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자전거산책

쾌청한 가을 라이딩 삼랑진-을숙도

황와 2013. 9. 17. 06:36

13.9.16 낙강벗들 삼랑진서 하구언까지 왕복 라이딩하다/264

 

어디 있어도

있는 듯 없는 듯한 나이

한 곳에 모이면 모두 친구다.

꼭 길가다 만나는 동호인처럼 

간섭하기 싫어

간섭당하기 싫어

괜히 자전거 붙잡고 이른 아침을 열고 나온다.

자유인 (自由人)

내버려 두는 게 상책인 나이

삼랑진 둑 아래 셋이 모였다.

장똘과 검암산 그리고 나

상쾌한 푸른 하늘이 고맙다.

오늘도 기쁨만 한껏 마실 듯

 

 

 

 

셋 모두 새 말 산 지 가즉다.

산악용 자전거 색깔이 찬란하다.

아침 9시경 출발

삼랑진 역을 스치고 

경부선 철도 밑을 지나

낙동강 국토 종주 자전거길에 든다.

작원관(鵲院關) 너머 푸른 녹조

초록 물빛이 하늘을 닮았다.

벼랑 아래 붙어 지나는 철도

그리고 옛 돌길 작원잔도(鵲院棧道) 

자전거 길 강안 데크로드 

양쪽 산과 물 보며 흘러내린다.

원동들 가야진사(伽倻津祠)

옛 나루 밤나무 아래서 쉬고

가을 망초 장대 풀숲

달팽이 그림그리는 길바닥

자개 박은 듯 반짝인다.

참 고급스런 아침

 

 

 

 

다시 벼랑 끝 기적 소리와 함께

기차 따라 달리는 광야

물금 들판 황산언(黃山堰)

옛 흔적 감나무가 섰고

고속도로 다리 밑에서

스치는 자전거맨들 인사 묻고

배 조각 씹으며 기쁨을 쉬었다.

다시 강가 곧은 길

포장로 반반한 게

엉덩이 느낌이 상품이다.  

화명동 산기슭 하얀 아파트촌

낙강(洛江)에 흐르는 강물 손 흔드는듯

키다리 꺼꾸렁한 모습 영판이다.

화명 수변공원

단체 운동 걷기 나선 중학생들

자욱한 줄이 위험에 거슬린다.

마치 내가 있었던 학교 시절 떠올린다.

건강입국(健康立國) 한답시고 

전교생 산 위로 쫓아 올리던 행복론을 

 

 

 

 

구포다리 지나

길이 강둑으로 올라선다.

사상공단이 왼쪽 길을 끌고 

오른쪽으로 강변대로 소음을 끌고

가로수 그늘 양쪽으로 우거진

강뚝 건강 명품로 

찻소리에 갇힌다. 

그림은 앉아 쉬고 싶으나

앞뒤 흐르는 소리에 짜증이 날 듯

고통 참고 주욱 뻗은 길

낙동강 끝점 하구언 멀찌기 보며 달린다.

어느듯 정오를 넘는다.

하구언 수문이 녹색 물을 쓸어 내린다.

을숙도 그리던 종점

하늘 찌르는 기념비 첨탑 위로 

배행기 찔려 지나다닌다.

국토종단 기념비에 기대 인증 샷

우리도 대단한 용사들이다.

 

 

 

 

점심을 찾는데 

점심이 없다. 식당이....

편의점 간편식으로 억지로 때운다. 

아침 늦게 도착한 죄로 내가 한턱

여럿이 먹으니 그것도 꿀맛

잃은 체력 음식 보충 맞춰냈다. 

옛날 을숙도엔 온통 식당 칠갑이었는데 

누가 어제가 십 년이 넘었단다.

다시 오후 2시경 반환점 출발    

간 길 되돌아 오른다.

갈 때보다 길이 길어진다.

엉덩이가 느낌을 대변하니

자주 벤치를 찾아 쉰다.

사람들도 유행처럼 쉰다.

오가는 소식 친절한 말을 베푼다.

동호인 신세 동료의식 배려다.

 

 

 

 

결국 하루를 다 쓴

해 저문 6시경 출발점에 돌아온다.

집에 돌아오니 불빛이 반긴다.

무덤덤한 환영 존재 의미다.

상쾌하게 완수한 느낌

그 맛에 생각을 개척하고

내일도 또 그짓을 하려고

재겸없이 덤빈다.

그걸 도전의 속성이라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