안개때문에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단지 전광등만 길바닥 내려다보고 달린다.

북한강 하단으로 오면 고가 정원촌을 느낀다.

온통 안개 투성이 새벽 찬 공기

건너편 도로 가로등 점선만 물에 어린다.

북한강 종점 공원에서 

감돌아 북한강철교 자전거길 타면서 

양수리 두물머리 구경은 볼 수 없어 생략하고

길은 옛 철도 터널을 잇는 양평 자전거길 멋지다.

지하철 역전마다 도로가 바뀌어 어둠에 헤멨다.

차츰차츰 안개 걷히니 물의 도시 양평은 아름답다.

인증센타 자리도 바뀌고 코스도 달라졌다.

양평해장국 원조집에 가려다 문 닫혀  

한식부페에 들러 양껏 아침 해결했다.

가야할 거리가 멀어 넉넉히 보충했다.

 

의암호반 둘렛길 
의암댐 하부

 

아침 산책나온 사람들이 모두 우리 또래다.

허리 굽어지고 지팡이 짚고 

새벽 싸늘한 공기로 온통 싸맸다.

강변 언덕길에 벗나무 낙엽 다 떨어지고 겨울나무다.

노니는 물새소리,

흐르는 개울 물소리 

우거진 물억새 너머로 소리가 깔린다.

처음 만나는 시련 고개 구미리고개

엉덩이 쉬면서 끌고 넘었다.

고갯마루 정상은 신나는 장소 

내리막 쏟아지는 쾌감에 경사로를 탄다.

개군면을 한바퀴 돌아 

처음으로 맞이하는 이포보

두루미 날개펴고 비상하는 모습 멋지다.

전국 보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효종 영릉과 정자각
왕의 거님길
세종대왕 영릉앞에서

다시 강둑길을 따라 오르다가 

안개 속에 드러나는 여주보 

훈민정음 낱자와 이웃 영릉이 맺는다.

길벗에게 내가 선물하고 픈 명승지 문화재

그곳으로 여주 효종과 세종 영릉부터 들어간다.

가을 산속에 갈잎들이 수북하게 쌓여 뒹군다.

효종 영릉 입구에 차를 매어두고

해설사 아가씨 권유로 효종릉 홍살문 들어가 

높은 언덕 위에 앉은 왕릉과 아래 인순황후릉 보고

정자각과 왕릉비각 둘러보았다.

다음 산속길 왕의 걷는 산길 걸어서

낙엽을 밟으며  일생을 마지막 바스러지게 내어주는

낙엽의 존재 의미가 자연의 배려다.

나는 지금 저런 존재라도 되는 걸까?

멋진 흙길 밟으며 고송숲길 넘어갔다.

다음은 세종대왕의 영릉이다.

골짜기가 훨씬 더 넓고

합부릉이 언덕꼭대기에 조금 보일 뿐이다.

둥그런 안순이 정말 명당자리인듯

정자각과 묘비각 제례용 제기와 사진도 보며

재실 둘러보고 방지에 맑은 물 담겨 아름답다.

세종대왕 입상 주변에 당시 발명한 과학기기들

청동으로 제작하여 전시해 뒀다.

측우기, 수표, 자격루, 천상열차지도, 앙부일구.........

참 대단한 과학 천체 관측기계들이다.    

참 대단하고 진정한 대왕이시다.

요즘 한글 배우기 열풍으로 세계인의 대왕이 되셨다.

다시 아래쪽 고개를 넘어 효종릉 입구로 와서

여주시내 여강 언덕 자전거길을 달리고 

여주대교를 건너서 강 건너 숨어 앉은 경승지

신륵사를 찾아 들어갔다.

구룡루, 은행나무, 7층 전탑, 강벽에 선 정자,

또 하나 나옹선사의 부도탑 앞에서 기도를 한다.

여주의 명찰 벗을 위해 내가 준 선물이다.

여주관광단지 식당에서 점심 에웠다. 

