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이동춘
태풍 '나비'가 9월 6일 우리 나라를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장대비와 온 몸을 휘감는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늙은 벽 틈새에서 비가 줄줄 새고 창문이 한없이 울었습니다.
키 큰 낙우송 나무는 빗자루 마냥 하늘을 쓸고 있었고
나뭇잎을 꽃가루 마냥 마구 뿌려댔습니다.
9월 7일 아침 하늘은
금방 세수한 아가 얼굴처럼 푸른색으로 빛나는데
어제의 '나비'가 낸 생채기 흔적은
학교를 온통 쓰레기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 오늘 내 손으로 학교를 아름답게 만들자! "
" 모두 나와 아름다운 학교를 가꾸자! "
우린 전교생과 선생님 교직원이 모두 참가하여
비와 쓰레받기와 걸레로
스스로 아름다운 아침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모두 등과 얼굴에서 땀이 샘 솟으며 신나게 청소했습니다.
어느새 교정은 예쁜 얼굴을 조금씩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정원의 나무도, 흠뻑 핀 백일홍도, 붉은 샤르비아꽃도
그리고 하늘에는 밝은 태양도 우리 학교를 쓰다듬고 있었습니다.
오늘 신나게 아침 청소한 보람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천학교'가 되었습니다.
모두 고맙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가족들이
즐겁게 커 가는 건강한 우리 학교입니다.
나는 늘
여러분의 밝게 웃는 얼굴을
어린 손자처럼 사랑합니다.
[이 글은 경남신문, 진해신문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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