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장모(丈母)

황와 2009. 4. 19. 02:02

              - 90 평생 품위를 지킨 배려와 헌신의 삶 -

 

                                                                                  09.4.19  육사

 

어머니가 집안에 머물면

모두 위인이 된다.

그는 언제나

가족들을 또아리 틀어 이고

첫 새벽 정화수 물 길러가듯

임 향한 마음 움직이며 움직이며

자기를 숨겨온 삶이 위대한 역사다.

 

여기 94수 노인이

아침마다 동백 기름 발라 머리 빗고

가리마 검은 머리 물들여 다듬는 게

누굴 위한 배려인지?  

저승 꽃 핀 얼굴에

분 단장 짙은 화장

언제나 언제나

거울 향해 자신을 세웠었다.

 

그 꽂꽂한 어른이

진양정씨 충장공파와

창원황씨 가문에 흠될까봐

곧고 부러지며

늘 그 자리에서

피붙이 인력으로 생명사 자아내어

내 몸 으스러짐 모르고

하인처럼 하인처럼

정성을 퍼서 먹였었다.

 

올 봄 변절기 봍은 기침

밤 새워 하더니만

다섯자 남짓 몸에

뼈와 가죽만 남아

죽음을 버릇처럼 부르던

그 먼 황천길을

동마산 병원 중환자실에서

불렀다가 늦췄다가

가슴을 태우시네

 

고명 딸 하나에

그지없는 손자 사랑   

온 정성 다 쏟으며

백수 질긴 희망 눈 앞에 두고서

긴 역사 눈에 기록하여

꺼내서 훈계하고

더듬어 솔선하며

절개 지조 위인처럼

지키셨네. 지키셨네.     

독립군 같은 고결한 사랑을 ...... 

 

 

 [90세 차이 증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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