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자전거산책

낙동 청춘들의 폭풍우 모래뺨 맞고 탄 제주도 일주 라이딩

황와 2019. 4. 11. 02:10

19.4.8-10 낙동자전거 제주도 일주 240km 라이딩하다./264

             코스  : 마산 -고흥 도양읍 녹동항-(아리온제주호)-제주항- 용두암-애월읍-한림면-한경면-대정읍-

                      두바퀴게스트하우스(1박)- 송악산(모래폭풍우)-서귀포-법환마당-쇠소깍 -표선해안-성산포

                       (핫플게스트하우스 1박)-구좌읍-김녕읍-함덕해수욕장-제주항-녹동항-마산  

            동참자 :  7명 (낙동 청춘 라이딩 동호인, 나, 일증, 정화, 상근, 학찬, 찬호, 남석)


모처럼만에 제주도 순환라이딩 결의 손 잡는다.

일곱 예칠순 청춘들 모두 발악이다.

그 속에 내가 끼워드니 영광이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부담이다.

부딪히면 잘 되겠지

기대는 목표가 된다.

친절히 첫새벽녁 우리 집 앞에서 실어다 준다.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과

새벽 검은 얼굴로 인사 나누고 

섬진강 휴게소 화장실에서 통성명했다.

긴 고흥까지의 고속도로 길

일정 계획 서로 나누며 동행했던 전국일주 떠올렸다.

꺽다리끼리 동류항으로 만난 신실(信實)한 사람 

이번 여행 기대를 내 어깨에 얹는다.  

8시경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에 자전거 내린다. 


             


첫 만남의 다짐은 첫 식사 자리

대원식당 백반 메뉴 갈 때마다 고정 메뉴였다.

우리 입맛에 반찬과 음식이 적격이다.

만나고 보니 모두 듬직한 친구가 된다.

잔 맞대고 건승 다짐했다.

예약된 배표 들고 배 꽁무니로 타고선

말을 붙들어 매고나니 옛배 남해페리보다 커졌다.

이 배는 제주아리온호 남해해운 소속이다.

하루 9시 녹동항 출항하여

12시 반경 제주항 도착하고  

오후엔 4시 반경 제주항 출항하여

저녁 8시 반경 도착하는 배다.

우리 자전거 매니어들에겐 제주도 여행에 딱이다.

배낭 가방 베고 선실에 누우니

사람들 시끄런 소리가 귀에 자장가다.

새벽 4시 선잠으로 온 피로가 눈을 감는다.

출발전 녹동항 전경도 볼 생각이 없다.

미금대교 다리 밑으로 통과하며 

지도상 남해수로를 거닐고 있었다.



정오경 모두 일어나 앉으니 

멀리 제주도 바다에 떴다.

마치 방패를 엎어놓은 형상 

한라산을 순상화산(楯狀火山)이라 부른다. 

제주항에 12시 20분경 내려준다.

제주항 100주년 탑 앞에서 기념촬영 입항신고 했다. 

바로 출발 부둣가 식당에서 점심 해결하고

첫길 내가 만들어 앞 서서 달렸다.

바닷가 물소리가 가슴을 때린다.

시꺼먼 바위는 먹을 갈아 

천만 년 억겁 아픈 사연 붓에 찍어 

우리 가슴 하얀 화선지에 사연을 쓴다.

영원히 추억으로 남길 아름다운 작품을

용두암에 도착하여 확인 받고

제주도 순환바퀴 길 정식으로 출발했다.

푸른 선을 따라 달리면 된다고 ....... 

 

                                                                                             (용두암)

다시올 수록 바닷가 점포는 더 늘어간다.

제주국제공항 곁으로 꺾어드니

비행기 뜨고 내림이 눈 안에 든다.

딱딱 새 쫓는 폭음도 정겹다.

해안으로 다시 나가서 바닷가를 따라 돈다.

곰보 현무암이 우글구글 바다를 갉고 있다.

사각돈대 마을마다 역사를 지키고

해안 아래 검은 돌벽집엔

숨비소리 그친 해녀들 옷 갈아 입고

바닷가 용천수 우물 옛 섬마을 생활터 그대로다.

