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28 혼자 자전거타고 남강 자전거길 80km 라이딩하다./264
(진주터미널-의령정암-법수백산-가야-내서-마산역)
죽은 자는 할 수 없어도
산 자는 자기를 증명해 봐야 실존이 된다.
일 년내내 벼르고 벼르던 일
가족 몰래 살피고 익혔다.
코스 길 몇 차례나 도상 예행 연습
짝을 찾아야 하는데 나서는 이가 없다.
하는 수 없이 감행할 수 밖에
못하면 평생내내 후회할 것 같아서
D 데이 8월 28일 수요일 오전 6시
불도 켜지 않고 도둑고양이처럼
주섬주섬 배낭에 챙겼다.
알았다면 사방에서 무리라고 말려댔을텐데
미싯가루 타서 마시고
새벽을 열고 나갔다.
진주 가는 첫 차
짐칸에 눕혀 실었다.
대한여객 다행히 넓다.
아침 안개가 강가를 덮고 있다.
오로지 안개를 뚫고 갈 생각만 자란다.
남강변 진주터미널에 도착
중무장하고 말에 올랐다.
남강변의 아침 공기 아늑하다.
강물이 넉넉하고 세차게 흐른다.
진주교 너머 촉석루
강 건너 예술문회회관
푸르게 내려 앉은 대밭 언덕
S자로 휘어져 흐르는 강물
진주 고향 참 아름다운 곳
8년간 어린 추억 목구멍까지 올려 삼킨다.
혁신교
출발 살았다는 증거 수집
뒤벼리 바위 아래 강물따라 가고
새벼리 버스길 벼랑 보며
도동 제방 위 남강 자전거길 싱싱하게 달린다.
진양교 지나 혁신교 현수선이 하프 연주
남강교 지나 금산교 아래로 지나
아침 남강과 달리는 길 물안개 피어 아름답다.
덕오마을 첫 고개 올라
월아리 곧은 길 달리고
외갓곳 관동 마을 앞에선
몸이 편찮으신 외삼촌 내외분
못 뵈옵는 게 죄 짓는 양
속으로 합장하며 내외분 건강 빌었다.
들어가서 잡혔다간 너무 늦어질 것 같아서
단목초등학교 운동장
풀이 우묵한 걸 보니 폐교 되었구나.
길가 비각 눈에 익어 찍고
두 번 째 만나는 버드실 고개
숨이 차니 끌고 넘었다.
유곡(柳谷) 길가에 쌍느티나무
길손을 잠시 잡는다.
앉아 바람 한 점 쐬고
시원한 물 한 모금
달짝지근한 아침 대용 빵 한 조각 문다.
북창 삼거리서 대곡초등학교
이모집이 있던 딱박골 봉평리 지나
봉평지방공단 사이로 비집어 올라가니
못 가본 새길 포장로 대화로
타다가 끌다가 고갯마루
옛날 도둑놈들 득실거리던 자릿대재
돌비만 섰고 아무도 없다.
내려서는 금동마을까지 공짜다.
부모 은혜 고마운 강씨 재실 양인재(養仁齋) 찍고
의령 화정면 상정들 강변 자전거로 걸으며
강 건너 고향 어린 고추 친구 덕이가 사는 안개 마을
안개가 추억처럼 희미하게 안았다.
그게 참 아름다운 소재가 된다.
상정마을엔 왕고모 딸 평일이 아지매가 시집간 곳인데
그 아지맨 십 수년 전에 먼저 가신 소식 들었고
강물은 심심한지
사방을 휘휘 틀며 들판을 만들고 벼랑을 만들고
그 길을 따라 사람들이 땅에 묻혀 살고
그게 자연이라면 개구장이 장난꾸러기다.
화양리 장박교 지나 강변을 돌며
의령 그린 골프장 오늘은 쉬는 날
기계가 구르며 풀을 깎는다.
한 참 내려다 보며 조남에게 전화를 건다.
제 놀이 터전이라고
강변길 돌아 의령 관문 정암루(鼎巖樓) 올라 바람 쐬고
정암철교 건너 함안 땅으로
월촌제 곧은 길 신나게 달리고
황사동 강변길 구비 돌아
백산제 둥근 강변길 건너 벼랑 보며 달렸다.
자전거 쉼터서 한숨 돌리고
백산들 푸른 나락 이삭이 팼다.
활처럼 굽은 제방 다 지나서
백곡교 내려다 보이는 소나무집
더운 몸 찬물 들이키며
가오리비빔국수로
벽에 낙서 구수한 맛 즐겼다.
느닫없이 정효, 완섭 만나 맛집 확인했다.
점심 먹고 바로 출발
갈 길이 아직 멀다.
법수 석무 삼거리 돌아
가야읍으로 산서리 거치고
함안종합운동장 공원 지나
말 탄 이방실 장군 동상 보고
함안시외터미널 곁으로
외종이 사는 천일아파트 찾아
아내 약 로얄제리, 프로폴 두어 병 얻고
자녀 아이들 내외종간 정을 나누었다.
벌통 들고 전국을 도는 뜨내기
고생이 많은 동생 내외다.
한참 쉬었다.
다시 출발 산인면 사무소 지나
학산마을. 한내마을, 모곡마을
늘 궁금한 철로 위의 작은 비각
철로 폐선 되니 올라가 본다.
임란시 김해를 막다가 순절한
초계군수 안 민(安愍) 비각이다.
문화재 찾아보는 취미
날 전국 유적 탐방가로 만들었다.
산인공단로 평탄로 찾아 올라
신당고개 오르는 길
경사진 길은 끌고 오르며
신당고개 함안 창원 경계선
오르막이 내리막 되었다.
바람이 상쾌함이 되었다.
중리역 삼거리까지 날랐다.
다시 오르는 길 마지막 마재고개
천천히 오르는 구슬골 두 개
고개 먼당 삼거리서
내리 쏟아지는 쾌감
그것 때문에 자전걸 탄다.
회성동 삼거리서
석전동으로 건너
마산역 광장 지나
우리집에 도착하니
아침 7시 30분 진주 출발
오후 4시 30분 마산 집 도착
장장 약 9시간 동안 천천히 걸어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피곤해 까라짐 없이
새로운 내 역사 한 페이지 또 썼다.
다음은 서울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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