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13 아내 칠순 기념 일본 북해도 나들이했다./264
일정 : 8.10-13(3박4일)
8.10 부산공항-札幌 新千歲공항-小樽(오따루 점심)- 運河구경- 오이치산 키로로 세라톤 호텔 숙박
8.11 아침 산책 - 플라노(富田) 꽃밭 - 비에이 白金溫泉, 폭포, 靑ぃ池 -印度食 - 日麵食-자정쯤 귀소
8.12 (비) 찰황시내 관광 (白ぃ戀人(과자궁전)-너구리(狸)街 市場 藥마트 - 호텔 저녁 대계 파티
8.13 호텔 출발-新千歲공항-부산공항-귀가
참석 : 우리 내외, 아들네 3 딸네 4 총 9명
1. 아내의 칠순
무슨 말로 축하하랴!
40여년 함께 산 노고를
자기를 살리려고 사는 게 아비라면
자기를 버리고 사는 게 어미다.
그 많은 인고의 삶
남편시중 아이들 건사 교육
친정 어머니 수발까지 반평생
1인 사오역을 허리 저물게 다 마치고 나니
어느새 일흔 노인
보람으로 장성한 가늠자로
아들 손자들 키는 컸지만
속으로 어리디 어린 아이들
닳고닳은 몸과 맘
온몸 쑤시고
이제 아름답지 못한 야윈 몸
작은 찬바람에도 뼈마디가 시리다.
그 고마운 정 표현하고자
아이들 준비 차근차근
비행기 타면 어지럽다는 둥
이리저리 눈치 살피더니
아이들 자꾸 매달림에
겨우 결정한 곳 가까운 일본 북부
칠순잔치 대신 여행 기회 가졌다.
항상 보일까 봐 뒤곁에서 숨어 산 인생
고마운 생애는
아이들 모아놓고 기쁨이어라!
손자들 안고 보람이어라!
2. 첫날 가족 동맹
새벽부터 여인들 여행 준비
남정네들 짜증 안 내면 부처다.
무슨 옷을 그리 많이 가져가야 하는지?
남자는 한 가지 옷으로도 충분한데
여자는 매일 갈아입을 옷 다 챙긴다.
남자는 두 눈으로 하나만 보는데
여자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여민다.
트렁크 배가 가기 전부터 만삭이다.
딸앳집에 가서 귀여운 곰들 다 싣고
이번 여행 총지휘자는 큰 딸이다.
루루라라 외손자들 행동이 재롱이다.
아침 8시 김해공항 도착
주차장엔 이미 휴가철 자동차가 빽빽하다.
9시 30분 혹가이도행 에어부산 탑승
하늘을 오르니 뭉게구름이 마치 눈 같다.
스키이다이빙 뛰어내리면
포근한 솜털 양탄자가 사뿐히 받아줄 것 같다.
무더위 피해서 하늘 눈밭에서 노는구나
두어시간 지나니 해안선 육지가 드러난다.
일본 땅이다.
하강 점성(点聲) 울리더니
너른 대지 바둑판처럼 경리정리구역
각 구역엔 작은 농가 한 채씩
'츄넨의 고립국' 교외풍경을 연상한다.
우리와 다른 풍경
우리는 마을이 함께 모여있고
들판엔 논밭만 널려있지 않은가
농토를 오가자면 많은 시간을 걸리는데
푸른 수풀로 십자가 방풍림도 새롭다.
여긴 눈의 고장이니 경계가 될듯
너른 들판 넉넉한 비행장 활주로
신치토스공항에 사분히 내려앉는다.
지상 22도 정오쯤 가을 날씨처럼 시원하다.
공항 빠져나오며
눈동자와 두 손 검지 지문 찍혔다.
잠재적인 범법자가 된 기분이다.
약 한시간 공항에서 기다리다가
인천서 오는 아들네 손자 만났다.
할애비 할미는 손자 안는 게 기쁨이다.
모두 다 만나니 아홈 대가족이다.
