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18 진성, 남지 봄채소 얻다./264
며칠전 느닷없는 전화가 운다.
고향 숙모다.
"머구 좀 가져가서 먹어라"
밭둑에서 캐 두었단다.
아내에게 보고하니
벌써 봄나물 푸성귀 보관 상태 걱정이다.
언제 쯤 갈까?
아내 걱정 덜기 위해서라도 빨리 가야한다.
아침에 남지서 또 전화
내 찻간에 둔 전화기 가방을 찾는다.
얌전하게 뒷자리에 앉아 있다.
모두 깜빡깜박 전등이 꺼진다.
찾으러 올 여가 없다니 내가 갖다주어야지
비싼 봄나물 얻고자
토요일 한가한 시간을 나섰다.
고속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날 떠민다.
다행히 숙모님 집에 있다.
쌉싸름한 머위 싹
입맛 돋우는 그 약선채소
입안에 쓴 침이 고인다.
검은 비닐 한 봉지 넉넉하다.
역전시장통에 가면 아마 몇 만원은 될듯
그리고 또 남새밭에 가서
파릇파릇 햇볕이 익은 봄동배추
졸여도 먹고 김치도 담고
봄맛 내음이 정이다.
굵은 대파도 몇 포기 뽑고
장다리 꽃대 올라와도
녹색 푸른 숙모의 연정(緣情).
봄 기운 먹으며 새 몸을 익힐 것이다.
불러주는 사람이 있기에 난 행복하다.
고맙고 따뜻하다.
선걸음으로 다음 갈 곳을 달린다.
생질에게 타이어 점검하고
지갑 가방 가져다 주려고
남지 종처수 초곡댁을 찾는다.
커피 한 잔에 꼬여 방에 들어가
또 내미는 인정
온실에 들러 가랑파 비닐 한 봉지
풋마늘 여남은 개
푸른 봄을 막 싸 준다.
봄 밥상에 푸른 여물 잔치
내가 바라는 최고의 식탁
봄날 춘정 봄채소로 가득하다.
오는 정에 가는 정
소처럼 우둑우둑 씹는 점심시간
봄날 참 행복한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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