 

세종대앙 입상
앙부일구(해시계)
신륵사 극락보전
나옹선사 부도탑
7층 전탑

여주교를 나와 영월루를 감돌고 

강변야영촌 관통하여 강변 황포돛배 강나루에 묶였다.

그곳은 얕은 지형이라 올 때마다 탱크 훈련지였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없다. 

강천보에 올라가 보면 물소리 우렁차게 흐르고

보 건너 내려가는 곳은 하나 뿐인 끌고 가는 코스다.

자전거는 사람을 끌고 

사람은 자전거를 끌고 다정히 기대며 간다.

강언덕 너른 직선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강천섬으로 들어가니 길바닥에 노오란 은행잎

딩굴고 싶은 동심 참고 위를 밟으며 달렸다.

나에게 노오란 물이 들고 있더라.

처음 조경할 떼 심은 고목이 모두 죽어 썩는다.

그걸 기획한 자를 엄벌하고 변상조치해야 한다. 

무책임한 행정 결정의 표본으로 남아있다.

강천마을을 휘돌아 올라가는 두번째 창남이고개

달래가면서 천천히 걸어 올랐다.

쏟아져 달려가면 횡성 원주 문막을 거쳐 내려오는 

섬강에 놓인 높은 다리 섬강대교다.

꺾어져 내려와 섬강 끝 합강점에

옛 강원도 조세관이었던 흥원창 동네다.

남한강 뱃길의 조운나루였던 곳이다.

 강둑길 따라 지겹게 강을 거슬러 오르면 

원주시에서 남한강대교를 지나면 충주시다.

강원도에서 충청북도로 이동한다.

충주 복숭아 포장지가 노랗게 나무에 달려있다.

강안길 달려 비내섬까지 오면 

현재 개발중 장차 캠핑족 명소가 될 것이다.

세번째 충주 입구 고개 끌고 넘고

충주하부댐에서 거대한 물소리 듣는다.

직진으로 데크길 낙엽 밟으며 

중주 중앙탑에 오니 불이 밝혀졌다.

야간 탑을 보는 것도 처음이다.

한반도 정중앙에 위치한 곳에 세운 문화재다.

밤길 헤치며 낙엽이 수북히 쌓인 자전거길

밤길 넘어질까 두려워 하며 

도착하자 저녁밥부터 마시고

충주역앞 이젠모텔에 짐 풀고

피곤에 그저 쓰러져 잤다. 

 

충주 중앙탑

 

그런데 한밤중 11시경 낮은 소리로 날 깨운다. 

부정맥 현상에 심야병원 응급실 가잔다.

당황하지만 안심시키고 

잠시 후딱딱 추위 막을 옷만 걸치고 

호출택시로 충주시 큰 병원으로 가자니 

건국대학교충주병원 응급실 보호자가 되었다.

싸늘한 냉혈동물이 사는 곳

모든 절차와 과정이 사무적이고 느긋하다.

환자는 궁금하나 기다려보란다.

자정 진료진 담당의사 한 분에 수련의 몇 명이다..

심전도검사, X선 검사.......

찬 침대에 위 환자복 하나 입히고

환자도 보는 나도 춥고 잠이 싹 달아난다.

약 1시간 후 담당의사의 해설에 별 거 아니라고 

야간 자전거 운행 강행으로 무리하여 

전해질 바란스가 깨어져서 그런 것 같단다.

약 두시간 식염수 0.9% 링거 매달고 

기다리니 그의 대전 아들 내외가 달려왔다. 

모텔로 돌아와 그의 짐을 모두 챙겨  

자전거까지 싣고 떠나갔다.

환자 걱정과 나혼자만 남았다.   

상황 나아지면 대전 그들집으로 이송할 거란다.      

한밤중 사연은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쓰러져 잤다.

 

 

가평터널을 오른다.

 

아침에 일어나니 8시 반쯤

이미 마산행 첫버스도 떠나버린 시각이다.

나도 함께 하향할 생각을 가졌으나 

'나 혼자라도 가보자'로 바뀌었다.

빨리 챙겨 입고서는 단월면쪽으로 달렸다.

안개는 여전히 주변을 가린다.

혼자서 달려가자니 말이 없어진다.

