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자전거산책

남강자전거로 라이딩(진주-마산역)

황와 2013. 8. 28. 22:57

                                                          13.8.28 혼자 자전거타고 남강 자전거길 80km 라이딩하다./264

                                                                       (진주터미널-의령정암-법수백산-가야-내서-마산역)

 

죽은 자는 할 수 없어도

산 자는 자기를 증명해 봐야 실존이 된다.

일 년내내  벼르고 벼르던 일

가족 몰래 살피고 익혔다.

코스 길 몇 차례나 도상 예행 연습

짝을 찾아야 하는데 나서는 이가 없다.

하는 수 없이 감행할 수 밖에

못하면 평생내내 후회할 것 같아서

D 데이 8월 28일 수요일 오전 6시

불도 켜지 않고 도둑고양이처럼

주섬주섬 배낭에 챙겼다.

알았다면 사방에서 무리라고 말려댔을텐데

미싯가루 타서 마시고

새벽을 열고 나갔다.

 

 

 

 

진주 가는 첫 차

짐칸에 눕혀 실었다.

대한여객 다행히 넓다.

아침 안개가 강가를 덮고 있다.

오로지 안개를 뚫고 갈 생각만 자란다.

남강변 진주터미널에 도착

중무장하고 말에 올랐다.

남강변의 아침 공기 아늑하다.

강물이 넉넉하고 세차게 흐른다.

진주교 너머 촉석루

강 건너 예술문회회관

푸르게 내려 앉은 대밭 언덕

S자로 휘어져 흐르는 강물

진주 고향 참 아름다운 곳

8년간 어린 추억 목구멍까지 올려 삼킨다.

 

 

                                                                                  혁신교

 

출발 살았다는 증거 수집

뒤벼리 바위 아래 강물따라 가고

새벼리 버스길 벼랑 보며

도동 제방 위 남강 자전거길 싱싱하게 달린다.

진양교 지나 혁신교 현수선이 하프 연주

남강교 지나 금산교 아래로 지나

아침 남강과 달리는 길 물안개 피어 아름답다.

덕오마을 첫 고개 올라

월아리 곧은 길 달리고

외갓곳 관동 마을 앞에선

몸이 편찮으신 외삼촌 내외분

못 뵈옵는 게 죄 짓는 양 

속으로 합장하며 내외분 건강 빌었다.  

들어가서 잡혔다간 너무 늦어질 것 같아서

 

 

     

 

 

 

단목초등학교 운동장

풀이 우묵한 걸 보니 폐교 되었구나.  

길가 비각 눈에 익어 찍고

두 번 째 만나는 버드실 고개

숨이 차니  끌고 넘었다.

유곡(柳谷) 길가에 쌍느티나무 

길손을 잠시 잡는다.

앉아 바람 한 점 쐬고

시원한 물 한 모금

달짝지근한 아침 대용 빵 한 조각 문다.

 

 

 

 

북창 삼거리서 대곡초등학교

이모집이 있던 딱박골 봉평리 지나 

봉평지방공단 사이로 비집어 올라가니

못 가본 새길 포장로 대화로

타다가 끌다가 고갯마루

옛날 도둑놈들 득실거리던 자릿대재

돌비만 섰고 아무도 없다.

내려서는 금동마을까지 공짜다.

부모 은혜 고마운 강씨 재실 양인재(養仁齋) 찍고

의령 화정면 상정들 강변 자전거로 걸으며

강 건너 고향 어린 고추 친구 덕이가 사는 안개 마을

안개가 추억처럼 희미하게 안았다.

그게 참 아름다운 소재가 된다.

상정마을엔 왕고모 딸 평일이 아지매가 시집간 곳인데

그 아지맨 십 수년 전에 먼저 가신 소식 들었고

 

 

     

 

 

강물은 심심한지

사방을 휘휘 틀며 들판을 만들고 벼랑을 만들고 

그 길을 따라 사람들이 땅에 묻혀 살고

그게 자연이라면 개구장이 장난꾸러기다.

화양리 장박교 지나 강변을 돌며

의령 그린 골프장 오늘은 쉬는 날 

기계가 구르며 풀을 깎는다.

한 참 내려다 보며 조남에게 전화를 건다.

제 놀이 터전이라고 

강변길 돌아 의령 관문 정암루(鼎巖樓) 올라 바람 쐬고

정암철교 건너 함안 땅으로 

월촌제 곧은 길 신나게 달리고 

황사동 강변길 구비 돌아

백산제 둥근 강변길 건너 벼랑 보며 달렸다. 

자전거 쉼터서 한숨 돌리고

백산들 푸른 나락 이삭이 팼다.

활처럼 굽은 제방 다 지나서

백곡교 내려다 보이는 소나무집

더운 몸 찬물 들이키며

가오리비빔국수로 

벽에 낙서 구수한 맛 즐겼다.

느닫없이 정효, 완섭 만나 맛집 확인했다.

 

 

     

 

 

점심 먹고 바로 출발

갈 길이 아직 멀다.

법수 석무 삼거리 돌아

가야읍으로 산서리 거치고

함안종합운동장 공원 지나

말 탄 이방실 장군 동상 보고

함안시외터미널 곁으로 

외종이 사는 천일아파트 찾아

아내 약 로얄제리, 프로폴 두어 병 얻고 

자녀 아이들 내외종간 정을 나누었다.

벌통 들고 전국을 도는 뜨내기 

고생이 많은 동생 내외다.

한참 쉬었다.

 

 

    

 

 

다시 출발 산인면 사무소 지나

학산마을. 한내마을, 모곡마을

늘 궁금한 철로 위의 작은 비각

철로 폐선 되니 올라가 본다.

임란시 김해를 막다가 순절한

초계군수 안 민(安愍) 비각이다.

문화재 찾아보는 취미 

날 전국 유적 탐방가로 만들었다.

산인공단로 평탄로 찾아 올라

신당고개 오르는 길 

경사진 길은 끌고 오르며 

신당고개 함안 창원 경계선

오르막이 내리막 되었다.

바람이 상쾌함이 되었다.

중리역 삼거리까지 날랐다.  

 

 

     

 

 

다시 오르는 길 마지막 마재고개

천천히 오르는 구슬골 두 개 

고개 먼당 삼거리서 

내리 쏟아지는 쾌감 

그것 때문에 자전걸 탄다.

회성동 삼거리서 

석전동으로 건너 

마산역 광장 지나 

우리집에 도착하니

아침 7시 30분 진주 출발

오후 4시 30분 마산 집 도착

장장  약 9시간 동안 천천히 걸어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피곤해 까라짐 없이 

새로운 내 역사 한 페이지 또 썼다.

다음은 서울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