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13 길사랑회 천주산누리길 제2길 걷다./264
코스 : 마산역-제2금강계곡-출렁다리-농암동천-사각정자-만수산허릿길-
구암골 느티나무쉼터(점심)-바위쉼터-천주암위 장승-굴현고개
거리 시간 인원 : 2만 1천 보 14.1km 5.5시간 18명 참가
특색 : 장마가 겨우 하루 든 날 골골마다 물소리 넘쳐 흐르고
맹물 급체로 온종일 산길 피곤함 억지로 버텼던 하루
그래도 완주했음은 대단한 긍지다.
함께 동행해준 길벗들이 고맙다.
어제 억수 소낙비에 갇혀 되돌아 온 후
장마 하늘 구멍 겨우 멈춘 날
부운 발등 달래며 마산역으로 나갔다.
향산에게 두어 가지 걷기 용품 전달하고
역전 광장에서 체조 몸 풀었다.
빤히 아는 길 온 산에 물소리 흘러내릴 게다.
제2 금강계곡으로 들어가는 길
첨망대 앞 정자에서 숨 쉬고
약수터 맹물 한 바가지
꿀꺽꿀꺽 목이 맺힌다.
한참 싱갱이하듯 코로 입으로 물을 쏟았다.
숨을 쉴 수 없다.
겨우 진정하니 온몸의 힘이 쪽 빠진다.
30도 염천에 냉수맛은 역시 시원하다.
안성고개 갈림길
인증 스탬프 남은 하나 찍을 욕심으로
출렁다리 건너서 우리 넷은 계곡으로 직진하고
본대는 산비탈길 따라 올라갔다.
온 산골에 하얀 폭포 넘친다.
소리만 들어도 등목하는 기분
온몸에 냉기 뿌려준다.
그러나 오르막은 나의 최저 콘디션
가슴이 자꾸 데워져 숨이 가쁘다.
터질듯한 참을성도 온 다리에 힘을 뺏어 간다.
나는 정신 차려 걷지만 히줄럭댄다.
함께 가는 길벗들이 간호하듯 걱정해 준다.
돌팍만 있으면 앉아 쉬고
앞 질러 재촉하는 선발대가 얄밉다.
안성고개 넘는 네 갈랫길
스탬프 있다고 자신하고 왔건만
그 자리엔 없다.
더 피곤이 겹쳐진다.
오늘따라 평소 걷던 길이 오르막이 많다.
억지로 따라 가자니 동행자들에게 미안타.
이제 젊은이들과는 함께하지 말아야지
나도 그도 애씀이 상호 폐를 끼친다.
만수산 반 바퀴 허리띠길 돌아
구암골 맨 마지막 쉼터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둘러 앉아 점심 먹었다.
오늘따라 내가 얼마나 고되었던지
밥맛이 모래 씹는 기분이다.
억지로 아내 걱정 덜려고 몇 숫갈 뜨고
처음으로 밥을 남겨서 되싼다.
푹 좀 쉬고 나니 기운이 돋는다.
거기에 스탬프 있어 찍으니 완료했다.
웃음으로 기념 촬영했다.
우리는 참 행복한 사람들이다.
맨 먼저 출발해서 숲길을 이끈다.
평소보다 훨씬 피곤하다.
골마다 내려오는 물소리
팔토시 담가 열을 식힌다.
숲속길 시원한 길
장단지가 불어오르는 피곤이다.
뒤돌아 보지 않고
하늘에 달린 눈망울 땅으로 깔며
거북목 뽑아 내어 묵묵히 걸었다.
앞장 서 걸으니 뒤에서 보면 생생한 사람이겠지.
그러나 난 나와 무던히 싸우고 있었다.
바위쉼터에서 평상에 다리 드리우고
뒷사람 오기를 기다리며 쉬었다.
진드기 있다는 소리에 모두 떠난다.
천주산 허릿길 꼬불꼬불 주름을 잇는다.
올라가면 내려가고 무던히도 길다.
모두 앞질러 가 버리고
맨 끝에 따라 가자니 그것도 가슴 터진다.
너덜렁 바위에 황마카페트 깔린 길
발바닥엔 불이 날 것 같이 부푼다.
평탄로 명품길이라 느낀 그 길도
오늘은 무척 힘이 빠지는 길이다.
천주암 만난다는 목표로
숲길 걷고 또 걷고
맨 꼴찌는 이래서 피곤한 법이다.
앞서 간 사람들이 마디마다 그래도 쉬어준다.
오늘은 난 관리대상자 걸거치는 사람이다.
10년 길사랑 역사에 오늘처럼 비참한 날은 없었다.
천주암 위 편백숲 장승거리에서
그대로 직진 숲길 평안히 내려와서는
굴현고개 정류장에서 마감했다.
약 2만 천 보, 14km 걸은 거리가 멀기도 하다.
5시간 반동안 몸과 싸우며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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