먼저 도착한 곳이 팔봉 명승지 

강자갈밭에는 텐트촌이 하얗게 쳐져있다.

토요일 차와 사람이 미친듯이 집 버리고 나왔다.

정면에서 보이는 폭포와 정자 찍고

달천교지나 돌아와 산맥 끊어버린 절벽에 설치된 데크 계단과 

이명수선정비, 모원정, 산길 잇는 출렁다리

절경에 올라 아래로 내려다보니

폭포와 절벽이 아름답다.

전망대에서 하늘에 걸린 출렁다리와 절벽 

사진에 여러 컷 잘라 담았다.

아침 안 먹은 시장기

단밤장수 마수거리로 사 먹으며 걸었다.

도랑가 둘렛길 포장농로을 따라 처음으로 거닐었다.

문강온천장 지나서 고개 넘으면 

수안보계곡으로 오르는 길목에

녹색 까투리와 장끼상이 계곡을 지킨다.

깊은 골짜기 찾아 오르면 

분홍 구절초와 하늘색 쑥부쟁이 피고

노란 은행닢 쌓여 환영한다.

수안보 상록호텔 앞에서 퍼질고 앉아 쉬었다.

피곤은 오르는 고갯길을 계산한다.

길가에 선 택시를 보니 방법이 떠오른다.

이미 한밤중 입원 사태가 피로감으로 남았다.

점심 들깨칼국수 입천장 벗겨지게 먹고

택시로 수안보고개, 소조령, 이화령 

끌고 올라가는 고통 줄였다.

백두대간 이화령 아래 계곡전경이 아름다운 풍경화였다.

 

문경관문

 

내리막길은 언제나 위험하지만 만나면 기쁘다.

내리 쏟아지는 쾌감은 그 맛에 자전거를 탄다.

문경관문을 통과하여 영남대로를 따라 

문경읍내 중심도로를 찾아서 도랑가를 따라 내려가다가 

서울대학교 인화원을 지나 길을 찾는 중

상주 점촌 방향  901번 도로를 타고 달렸다.

가야할 방향은 맞으나 한 번 안 가 본 길

가는 도중 마성면을 지나니 도랑가가 아닌

산속 들판길을 둘러간다.

경사는 조금씩 일어서고 

겨우 둘러돌아 자전거도로를 찾아서 불정역으로 

국국체육부대 앞 강가에 하천변 자전거길따라

수중교 건너서는 농군들 들에 잔 수확물 거두고

도로를 따라 곧게 내려오니

영강가 영강공원에 와서야 목을 적시고 

영강공원 운동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어디나 요즘 파크골프가 엄청 대세다. 

오리배 줄지어 묶여있는 영강공원 

강벤 스포츠센타가 참 아름답다.

영강 강변길 흘러내려 한참 휴식했다.

 

영강공원

영강변 둑길이 상주시 영역으로 바뀐다.

긴 둑길을 돌며 지겨움을 느낀다.

이미 며칠간 탄 엉덩이뼈가 아프다.

금성교를 지나서 영강둑길 만들고

퇴강마을 낙동강7백리비를 보며

상풍교를 건너서 효갈리쪽으로 향하여

효갈리에사 강쪽으로 내려가 

강물벽에 놓인 데크길따라

건너편 경천대 해가 산정 솔숲에 숨은 황혼을 보며

들길따라 자전거다리를 건너면 자전거 박물관

강안 들판은 온통 가족 놀이터가 되었다.

경천섬엔 흔들다리도 새로 놓았고 

주변엔 텐트촌, 캠핑차량들이 빽빽하고 

도남서원은 깨끗하게 담을 치고

관리자 낙강마실은 전화도 안 받는다.

저번에 잘해 준 주인이 그리워도 소식이 없다.

아마 도남서원 관리사역할이 끝난 것 같다.

상주보 둘러보며 사진에 찍고

어둑해진 길  빨리 가야만 하는 채촉감

빠른 길 찾아 들판길 더듬고

주변 비행기지도 둘러 돌았다.

