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춘정(春情)- 봄나물

황와 2017. 3. 18. 21:26

17.3.18 진성, 남지 봄채소 얻다./264


며칠전 느닷없는 전화가 운다.

고향 숙모다.

"머구 좀 가져가서 먹어라"

밭둑에서 캐 두었단다.

아내에게 보고하니 

벌써 봄나물 푸성귀 보관 상태 걱정이다.

언제 쯤 갈까?

아내 걱정 덜기 위해서라도 빨리 가야한다.

아침에 남지서 또 전화

내 찻간에 둔 전화기 가방을 찾는다.

얌전하게 뒷자리에 앉아 있다.

모두 깜빡깜박 전등이 꺼진다.

찾으러 올 여가 없다니 내가 갖다주어야지


비싼 봄나물 얻고자

토요일 한가한 시간을 나섰다.

고속도로에 차들이 줄지어 날 떠민다.

다행히 숙모님 집에 있다.

쌉싸름한 머위 싹

입맛 돋우는 그 약선채소 

입안에 쓴 침이 고인다.

검은 비닐 한 봉지 넉넉하다.

역전시장통에 가면 아마 몇 만원은 될듯

그리고 또 남새밭에 가서 

파릇파릇 햇볕이 익은 봄동배추

졸여도 먹고 김치도 담고

봄맛 내음이 정이다.

굵은 대파도 몇 포기 뽑고

장다리 꽃대 올라와도 

녹색 푸른 숙모의 연정(緣情).

봄 기운 먹으며 새 몸을 익힐 것이다.

불러주는 사람이 있기에 난 행복하다.

고맙고 따뜻하다.


선걸음으로 다음 갈 곳을 달린다. 

생질에게 타이어 점검하고 

지갑 가방 가져다 주려고

남지 종처수 초곡댁을 찾는다.

커피 한 잔에 꼬여 방에 들어가 

또 내미는 인정 

온실에 들러 가랑파 비닐 한 봉지

풋마늘 여남은 개

푸른 봄을 막 싸 준다.

봄 밥상에 푸른 여물 잔치

내가 바라는 최고의 식탁

봄날 춘정 봄채소로 가득하다.

오는 정에 가는 정  

소처럼 우둑우둑 씹는 점심시간

봄날 참 행복한 상상이다. 

  

  



'따뜻한 만남 1 > 가족사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은 부모님 산가 방문날  (0) 2017.05.03
曾祖.祖.父母 만나는 날   (0) 2017.03.25
장모님 6주기 만남  (0) 2017.03.18
손자 세 놈  (0) 2017.02.26
외손자 찬호 졸업식  (0) 2017.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