조개껍질 파도가 부수어 여기 밀려오니

곽지해수욕장 검은 땅에 백사 밀가루 같다.

애월항 지나서 다락쉼터에서 인증받았다.



다시 길을 바닷가로 이끈다.

마을이 우리 가는 길가에 너즐하게 널렸다.

숭숭 뚫린 검은 담이 농토를 지키고 있다.

얕은 토심에도 마늘 양파 탐스럽게 자란다.

동네 사람 다 모인 양파 수확 장면 사진으로 떴다.

섬지방 간기 높은 바람에 마늘 양파가 맛있는가 보다.

마치 남해 마늘처럼

한림읍을 지나 작은 들판 대로를 따라 넘으며 

앞서 달아난 젊은 사람들 따라

숨이 가쁘도록 저어도 꽁무니를 볼 수 없다.

그래도 따라 가야지 

혼자 따로 가는 건 정말 지치고 힘들다.

그래도 간간이 쳐져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배려라는 맘을 읽으며 인내한다.

새로 바꿔 넣은 체인도 자꾸 눈을 넘는다.   

한경면 월령마을 손바닥 선인장 자생지

겨울 지난 빨간 열매가 오돌톨 붙어 익는다.

서쪽 하늘이 밝아오는 해거름 전망대 

채둥이 셋 함께 먼저와 확인 받으니 

선발대 넷 길을 헤매다 우리 떠나고 난 뒤 따라온다.

모르고 까불면 그리 된다는 교훈을 준다. 



    


바다가 슬며시 다가오고 땅이 비스듬히 드러누운

얕으막한 모래사장 협재해수욕장

서서 걷고 다니는 것이 해수욕하는 곳이다.

검은 바위 얕은 물 하얀모래 함께 끼어 노니

마치 어항에 꾸며놓은 축소 모형처럼

아름다운 자연은 사람들을 신기하게 끌고다닌다.

바닷가 휘돌다가 저린 다리를 쉬고픈 자리

엉덩이는 성을 내고 오금지 아려 오는 곳

우리가 쉬고 싶은 즈음

새롭게 만나는 서쪽섬 차귀도 

지난번 왔을 때 해 저물어 찾아간 섬품경 펜션

팔 쳐진 종려나무가 추억처럼 그대로 지켜섰다.

차귀도 구경시키려 자전거로 휘돌더니 

선착장 입구 지는 해에 널린 투명한 오징어 뱃살

선창 풍경에 멋지게 작품으로 떠 보았다.

바닷가 높이 솟은 전망대에 둥근 천체관측소 건물이 보인다.

올라보지 못해 돌아 내려오고만다.


     



다시 바닷가를 돌며 예약해 둔 숙소를 찾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바닷가에 또 새로운 풍광 

풍력발전기가 우뚝 줄지어 섰다.

북쪽 김녕에만 있었는데 여기 서쪽에도 섰다.

남동전기발전소 소속이다. 

아래를 지나니 바람개비 날개 돌아가는 소리가 윙윙 운다. 

돌지 못하고 멈춰선 것도 보이니 애닯다.

40미터 고지에 올라가서 비좁은 틈에서

수리하는 수리공 애환을 들은 바 있어 걱정스럽다.

여름이면 찜통에 수리할 곳은 많이 생겨나고

고된 일정에 그 노고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라더라. 

신기리 이리저리 찾아대지만 잘 나타나지 않는다.

두바퀴 게스트하우스 달포전 예약소다.

마중 나와 함께 들녁으로 약 칠팔백 미터 올라가니

같은 그렌드슬램 동호인이 연 두바퀴펜션에 가방 풀고

신기 어촌계식당에서 지글지글 흑돼지 구우며 

첫날 종례 멋지게 마감했다.

몸 풀고 따뜻한 물 샤워로 제주 첫날밤 피곤 안고 잤다. 


    


아침 일어나니 바람이 심상찮다.

창밖 나무가 휘청휘청 춤을 춘다.

제주도 토박이 주인 왈

오늘 백 프로 바람 안고 가야한단다.

또 비까지 뿌릴 기세니 걱정이다.