야밤중 깜깜한 저녘 

중동대교를 지나니 너무 깜깜한 밤이다.

우선 집을 정하여 잠잘 곳을 먼저 찾아야 한다.

물량리 자전거민박집

네온이 깜박이기에 물으니 들어오란다.

1박 2식에 5만원 바로 저녁 먹자마자 쓰러졌다.

2일째 코스 목표보다 멀리 왔다.

 

 

11월20일 3일째 되는 날

5시 반에 아침밥 먹고 나섰다.

안개가 온 시선을 막았다.

길바닥만 보고 간다.

고라니가 불빛을 보며 피해간다.

낙단보는 아침이 덜깨어 물소리만 크다.

낙단보 지나 관수루는 시꺼멓게 섰다.

낙동 들판 넓고 둑길이 지겹게 길다. 

둑길 끝날지점 갑자기 입을 막는다.

헤메다가 이른 아침 노인네에게 물어서 

우회전 우회전하면 강둑 자전거길 만난단다.

결코 찾기 쉬운 길은 아니었다. 

구미보에 도착하니 잠시 쉬었다.

다시 내려간다.

물 한 모금이 휴식 간식이다.

해평면 은행나무 길이 노랑 요이불 깔렸다.

지나가는 행운이 기쁘다.

산호대교를 건너 구미시내로 진입한 후

구미 조선중기 성리학자 여헌 장현광 선생기념관에서 

또렷한 몸가짐 여헌 선생 동상 담고

건너편 유서깊은 인동향교와

강가 은행나무 노오란 동락서원 건너다 보고

동락공원 큰 강변공원에 파크골프장이 만원아다,  

계속 달려서 칠곡보에 와서 쉬었다.

공원에 핑크뮬리가 털옷처럼 곱다.

칠곡군은 왜관전투로 동란중 격전지중 격전지다.

강변엔 국제평화도시를 상징한다.

 

동락서원 은행나무
여헌 장현광 선생 상

 

강변길 따라내려오면 

한국동란 상징물 왜관철교 국가문화유산으로 남았다.

지금은 자전거와 인도로만 활용되고 있으나

철제 보들이 얽혀 튼튼하지만 총탄자국은 버릴 수 없다.

동란중 한 때 끊어졌던 다리다. 

왜관강변공원에도 핑크뮬리가 많다.

강변 언덕길 달려내려오면

대구 달서구 벼랑아래 자전거길 재미있다.

하목정앞 정자에서 자전거객 만나 정담하고 

하빈공원 강안 숲길 하염없이 저어 

산언덕배기 태양광발전기 둘러진 길 돌아

강정고령보 도착하니 사람들 점심시간 

들깨칼국수로 점 찍고

강정보를 넘어 고령 다산제를 달린다.

사문진교를 넘어서 옥포 제방길 달려 

달성보를 보며 쉬었다.

달성보를 건너지 말고 직진하여

논공공단 앞을 둘러 돌아

강벽 자전거길로 현풍 도심을 관통하여

구니산 아래 세운 도동서원을 향하는 길 

다람재 넘던 고통은 지금은 도동서원터널을 뚫어 

휑하니 닿으니 도동서원 수월루 수리 중이고

입구 은행나무 노오란 잎이 바닥을 장판처럼 꾸몄다.

한훤당 김굉필과 한강 정구를 배향한 최대규모 서원이다.

사람들이 많이 깔려 논다.

사진만 몇장 찍고 바로 출발한다.

자전거길은 구지면 강안방천길을 빙돈다.

강변 억새꽃이 만발했다.

강변길 돌다가 이노정 담고 

벼랑길 오르내리다가 

덕곡교를 만나고 옥야시장통으로 빠져 

옛 학부모 노재선 대림한약방 사장님

만나서 서로 반기며 안는다.

이제 얼굴이 쪼글쪼글 늙었다.

내보다 8년 연장자이니 그럴만 하다.

사모님이 아파 병간호해야하고 

아이들 손님처럼 왔다가 가니 

손수 밥 빨래 약사노릇에 농사까지 짓는단다.

