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2 혁구습장(革舊習章)

2. 革舊習章(혁구습장)

 

人雖有志於學 而不能勇往直前 以有所成就者 舊習有以沮敗之也

 인수유지어학 이불능용왕직전 이유소성취자 구습유이저패지야

 

사람이 비록 학문에 뜻을 가지고 있으나

용감하게 곧바로 나아가 성취하는 바가 있을 수 없게 하는 것은

낡은 습관이 있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주) 沮(저) 막다, 그치다, 새다, 적시다, 담그다

주) 敗(패) 무너지다, 깨뜨리다, 헐어지다, 해치다

주) 沮敗之 그것을 막아 무너뜨리다, 之는 志를 가리킨다.

 

舊習之目 條列如左 若非勵志痛絶 則終無爲學之地矣

 구습지목 조열여좌 약비려지통절 즉종무위학지지의

 

구습의 목록을 조목조목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만약 뜻에 힘써 이것들을 과감히 자르지 못하면

끝내는 학업을 이룰 여지가 없을 것이다.

 

주) 如左 왼쪽과 같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내려쓰는 한문의 특성

주) 勵(려) 힘쓰다, 권장하다

주) 痛(통) 힘을 다하다, 간절하다, 몹시, 매우

주) 地 처지, 처해 있는 형편

 

其一 惰其心志 放其儀形 只思暇逸 深厭拘束

 기일 타기심지 방기의형 지사가일 심염구속

 

그 하나는 마음과 뜻을 게을리하고 몸가짐을 함부로 해서,

그저 한가하고 편안하기만을 생각하고 몹시 속박을 싫어하는 것이다.

 

주) 惰(타) 게으르다

주) 放 방자하다, 멋대로 하다, 내버려 두다

주) 儀形 몸가짐, 예의에 맞는 차림새

주) 儀(의) 거동, 법도, 법식, 본보기, 예절

주) 暇(가) 겨를, 틈, 한가하다, 한가히 놀다

주) 逸(일) 편안하다, 숨다, 달아나다

 

其二 常思動作 不能守靜 紛紜出入 打話度日

 기이 상사동작 불능수정 분운출입 타화도일

 

그 둘은 늘 움직이는 것만 생각하여 조용하지 않고,

분주히 드나들고 떠들며 날을 보내는 것이다.

 

주) 守(수) 머무르다, 지키다

주) 紛紜 시끄럽고 떠들썩함

주) 紛(분) 어지럽다 紜(운) 어지럽다

주) 打話 이야기를 하다, 打는 동작을 나타내는 조사

주) 度日 세월을 보냄, 날을 보냄

 

其三 喜同惡異 汨於流俗 稍欲脩飭 恐乖於衆

 기삼 희동오이 골어유속 초욕수칙 공괴어중

 

그 셋은 같은 것을 좋아하고 다른 것을 싫어하여

예전부터 내려오는 누속에 골몰하고,

조금 고치려고 하다가 남들에게 따돌림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주) 惡(오) 미워하다

주) 汨(골) 빠지다, 골몰하다, 물결

주) 流俗 전해오는 풍속, 세상의 풍속

주) 陋俗(누속) 더러운 풍속

주) 稍(초) 조금, 약간, 점점, 차츰차츰

주) 脩(수) 수양하다, 삼가다 = 修

주) 飭(칙) 삼가다, 바로잡다, 정돈하다, 닦다

주) 乖(괴) 어그러지다, 단절되다

 

其四 好以文辭 取譽於時 剽竊經傳 以飾浮藻

 기사 호이문사 취예어시 표절경전 이식부조

 

그 넷은 글이나 말로 시속에 칭찬받기를 좋아해서,

경전을 표절하여 알맹이 없는 글로 꾸미는 것이다.