모두 비에 대한 무장 단단히 했다.

모두들 악천후 라이딩 경험이 적은 분들이라

서로서로 조언을 했다.

남주인이 만든 간편한 조식으로 배만 불리고 

안주인 여자는 번득이지도 않는다.

7시 출발 바람이 휘청휘청 핸들을 꺾는다.

바닷가로 나가니 더 세어진다.

동쪽으로 가는 길 바람이 가슴에 와서 안기니 숨이 멋을 듯

아무리 저어도 자전거 속도는 10 미만

온 몸이 녹초가 된다.   

가야할 길 어쩌랴!

어제 같이 가 주었던 친구들도

오늘은 앞무리 속에 뭉쳐 달아난다.

확실히 꽁지에너지는 

선두 에너지보다 두 배 힘이 드는 걸 체험했다.

지금껏 라이딩에서 내가 길 개척 인도자라서

앞서 갔지 뒤에 따라간 일이 없기에 그렇다.

이제 젊은이와 동행하는 게 아니라는 자각이 뜬다.

모슬포 지나 휘도는 송악산 낮지만 고개다.

아픈 엉덩이 고통과  자꾸 앞선 바람과 

혼자 앞선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흔적

그러나 도와주겠다고 기다려 주는 정화씨 친절에 

고마움 용기가 되어 고개를 넘으니 

고래떼 배를 뒤집는 너울파도 나를 향해 몰려온다. 

겨우 송악산 확인 받고 출발했다.


    


여기는 제주도 최남단 

가파도 마라도 여기서 출항하고 

형제섬 가즉히 앉았지만 오늘은 온통 난리법석이다.

그렇게 성난 파도는 처음이다.

아니 그렇게 성난 모랫바람 

내 오른 빰을 무지막지 때려댄다.

눈에 들까봐 오른 눈 감고 바람 모래 맞았다.

따끈때끈 살결이 아프다.

바람은 내 겉옷 마져 벗기려 든다.

지금은 햇볕과 바람의 내기 동화가 현실이다.

마치 사막 모래바람을 경험하는 신세다.

그래도 대열은 나만을 남기고 잘도 달아난다.

모래알이 길섶에 모여 모래밭을 만들고 있다.

사계항에 도달하니 모래사장이 없어 때림을 멈춘다.

바람은 파도를 통해서 더 거세진다.

콧속에 귓속에 온통 모래알이 나온다. 

삼방산으로 오르는 오르막 길 

다행히 등 뒤로 바람이 떠 미니 좀 쉽다.

유채밭에 젊은 카메라들이 노오란 풍광 치마를 날린다.

삼방굴사에 오른 추억 되새기며 

동백꽃 나무에 피고 땅바닥에도 피고

안덕면 내리막길 쉬면서 달렸다.

최악의 코스 악천우가 만들었다.


     



가다가 기다려 주는 덕분에 위안 만들며

화순 안덕 계곡 공원에서 구경할 여유도 없이 

그들은 첫길이라 푸른 선을 따라 무조건 달아나 버렸다. 

서귀포 시내의 길은 오르내림이 더 심해진다.

마치 물결을 탄듯 힘들게 올라가면 또 쉽게 내려가고 

가는 길마다 잦은 네거리로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차들에 조심해야 하는 길이다.

자전거 펑크 발생 모두 모여 빵구장이 해결한다.

축 늘어진 노오란 밀감이 탐스럽게 관광객 유혹한다.

간간히 빗가루 뿌리기 시작한다.

모두 비닐우의 덮어쓰니 펄럭대는 소리 주변 소리를 막는다.

바람은 끊임없이 가슴을 파고 든다.

싫어하는 이를 안는 지긋지긋한 모습이다.

속도 즐기는 자전거가 리야카를 끄는 모습이랄까?

중문단지 들어서니 문은 보여도 집은 보이지 않는다.

관광단지 규모가 그 만큼 커진 모습이다.

구름비 괴물 꺼내들고 아직도 그 노래하는 그들

강정마을 그만큼 괴롭혔으면 그만해야 할텐데

아직도 그 타령 무슨 주술처럼 널어놨다.