참 따뜻한 마음을 주었던 고마운 학부모였다.

그때 그 추억 이야기하다가 또 떠난다.

벌써 밤이 깜깜해 졌다. 

깜깜한 합천창녕보를 건너서

합천 청덕면으로 감돌아 

적포마을에 불빛만 몇 개 반짝이고 

겅건너 이방면 현창리 가무창마을 

현창초 학구 맨 윗쪽 마을이었다.

이제 가구도 몇 집 안 되는지

가로등 두어 개만 깜박거린다.

도로를 따라 달려서 적포에 다다르니 8시경 

강명호 만나 정 나누고 동생 경호 물으니 

이남장터에 산단다. 

오라고 연락하니 왔다'

옛 피색은 있되 거리에서 만나면 모르겠다.

졸업후 처음 만났다고 넙죽 절한다.

현창초 4회 졸업생이다. 

한참 이야기하고 동기들 묻고 돌려 보냈다.

모두 잘 살도록 기도하는 맘

담임의 본성임을 전했다.

도일장 얻어 따뜻한 방에서 몸 지지며 재웠다.

연속 무리한 일정도 몸에는 큰 고통이 없다.

젊은이 처럼 간직하고 싶다.

 

칠곡보 핑크뮬리 밭

 

11월 22일 닷샛째 새벽 5시되기전에 나왔다.

오늘 마지막 날 

빨리 가서 가족을 보고싶다.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하는 사람이다.

밤길 도로를 택하여 간다.

의합로 적교에서 고개 넘어 여배리로 

다시 더 나아가서 오소교 건너서 

동네 개들 짓어대는 평화로운 새벽 마을

마을 가로등불이 가물댄다.

6.25격전지 작은고개 숨이 끊어질듯 참고 저어

박진대교로 비탈길 달려가 

낙동강을 건너니 창녕군이다.

반포둑길을 따라 새벽 밤길 달리다가 

창아지 영아지까지 가서 

개비리길벼랑길에 자전거와 걷는다.

서로 기대며 걸으니 인물교류다.

좋은 친구같은 느낌으로 무서움도 쫓는다.

대밭속 여양진씨 허물어진 회모재

머리가 쭈삣 서는 댓잎 속삭임

구비구비 잔자갈 걸어야만 하는 옛길 산책이었다.

남지 합강지역에서 남강물 하얗고

수변공원 회전로를 따라 새파란 유채꽃 

봄을 기다리며 초록밭이다.

따오기 모향이 예뻐 찍었다.

창녕 남지철교
은행나무길

 

남지철교 6.25 때 끊어진 3번국도 다리

국가유산으로 지정되어 바닥도 다시 포장했다.

예전 남지살 때 매일 저녁 산책코스였다.

도로를 따라 칠서공단에서 순두부 아침 먹고

천계마을 국화꽃 봉사를 하는 칠서면사무소 

대국들이 줄서서 길손을 맞는다.

안기마을을 둘러 유원마을 오곡들판 길로 잘 왔으나

그런데 웬걸 뒷바퀴 바람이 빠졌다.

장비 꺼내고 물통은 주변에서 주워 물 뜨고

담가보니 펑크다.

쇳조각이 타이어에 박혔다.

해체하여 때우고 바람 넣었더니 새지는 않는다.

타고 출발하자말자 또 빠지고 만다..

끌고 오다가  공장지역 고마운 분 만나 

공장 공기펌프기로 넣어주니 뻥 터지며

바로 자리를 잡는다.

바람이 안샌다. 감사하게 

몇 차례 고맙다고 말 감사하고 

광려천변을 올라 마재고개 지나고

집에 돌아오니 정오가 안 되었다.

일찌기 돌아왔다고 반긴다.

4박 5일동안 거사

북한강 남한강 새재, 낙동강 이어 걷기

무사히 완수했음은 아직도 쓸만한 몸이라는 걸 느낀다.

무사히 빌어준 사람들

길을 안내해준 길손들

잘 재워준 모텔주인들

모두 모두 고맙고 친절했다.    

 

칠서면사무소 국화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