공항 빠져나가 우리가 탈 승합차 빌리고
아들 국제면허증으로 선 길을 달렸다.
오른쪽 운전대 왼쪽 주행
우리로서는 참 서툴다.
우회전이 매우 까다로운 운전법이다.
모는 사람이나 탄 사람이나 함께 운전한다.
고속도로에 얹으니 노인네 수금원 일자리를 지킨다.
우린 늙은 폐기물 취급인데 참 부럽다.
가용인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정책
선진국 다운 고용책이다.
4차선 길이 졸졸 서서 간다.
그리 급한 사람이 없는 듯
길을 따라 물 흐르듯 흘러간다.
교통통행에 조급함이 없이 평온하다.
어디서 경고음 하나도 없다.
기다려준다.
우리나라에선 어쩐지 늘 조급해왔다.
낮으막한 산 넓은 삿뽀로 시가
산에는 자작나무와 잡목들 간혹 아카시아
소나무 종류가 없다.
도시는 직선의 교합체들
낮은 단층 또는 2층 건물로 펼쳐졌다.
도로나 집들도 곡선이 없다.
수직 수평선 조합의 예술
지붕위에는 물홈을 중앙에 만들어 모아 내리고 있다.
우리처럼 추녀끝에서 낙숫물로 버리지 않는 듯
간판으로 칠갑해버리는 우리 건물들 보다가
여기는 시선이 닿는 1~2층만 작은 간판 달렸으니
도시가 더욱 깨끗해져 보인다.
모서리 하나도 모질러진 부분이 없다.
아들 길 가다가 뒤늦게 핸드폰 분실 확인
온통 비상 걸렸다가 다행히 렌탈회사서 찾았다.
고속도로 휴게소도 너무 소박하다.
사진기에 꽃들이 피어 난 모습 담았다.
손자놈들은 드는 점방마다 입에 물고 다닌다.
노오란 옥수수가 달고 연하다.
오따루(小樽) 시에 도착하니 배가 출출하다.
이미 늦은 점심시각
기내식 비빔밥으로 아침 때우고
우리 뚱보 곰들 배고파 허덕인다.
시가지 운하 해안가
시커먼 창고 건물에 담쟁이 올라 타고
거길 여러 점포가 시커멓게 체험하는 코스
많은 관광객이 붐빈다.
식당마다 점심시간이 이미 지난 후라
개문 휴업 중이다.
예약하지 않으면 어려운 관광지다.
화락(和樂)집 회전 초밥집에 앉아
무려 마흔 접시를 비우는 대식가들
우리 가족의 실력이다.
다이어트 주업으로 사는 아들네는 걱정이다.
할미는 잘 먹는 입이 행복이다.
아동 비만에 항상 경고를 날린다.
또 주변을 나서서 돌다가
운하 난간에 서서 사진에 남기고
숙박처 찾아 지그재그 고부랑길
요이치산 올랐다.
설산답게 오르는 길
하늘에 걸린 화살표 신호등
어디서도 발견해 본 일 없는 신호다.
눈벽 높이가 2~3미터에 이른다니
사진에 본 눈터널 미로를 찾아가는 기분이다.
산중턱에 앉은 국민레져센타
키로로(キロロ) 레저단지 세리톤 호텔에 여장 풀었다.
산속 구름 끼인 밤이라 모두 뿌옇다.
여기는 키로로 스키장 숙박소
여름철 비수기라 비교적 싸단다.
세 방에 나뉘어 포근히 잤다.
우리 눈에는 편한 것보다 얼마나 비쌀까 걱정이다.
3, 이틀째 플라노, 비에이 지역 관광
아침 일찌기 일어나
호텔 주변을 산책한다.
구름이 숲 속에 끼어 달아나지 못한다.
풀밭은 이슬 방울로 촉촉하다.
산 정상부근 슬로프
케이블 위에 좌석이 매달려 있다.
양쪽 개울 가에는 요란한 물소리 하얀 빛
그 높은 개울에 낚싯대 드리운 강태공
주름망에는 월척 한마리 꿈틀댄다.