누구를 위한 먹거리 장터인가?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선동하여 국민을 우롱한다.

주변 안내판이 무슨 폭포 안내하지만

거기를 들릴 여유가 한 치도 없어 달아난다.

절경 찾아 도는 자전거길

믿거나 말거나 전시관 네거리서 꺾어 지나  

해안가에 범섬 떠서 우릴 굽어 기다리는 곳

거기가 법환포구 다섯번째 사인을 찍었다.


    

    


좋은 경치엔 해녀문화쉼터 자리하고

여러 조각물이 제주도 해녀문화 사진을 담게 한다.

좁은 마을길 돌아 오르면 시내 간선도로 만나고 

서귀포 시내 해안 절벽길을 평행으로 달린다. 

해안선가 제7 올레길을 따라돈 절경

거기에 숨었으되 자전거로는 볼 수가 없다.

외돌개 안내판도 보인다.

7시 나선 폭풍우와의 싸움에 모두 기진맥진

허기진 배를 길가 흑돼지 근사한 전문점에 들어

먼바다 창밖으로 보며 멋진 잔치 기력 채웠다.

모두들 신나는 첫경험 고생이지만 재미난단다.


    

   

      몸은 천 근이지만 목표가 길을 쫓는다.

이제 따라가기보다는 내 수준으로 달리기로 했다.

내가 가는 것이 기준이다.

이미 아는 길이기에 길 잃을 염려 없으니 맘이 넉넉해진다.

여유가 자산이 되니 피곤이 덜하다.

앞서 간 원망이 하나도 없어진다.

비우면 이리 편해지는 것을,

마치 약천사에서 빌고 온 기분으로 세상을 만난다. 

서귀포 중심가 서귀포컨벤션 로타리 지나

아프리카 전시관 스치고

진시왕 불노초 신하 서복 다녀간 기념관

중국 시진핑 주석이 다녀가며

자기 나라 역사 유적을 보고 좋아했단다.

오늘도 중국인관광객이 한 무리 지난다.

시간이 없이 먼나무 붉은 열매 보며 지난다. 

찌질대는 비와 바람은 그칠 줄 모른다.

땀이 비가 되어 온몸이 젖었다. 

최고의 오르내림이 있는 소롯길

내리쏫아졌다가 솟아오르기를 두서너 번

만이 육지안으로 파고든 명지

쇠소깍에서 사인을 한다.

비가 귀찮아 사진찍기도 그만 그친다.

아는 난 그 정경 꺼내오지만

같이 간 친구들은 아무 것도 모른 채

오로지 길바닥만 보고 달린다.

그게 내가 보니 안타까와진다.

제주 풍광 보러 왔다가 길바닥만 보고 가다니 

비바람에 어쩔 수는 없다.  



    


                                                                                                               (쇠소꽉)

또 맨 앞에서 달려본다.

쇠소꽉교 지날 즈음 바위 돌벼랑에 모두 탄성을 지른다.

이제 제주해안순환도로를 따라 돈다.

새 대롯가에 자전거도로 드나드는 마을길 농로따라

돌출로 이어 타기 신경이 곤두 선다.

특히 나에겐 끊임없이 저어 오르는 오르막길

저멀리 고개 오르면 또 고개

감귤나무 밭, 감귤 판매소 총총 제주감귤 집산지를 스친다.

서귀포읍 지나 남원면 뛰어 오르는 빗물 맞으며 

엉덩이 아프게 무료한 직선길 달린다.

자동차들이 약을 올리며 질주한다.

가슴이 터질듯 저려온다.

그래도 한여름 열 오르는 땡볕 길보다 견디기가 낫다.

물이 발린 도로라 마찰력도 적어 시원하면서 편하다.

단지 안기는 바람은 자꾸 날 잡는다.

이미 골찌로 포기한 몸 기대가 없다.

가까운 듯 먼길 표선면 해안로로 꺾어 든다.

바닷가를 피해 가니 방풍림이 바람 조금 덜어주더니

바닷가에서 파돗소리가 더하여 더 잡는다.

푸른 줄 따라가자니 어쩌랴 !

표선면 해안로 해수욕장 제주민속촌 입구다. 

