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장모님 6주기 만남

황와 2017. 3. 18. 01:16

17.3.17 장모님 6주기 처남댁 다녀오다./264


장모님이 우리를 모이라고 부르신다.

벌써 가슴에는 그 따뜻함 식어

자꾸 잊혀져 간다.

그럴 때면 각성제 마냥 

우리를 되삭임하듯 불러 세운다.

그리고선 퍼먹이고 

멀어진 인력 잡아당겨 조이고 

인연의 지도를 확실히 그려준다.

그게 제사라는 행사다.


1974년 우리 결혼 때부터

함께 37년간 동거하며 

삼시세끼 가정부 노릇 

손자 손녀 두 놈 다 키워 주시고

아이들 소풍 학예회 때 부모 노릇

음식 빨래 온몸 헌신해 주셨다.

제대로 구경한 적 한 번도 없이

오로지 집 지키고 손자 돌보고

장장 아흔 여섯 온몸 봉사 

짚불 사그러지듯 살다가 가셨다.

그래서 내게 미안하다.

그져 무덤덤하게 산 삶

기계적으로 준 정으로만 지낸 게

나의 대답이었으니 


남지 종처남 가족과 만나

계모임 떠나듯 즐겁게 

모라동 소좁은 아파트에 들었다.

집안 가득 질녀 질부 제사음식 준비 

오늘은 명절 같다. 

몸은 음식 만들며 마음은 서로 고맙다.

한 가정의 문화가 여기서 만들어 진다.

제발 음식 줄이라고 해도

처수 음식 범백은 멈출 수 없다.

크고 맛지고 가득하게

굽고 지지고 고소하게 장만한 정성

그게 진정 어머니에 대한 효행 신념

고생되지만 고맙고 기쁘다.


내가 제사 홀기 부르며 진행한다.

모두 제관되어 엎드리니 

마루가 가득하다.

처남의 진설점시 강신 세작

초헌 잔 올리고 축문읽었다.

한글 해석 낭독하니 모두 알듯 듣는다.

자식 손자 모두 건강하도록 

할머니 점지 기대 제사의 기도였다.

아헌은 종처남 올리고

종헌은 딸 며느리 함께 올리고 

손부 손녀 네째 잔도 올리고 

바쁜 손자들은 출장 밤일로 빠졌다.

그래도 제 일하는 손자들이 좋으실 게다.


둥근 상에 모두 둘러 앉아

음식 나누며 다정한 가족 친지

그건 할머니의 부름에 대한 화답

이미 저세상 가셨지만

못난 자손들 외톨이 될까 봐 

매년 한번씩 불러 모아 

이렇게 옛정을 나누어 주시고 

추억을 나누어 주시고

사랑의 모임 열어주신다.

그게 산 사람의 조상이라는 분이시다. 

깊은 밤 깜깜한 길 돌려보내며

봉가 싸서 들려주고 

마당에서 배웅해 주는 남매 정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돌아왔다.

      

 

      

'따뜻한 만남 1 > 가족사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曾祖.祖.父母 만나는 날   (0) 2017.03.25
춘정(春情)- 봄나물  (0) 2017.03.18
손자 세 놈  (0) 2017.02.26
외손자 찬호 졸업식  (0) 2017.02.17
늦은 외가 가는 길   (0) 2017.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