 

주) 剽(표) 도둑질하다, 훔치다, 깎다, 찌르다, 겁박하다

주) 竊(절) 훔치다,

주) 飾(식) 꾸미다

주) 浮藻 물에 떠 있는 마름, 즉 미사여구

 

其五 工於筆札 業於琴酒 優游卒歲 自謂淸致

 기오 공어필찰 업어금주 우유졸세 자위청치

 

그 다섯은 편지 쓰기에 공을 들이고,

거문고를 타고 술 마시는 것을 일삼아 하면서

하는 일 없이 세월을 보내면서

스스로 맑은 정취가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주) 札(찰) 편지, 패, 조각, 뽑다

주) 業 업으로 삼다, 일삼다

주) 優游 하는 일 없이 한가롭게 지냄

주) 卒歲 한 해를 마침

주) 致(치) 풍취, 경치, 정취, 이르다, 다하다, 이루다

 

其六 好聚閒人 圍棋局戱 飽食終日 只資爭競

 기육 호취한인 위기국희 포식종일 지자쟁경

 

그 여섯은 한가한 사람을 모아 바둑과 장기 두기를 좋아하고

종일 배불리 먹으면서 그저 다투는 것을 일삼는 것.

 

주) 圍棋局戱 바둑, 장기 놀이

주) 資 돕다, 취하다, 주다, 쓰다, 재물, 자본, 바탕, 도움

 

其七 歆羨富貴 厭薄貧賤 惡衣惡食 深以爲恥

 기칠 흠선부귀 염박빈천 악의악식 심이위치

 

그 일곱은 부귀한 것을 부러워하고 빈천한 것을 싫어하여

허름한 옷과 음식을 몹시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다.

 

주) 歆(흠) 부러워하다, 탐내다, 흠향하다

주) 羨(선) 부러워하다, 탐내다, 사모하다, 비뚤어지다

주) 厭薄 밉고 싫어서 쌀쌀하게 대함

 

其八 嗜慾無節 不能斷制 貨利聲色 其味如蔗

 기팔 기욕무절 불능단제 화리성색 기미여자

 

그 여덟은 즐기는 것과 욕망에 절도가 없어 끊어 억제하지 못하고,

재물, 이익, 노래, 여색 그 맛을 달콤하게 여기는 것

 

주) 嗜(기) 즐기다, 좋아하다, 탐하다

주) 蔗(자) 사탕수수, 감자, 감미롭다

 

習之害心者 大槪如斯 其餘 難以悉擧 此習 使人志不堅固 行不篤實

 습지해심자 대개여사 기여 난이실거 차습 사인지불견고 행부독실

今日所爲 明日難改 朝悔其行 暮已復然

 금일소위 명일난개 조회기행 모이부연

 

구습 중에 마음을 해치는 것이 대개 이러한 것이고,

나머지는 여기에 다 들기 어렵다.

이런 습관이 사람들의 뜻을 견고하지 못하게 하고

행실이 독실하지 못하게 하여

오늘 행한 것을 다음 날 고치기 어렵게 하고,

아침에 그 행실을 뉘우치고 저녁에 또 그대로 하니,

 

주) 悉(실) 모두, 다

주) 悔(회) 뉘우치다

주) 暮(모) 저물다, 밤, 저녁, 해질 무렵

주) 已 이미, 벌써

주) 復 다시

 

必須大奮勇猛之志 如將一刀 快斷根株 淨洗心地 無毫髮餘脈

 필수대분용맹지지 여장일도 쾌단근주 정세심지 무호발여맥

而時時 每加猛省之功

 이시시 매가맹성지공

 

반드시 용맹스러운 뜻을 크게 살려서 한 칼로 통쾌하게 뿌리를 끊어 버리듯이

마음의 본바탕을 깨끗이 닦아서 털끝만큼도 남은 줄기가 없게 하고,

수시로 늘 맹렬히 반성하는 노력을 더하여

 

주) 奮(분) 떨치다, 힘쓰다, 분발하다, 명성을 드날리다

주) 將 ~으로 株(주) 근본, 뿌리, 그루터기

주) 心地 마음의 본바탕

주) 毫髮 아주 작은 물건을 가리킬 때 쓰는 말

주) 髮(발) 터럭, 머리털

주) 脈(맥) 줄기, 맥, 맥박, 혈관

 

使此心 無一點舊染之汚然後 可以論進學之工夫矣

사차심 무일점구염지오연후 가이논진학지공부의

 

이 마음으로 하여금 한 점의 낡은 습관의 더러움도 없게 한 후에

학문을 발전시키는 공부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주) 舊染 오래전부터 배어든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