하얀 조개껍질 부셔져 몰려온 모래 

눈처럼 부드럽고 희다.

제주에서 가장 큰 모래사장이다.

인증센타 사인 받자마자 또 떠난다.  




오늘 최종 목적지 성산 일출봉 기도하며 달린다.

북부지역에 오면 비린내 풍기며

하얀 백옥수 쏟아내는 곳

거기는 바로 육상 양어장이다.

여기 일대가 많은 양어장 산업이 집중해 있다.

비는 그칠 줄 모르게 가루를 뿌리고

온 몸은 젖어 질척거린다.

발은 퉁퉁 불어 터진듯 부풋하다.

이제 해는 자꾸 저물어져 가고

자동차도 자전거도 불을 켜고 달린다.

남은 거리 20여킬로 그래도 많이 남았다.

이제 섭지코지 네거리 만날만 한데 나오지 않는다.

가다가 도로를 다시 공사하고 포장하다가 보니

푸른색 페인트 모자랐는지 우리 갈길이 없어지고 만다.

몇 번이나 잃었다가 날 찾아 오지만

오로지 나만 초지일관 느릿한 속도로 멈추지 않고 이끌었다.

성산포 들어가는 입구 발견하고

쉼없이 달려가니 기다리는 숙소 주인이 자동차 끌고 마중나왔다.

예약해 둔 핫플게스트하우스

호텔 뒤에 숨어있더라 

일출봉 목표 지표점이 가까이 다가와 선다.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새앙쥐 차림으로 숙소에 들었다.

우리가 얼마나 기다린 기대였는지 

그 세찬 비바람 폭풍 이겨내고 개선한 용사들이었다.

저녁식사 삼겹살 파티 무한 리필도 

피곤과  융숭한 접대에도 입맛이 당기지 않더라.

젖은 옷 신발 탈수하고 

수건에 싸서 지근지근 밟아 방에 걸고 선 

게스트하우스 아랫층 침대에서 죽어야했다.

빨리 죽는 자가 잘 재생함을 배운다. 


    


새벽 게스트 하우스 조식은 스스로 굽는 토스트 식사다.

우리 총각 출신들이 잘도 해낸다.

빵 서너 조각에 치즈, 겨란 후라이 그것도 성찬이다.

그러나 노인들에겐 밥이 주식이다.

다시 7시 출발 먼저 나선다.

빗방울 가루는 오늘도 바람을 타고 때린다.

조류를 건너는 다리 위 성산포 다녀간다는 확인 받았다.

이젠 건너편 우도 바라보며 종달새 우는 항구를 지난다.

종달리 종달항 꾀꼬리가 따라오며 운다.

해안가 집들은 뜸한데도 해녀들은 조각이 되어 해안을 지킨다.

해안선 구비마다 따라 도니 바다는 거친 파도 계속 밀어댄다.

바람은 바뀌어 북동풍으로 부니 또 가슴에 안긴다.

제주해안에 널린 그 많은 펜션, 찻집, 간이식당 걱정스럽다.

그 많은 자리 언제 채워질 건지 공실(空室)이 대부분인 것 같다.

비싼 돈 투자하여 겨우 입에 풀칠하는 사업 열었다가

나중 패망하여 거지되는 상황 연상한다.

결론이 바로 눈에 보인다.

너무 많으니 걱정일 수 밖에 없다.





제주 북부해안을 도는 길 정말 평탄하다.

해안이 바다로 침몰한 곳

절벽이 없이 바다로 나간다.

거기에 바다는 모래를 실어와 흰 해수욕장을 만들어 준다.

구좌읍 별방진 마을 검은 성터가 우뚝하다.

제주 방어진이 확실히 있었던 유적지다.

관광객 아침 걷기하러 한 두명 나왔다.

마을마다 썰물에 톳과 우무가사리 체취에 모여 공동 작업이다.

바닷물이 어제 파도에 파래 해초를 길바닥에 던져올렸다.

오늘은 구좌읍 장날인지 수산장이 매우 크다.

해안을 돌고돌아 김녕읍으로 향하니 

신재생에너지 집단발전소 풍력발전기 웅웅거린다.