하얀 껍질로 사로잡는 자작나무
둥치 굵기가 한팔이다.
키 큰 히어리 한그루
우람하게 하늘을 받힌다.
정원에 심은 소나무가 추위에 왜소하다.
호텔 조식 아내는 처음이다.
외국여행 원체 없던 겁쟁이다.
짧은 입 조심스런 식성으로 늘 소식가(少食者)다.
가장 걱정한 일 그래도 조금 챙겨 먹었다.
오히려 야윈 손자 며느리 걱정
아들 음식 챙겨다 댄다.
북해도 꽃밭을 향해 출발
고속도로 金山휴게소서 쉬고
약 세시간 달리기 岩見휴게소
검은 말 조각상과 갖가지 꽃 동산
손자와 같이 잡기놀이 재미났다.
웃음소리 숲으로 번져갔다.
참 행복한 조손 놀이
가족이 바라는 목적이리라.
꾸므레한 날씨
가을 같은 바람 서늘한데
갈 길은 자꾸 비를 묻혀온다.
富田 꽃밭에 내리니
음산한 날씨 모두 점프를 꺼내 걸친다.
바로 곁에 두고 길찾아 나서고
꽃밭에 드니 바람이 세차다.
감기가 올려는듯
그래도 줄 서있는 총천연색 꽃라인
선전 사진에 본 그대로다.
붉은 사르비아, 노랑 주황 메리골드
청색 바퀴국화 보랏빛 라벤다
갖가지 꽃 빛으로 향기가 무지개다
꽃 앞에서는 모두 어쩔 줄 모른다.
줄 지어 심어 놓으니 색동무늬 무지개
사람들 아름다움의 극치 표현법이다.
추위에 쫓겨 다시 나오고 만다.
보는 것으로는 배를 채우지 못하는 덩치들
늦은 식당가 찾아 헤매다가
길가에 앉은 대형 마트점
인도식 가게에서 난생 처음 인도식 먹었다.
난 맛있는 음식인 줄 처음 알았다.
넷에 추가로 둘
찍어 먹는 카레 맛에 새로운 세상 본 듯 했다.
마트 매장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하고
눈여겨 본 우비
다음에 사야지 하면서 떠났으나
떠나는 날까지 다시는 그런 곳 못 만났다.
우중충한 날씨 속에 출발
비에이 지방 白金溫泉으로
다릿가에서 내려다 보는 푸른젖빛 폭포수
갈래갈래 하얗게 내린다.
참 이상한 물빛
조금 아래로 이동하니 靑い池 푸른연못
개울가 보에 갇힌 저수지
청백색 물빛 하늘색이다.
그 독성에 죽어버린 고사목 풍광
희안한 연유 바로 온천수에 있었다.
옛날에 알루미늄을 백금이라했었지
알루미늄 이온을 많이 함유한 온천수
개천이 희뿌연 파랑빛 풍광
사진기에 너도나도 담아간다.
언덕엔 자작나무 지켜 섰고
숲속에 콘크리트 구조물 라인
차곡차곡 해안가 트라이포트 같다.
이리저리 얽혀 지반 무너짐을 막는 듯
다시 네비양이 이끄는 길따라
돌아오니 이미 깜깜한 밤
旭川시 불켜진 휴게소에 와서
더듬은 전문 일식 라면집
겨우 늦은 요기 마쳤다.
밤 늦게도 불 켜지지 않는 일본 농촌
아직도 직장에서 돌아오지 않은 암흑이다.
처음으로 딸과 직장생활 적응 이야기 나눴다.
제 처신을 알고 노동자편에 섰구나!
꿈을 버리고 사니 그게 최선이겠지.
그러나 교장 교감을 전범자처럼 보는 눈
그건 아니라고 타일렀다.
내가 교육부장관이라 생각하고 의사결정하라고 했다.
난 그런 안일한 교장 노릇은 결코 안 했다고 말했다.
