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좋은자료실

아버지의 언어들 /신성균

황와 2020. 3. 7. 02:43

    아버지의 언어들


                                              / 신성균 (서울)


아버지!

우리 아버지들은


"그래라,

알았다.

괜찮다.

나는 됐다."

그리고 무엇이 마땅치 않으시면

두세 번 헛기침으로

웬만한 건 끝이 난다.


세상의 아버지들은

당신 어깨에

당신의 굽은 두 어깨로

온 식구들 짊어지시고

그리고 슬픈 숨을 쉬신다.


우리 아버지들은

가슴으로

온 식구를 껴안고

가슴으로 웃고

가슴 속으로 남 몰래 우신다.


아버지는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 뒤에 숨고

그리고 어머니의 그 이름 앞에서는

아주 그렇게 

작아 보일 수가 없다.


이제는 알겠다.


아버지의 언어들은

비록 색깔은 없어도

바위와 같은 것을

눈부신 햇살이란 것을

푸른 하늘, 하얀

아주 하얀 구름이란 것을

푸른, 연한 바람이란 것을


세월이 말을 해 준다.

하늘이 말을 해 준다.


아버지!

아버지!

                                       [공무원 연금지(2020.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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