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자전거산책

임진각자전거길 종주와 반구정 관람

황와 2016. 10. 21. 22:08

16.10. 20 혼자 임진각 자전거길 종주 목표

            (분당-문산-입진각-반구정-통일로-서울월드컵경기장-분당) 처음 탐주하다./264


1. 임진각(臨津閣) 가는 길


생각은 목표를 만들고

목표는 현실을 훑고

방도를 탐구하는 버릇

그게 창의성이라는 게다.

언제나 부족이 미래를 일군다.


지도 펴놓고 궁리하고 또 궁리하고

아침잠 버리고 떨쳐 일어난다.

오늘의 목표 임진각을 향해 출발

어둑한 새벽 가로등 빛 흐르는

오리역으로 나갔다.


분당선 타고 왕십리로

경의선 타고 수색서 또 바꿔 타고 북문산으로,

내고향 진주에는 남문산이 있기에 그렇다.

문산역 식당 하동 정량 여인 고향사람으로 반긴다.

집에 전화기 두고 온 걸 듣고 동전까지 챙겨준다.

고향 까마귀끼리 정을 주고 받는다.


아침 먹은 후 임진각을 향해 출발

묻는 입이 네비게이션이다.

모두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사람 네비게이션을 많이 이용해야겠다.

사람과 사람 교감 따뜻해진다.

임진각 도착하니 어느듯 11시경 

자전거길 최고의 북단에 온 셈이다.



    




2.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임진강가 휴전선 근방

여기가 최전선임을 철색선 철조망이 말한다.

끊어진 철교, 부셔진 녹슨 기관차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미카 기관차 

돌아오지 않는 다리 태극기가 낡았다.

철조망에 매달린 빽빽한 기원 리본

그게 우리의 통일 열망인듯

설운도 잃어버린 30년 노래는 계속 울고

망배단 월남인 눈물이 제물로 얹혔다.

북쪽 지금 원폭탄 개발로 세계가 분노하는데

평화의 대종 아무 소리도 못낸다.

임진각역 문 잠겨 미동 없고 

버마 아웅산 희생자 충혼비 우뚝 드높다.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온갖 깃발 바람개비 펄럭이고 돌지만

거긴 우리 분단의 민족사 슬픔

전쟁의 비극으로 거기에 서면 가슴이 저려온다.

유치원 아이들도 누구도 까불 수 없다.

임진강물만 아무 일 없는 듯 하얗게 누워 흐른다.

하얀 머리 우린 미안해서 얼굴을 들 수 없다.

언젠가 어깨동무히는 그날을 그리며 

저놈들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할텐데



    


    


    


    


     


    



3. 임진각자전거길 종주


11시 정각

임진각에서 자전거 서울을 향해 출발

자전거길 물어 물어

가는 방향 반구정 둘렀다가 가란다.

청백리 삽살개마을(尨村) 황희 선생 궁금하던 차에 잘 됐다.

임진강변길 철책따라 내려온다.

강변 초소마다 간첩 침투 올빼미 노릇하는 곳

야간 잠복조 군대 생활 떠올린다.


약 한시간 방촌선생 유적지에 노닐다가

다시 통일로를 따라 떠난다.

평온한 자전거길은 없단다.

남북한 관통 1번 국도 

부산서 대전 서울로

다시 개성 평양 신의주로 잇는 간선도로

그중 서울서 판문점 가는 길 통일로

통일의 의지 키우는 길

자유로는 새로 생긴 자동차 전용도로이고

통일로는 예전 의주길 국도다.  


길가의 누우런 논 아직 추수 걷이 미뤘고 

장단콩 노란잎 떨어지고 꼬투리만 주렁주렁

한 포기 뽑아 구워먹으면 어린 생각 난다.

길은 평탄한데 계속 도시처럼 높은 건물 잇는다.

문산 지나 금촌 삼거리서 좌회전

통일로만 따라 좁은 갓길(路肩) 위험하게 달린다.

차들이 바람내며 끌어 당기는 듯

바짝바짝 긴장하며 지난다.

늦은 점심 뼈해장국 마셨다.


공릉천 자전거길 발견하였으나 걷지 못하고

길을 모르니 아는 길만 고집한다.

파주 지나며 LG 디스플레이 공장 우람하고

벽제천 지나며

여기가 한양 진입 격전지 역사를 떠올린다.

임진왜란 명 원군 여기서 주저했고

한국동란 여기서 바쁜 걸음 지체했다.


고양시 지나치며

일산 사는 연비가 말없이 지나치고

새 건물 우뚝우뚝 수도권 확장세 읽힌다.

고개 넘으니 구파발 연신내

서울 사람들이 들끓는다.

연신내 삼거리서 묻고물어

성산대교로 빠지는 1번 국도

사람들 틈새 비집고 대로따라 내려왔다.

금세 불광천자전거길을 만난다.

양쪽으로 사람들이 미친듯이 걷는다.

계속 신나게 달리니 

한강 만날즈음 월드컵 붉은 악마

그 기록의 소리 들리는듯 찾아오른다.

드디어 오후 4시경 목표점 도달

임진각자전거길 완주했다. 

약 여섯시간 65KM 보람찬 달성이다.



    


    



4. 방촌(尨村) 선생 반구정(伴鷗亭) 


황희정승 유적지 반구정(伴鷗亭)

대표적인 청백리 교과서에서 배운다.

대를 이은 오랜 정승 생활

기다리며 참으며 설득해온 정신

자기 것이 없으니 가능했을 게다.

소인배는 조그만 일에도 제 것부터 챙기는데.....

방촌기념관에 들러 

그의 연보 길다랗게 읽고 

영당에 선생의 따뜻한 얼굴 묵념하고

월헌사 선생의 현손 부조묘로 칭송

장수황씨 대표적인 인물이시다.

경모재 옆에 선생의 동상 높게 서고

강언덕에 앙지대(仰止臺) 육각정

또 그옆에 반구정(伴鷗亭) 사각정

쌍정에 앉아 저 건너 북한땅 바라보며

강물은 내 마음을 하얗게 지워준다.

바람은 시원하되 아름다움은 가신다.

너무 조용한 것도 아프다.

이제 단풍되어 떨어지는 풍광

벤치에 앉아 아늑히 쉬었다. 

참 잘 왔다가 간다.


    


    


    


     


    


    





5.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2002 월드컵 함성

도 할 수 없는 길거리 응원

한국인의 열정이 만들어낸 별난 기록이다.

입구에 축구공 높다랗게 섰고

붉은 단풍이 에워싼 공원

높다란 운동장 우뚝하게 섰다.

서울 FC 주경기장으로

붉은 줄무늬 외국팀 교환경기

한국 축구를 여기서 만든다.

빙둘러 돌면서 많은 스포츠 의류 세일전 

홈프러스, 주차장, 웨딩홀 

축구경기장과 각종 서비스 매장 함께 활용한다.

벤치에 앉아 갈 길 점검하며

마지막 남은 사과 우물우물 씹는다.

 



     





6. 돌아오는 길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언제나 걱정이 앞선다.

그 비좁은 지하철 시달릴 테니

디지탈메트로시티역에서 타서 

경의 중앙선 타고 왕십리 내려

분당선 환승하여 오리역까지 

빠른 듯 느린 게 지하철인가 보다.

무려 두 시간 동안 땅속에서

빈자리 앉지 못하고 함께 버티고 선 채로

용감한 듯 젊은이 흉내를 내고 다닌다.

늘 도착하면 후미등 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