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13 모전(洠栴) 농장에서 감 두 박스 얻어오다./264
생각이 있으면 행동은 드러난다.
조용한 일요일 오후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파리 한마리 창문으로 들어와
나가지 못 해
유리창 안으로 날아다니는 걸 보며
따뜻한 햇볕만 마루에 비쳐 노닌다.
모전에게서 급하게 전화가 운다.
지금 북면으로 놀러 나오란다.
항상 내 곁에서 날 챙겨주는 일가 종인이다.
아내와 함께 가을 구경하자고 하고
북면 온천장으로 갔다.
붉고 노오란 가을이 찬란한 기쁨이다.
전 창북중 앞 모전농장
빨간 감들이 주절이 주절이 달려
가을 풍성한 모습 맘이 부유해진다.
감 따다가 널어 놓은 농부의 심정
단감 대봉감 그리고 무우 몇 뿌리까지
한껏 담아 가라는 그 고마운 심성
염치불고하고 박스에 두 박스 실어준다.
밤낮으로 단감 홍시 맛대로 먹겠다.
달콤함이 모전의 맛이 될 것이다.
많아도 주어야 나누는 배려심이지
말만 앞 세운다고 정이 드는 것은 아니다.
집에 돌아와서 냉징고에 챙겨 넣으며
탐스런 왕감 단감 채곡채곡 쌓아
심심할 때마다 한 개씩 닦아 먹으며
날 생각해 주는 고마운 정
모전이 생각날 것 같다.
아내가 무척 좋아하니 더욱 나도 안심이다.
나누어 먹는 것도 정든 마음
난 내가 줄 게 없으니 마음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