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가는 친구여!
08.11.18 양관용 교장을 보내며
찬바람이 낙엽을 처음 굴리던 날
양관용 교장이 부름받고 갔다네.
모두 한 배 새끼 다정한 친구들인데
깃발처럼 앞장선 개척자였는데
'자네가 교장하면 그리하게'
이상주의를 꾸짖어 준 그였는데
남해 창선도 촌놈이
진주교대 다녔다고
좋은 선생님되어
교육 현장 독불장군처럼 꾸짖더니
죄 지은 것 없으면 남보다 오래 살 일이지
그리 빨리 데려가는 법이 어디있소, 하느님!
더 살리고 싶을 때
데려가는 것이 위인의 삶이듯이
부디 먼저가서 모진 악한(惡漢), 어진 못난이
모두 친구되어 한통치며 사시게.
그리고 뒤에 오는 어리석은 친구들
엉덩이 뼝 차서 이승으로 되돌려 보내게
그게 숙명처럼 사랑한 교육자의 사명일세.
우린 아직 자네를 가슴에서 보낼 준비를 못했네
그러나 그러나 어쩌겠나 억지로 떠나는 것을.....
허전한 마음 안고 꼭 잡은 두 손을 흔드네
그리운 제자들 환송 속에 꽃으로 영생하게나,
그대는 정말 거룩한 일 마치고
큰 소풍 떠나셨소. 잘 가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