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가을바람

황와 2016. 9. 21. 11:05

가을바람

 

/16.9.21 육사

 

 가을바람은

엄마 무덤을 넘어 왔나보다

부족했던 젖내가 고향 내음이다.

 

가을바람은

질매재를 넘었는가 보다 

아부지 지게목발 진주장 갈치 비린내가 난다.

 

가을바람은

월강 뱃나루를 건넜는가 보다

단못골 외갓집 고소한 땅콩 내음이 난다.

 

 

 

 

 

가을바람은

여인의 솜털살을 스쳤는가 보다

갓열어 바른 듯 아내의 분내가 난다.

 

가을바람은

남지철교를 건넜는가 보다

장모님이 끓여준 호박 된장국 내음이다.

 

가을바람 속에

내 지나온 이력

새록새록 책장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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