교장의 경영목표는 자신의 안위영욕보다는
학교 조직의 번영 달성에 있다는 것을 말했다.
너도 만약 그 직을 맡으면 같을 거라 했다.
첫 토론이 참 고맙게 맺었다.
구름 자욱한 귀신 나오는 산길
지그재그 오르다보니
어느듯 밤 11시 샤워도 없이 떨어져 잤다.
4. 사흘째 삿뽀로 시내 관광
비가 주룩주룩 슬프다.
대신 풀잎은 구슬 매달고 춤춘다.
늦은 기상 게으런 출발로
겨우 11시경에 시내 관광지 묻고 떠났다.
아이들 많으니 白い戀人 과자사탕성(城)
비 온 날 아이들과 어른들 온통 박작댄다.
과자성, 쿠키성, 미니공원에서
어린이들이 집을 찾아 논다.
우리 재현이에게는 최고의 선물
로봇과 인사 악수하고
마술쇼 꼼짝도 안하고 보고
꽃동산에 숨은 두더쥐 찾고
온통 빈데 없이 돌아다녔다.
형아들과 함께
이층 빨간버스에 올라 타 보고
장난감 기차 달리는 길가에서 손 흔들어 주었다.
마치 과자의 성에서 왕자처럼 행복했다.
부모는 직원에게 선물 과자 주문했다.
다시 시내 중심가로 나왔다.
점심 먹으러 시내 너구리(狸)거리에 있는 시장통
전통시장처럼 사람만 통행하는 길거리
작은 선술집 같은 가게에서
비좁게 줄지어 앉아
쌀밥에 햄 올려 신세대 음식 채웠다.
이웃 약백화점 돌며
이웃 친척 떠올려 왔다가 감을 선물 사고
모두 아픈 몸 파스 몇 통 샀다.
다시 호텔로 돌아오며
구름 끼인 도깨비 마을
떠도는 구름 숲속에 숨는 곳
호텔 식당에서 마지막 대게만찬
대게 게걸스럽게 먹어치운 게 몇 접신지
우리 장군들이 정말 많이 먹었다.
마지막 마치는 저녁 연회
할미는 모두 건강하게 자라도록 부탁했고
난 오래도록 건강하자고
아이들 온가족에게 고맙다고
아이들은 모두 이처럼 오래 살라고
주고 받는 말이 평화였다.
고맙고 고맙다고 박수쳤다.
5. 나흘째 돌아오는 길
아침 일찌기부터 서둔다.
비행기 시간에 맞추려고
우리 부산이 먼저 출발하고
아들 인천은 다음 출발이다.
아침 조식 대강 마치고
호텔 카운터 과비 아들네가 지불했다.
아마 먹는 건 딸네가
자고 다니는 건 아들네가 담당인 듯
과비가 아닌가 미안하다.
이제 산길 내려와 삿뽀로 시내 거쳐
신치토스 공항에 오니 8시경
빌린 차 반납하고
핸드폰 찾고
공항에서 집 붙이고
면세점 구경하니
9시30분 부산행 출발
아들과 손자 여기서 헤어졌다.
고맙고 잘 가거라고
비행기에 실려 약 2시간 반
김해공항에 내리니 반갑다.
안심이다.
세워둔 내 차에 담아싣고
창원 둘러 내려주고
집에 돌아오니 늦은 오후다.
3박4일간 아내 칠순잔치
그래도 참 건전하게 마쳤다.
주욱 이렇게 평화롭길 행복으로 빌어본다.
'따뜻한 만남 1 > 국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산 장생포 고래박물관. 대왕암, 이집트특별전 만남(석우회) (0) | 2017.08.26 |
---|---|
한양 5대 고궁 나들이 답사 (0) | 2017.08.23 |
고성 동해-마암-개천-회화면 숨은 유적 찾아 돌다. (0) | 2017.08.08 |
밀양 창녕 문화재 답사 거닐기 (0) | 2017.07.08 |
장마비를 피해 다닌 강릉 평창 봉화 여행 (0) | 2017.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