바다 가운데 선 건 꼼짝도 안 하고 섰다.

어촌계에서 만든 소박한 공원도 그저 스치고 만다.

김녕해수욕장에서 아홉 번째 확인 받고 

창원 문성고 수학여행단 아이들 만났다.

아이들 예쁜 얼굴인데 입술 화장 안한 애 없다.

고교 선생님 노릇 참 힘들겠다.  

김녕읍내에서 해변도로 버리고

김녕동굴도 볼만한데 버리고  

순환도로 확장로 타고

제주행 길에 올랐다.



    


오르내림이 있는 도로를 따라 걸으며

이미 먼저 보낸 이들 걱정하며

해안가 언덕에 솟아있는 망대

오늘의 해안 경계소 였겠지

조천읍에 들어가니 제주시와 이웃이라  도시내음이 난다.

함덕해수욕장으로 길을 뻗어가니

마지막 인증소 도장 받고 

해안로 번화한 길 푸른 표시 실종하여 머무는 사이

아는 길로 이끄니 마지막에 선두가 된다.

다시 길은 해안으로 달리다가 

또 위로 솟아 올라오니 바로 조천읍에 있는

제주 3.1독립운동기념관을 만나게 한다.

거기가 독립운동 발상지였던 모양

우람한 건물이 엄숙미 난다.

제주 정랑 막대를 걸친 모형이다.

조천읍에 또 하나의 공원 4.3사건 기념관

제주의 폭동 진압 사건이다.

요즈음 70년이 지난 지금

미친 놈들 그 사건이 갑자기 논란을 만든다.

이 사건 분명 국가에 반발한 남노당 일당에 

그를 제압하기 위한 국가권력의 부득이한 제압으로 양민이 죽었다. 

그 발단 원인자들 모두 다 죽은 지금 와서

무슨 기준으로 해결하려는 건지 기념관 스치며

내 입에 혐오의 말이 뛰어 나온다.

국가 예산을 잘라먹자는 뻔한 술수이다.

만약 그 원한 있다면

예전처럼 범죄자를 부관참시를 해야 할 것 아닌가?

조용히 있는 사람들에게 가해한 사건인가?

누가 증인이 될 건가?

이제 역사는 덮을 건 덮고 가야 한다. 


    


다시 순환도로를 따라 돌다가

푸른 선이 바닷가 검은 모래해안으로 끌고 간다.

난 내려갔다가 올라올 기운이 없어

도로 자전거길을 따라 시내를 향해 달렸다.

지나치다가 작은 길 출입지점에서

주차된 자동차에 가려져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나온 차량에 급블레이크

반동에 몸이 자동차에 부딪히니

용하게도 팔굽으로 막았다.

아찔한 순간 온몸 휘두르니 별 이상이 없다. 

혹시나 해서 서로 전화번호 주고 받고

오현고등학교 정문에 와서 앉아 쉬었다.

오르막이 긴 사리봉 길 버리고

시내 중심로 제주항길 따라 도니  

제주항에 내가 먼저 도착하여 그들 맞이했다.

그들 오다가 자전거 펑크 나서 3번째 수리했단다. 

장장 240km 대장정

2박 3일간 혹독한 길 마쳤다.

참 우리들도 대단한 사람들이다.

새완도식당에서 잔 부닺히며 점심 서로 위문했다. 

돌아오는 배는 4시 반 제주항 출항

다행히 안심하며 배에 몸 실었다.

피곤에 선실에 누워 잤다.

제주해협을 지나니 울렁울렁 배가 흔들린다.

곁에 농림부 퇴직자와 하동 횡천 여인 내외 

제주도 50일간 장기 거주 후 상륙한단다. 

이것저것 사는 방식 나누었다.

밤 8시 20분경 녹동항에 푼다.

항앞 돼지국밥집에서 순대국밥으로 채우고

자전거 눕히고 섬진강에서 서로 이별하고

집에 도착하니 11시 50분경

기다리다 쓰러져 자는 아내 깨우지 않고

여행 기록 열자마자 쓰러지고 말았다. 



    

                                       (제주 오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