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5 ㅡ스승의날 소감/264
숭고한 스승의 날이라고
문자가 온다.
꽃바구니가 온다.
전화가 울린다.
"뭐 할라꼬 글 산노?"
그런데 그걸 받을 염치가 없다.
요즘 돌아가는 세상을 보니
모조리 내 잘못인 양 싶다.
제 역할 다했으면
이런 불신 사태는 없었을 텐데
우리가 그때
잘못 가르친 죄겠지?
자성적 후회가 지금 껏 살아온 심정이다.
지난 50 여년간을 되돌아 보자
그때 그 젊었을 적 게으름 피우지 않고
날밤 새면서 교육자료 준비하며 신나게 가르치고
모든 일 먼저 나서서 다른 선생님들 돕고
밤이면 부락 나가서 육성회비 독려하고
진학 못한 청년들 학교에 모아
밤 열한 시까지 호롱불 아래 야학 가르치고
집집마다 돌며 아이들과 부모님 상담하고
여름이면 강가에 텐트 치고
위험지구 순시하며 청소년들 수영지도하고
어머니들 아이들 건전노래 지도하고
교가 만들고 의식가 지도하고
아이들에게 꿈과 취미 씨앗을 심어 주었으며
애국충성 반공교육, 근면 자조 협동 새마을 운동,
민주 시민 효행 국민정신교육관 꾸미고
실전 같은 방공훈련 보리밭 속에 숨고
아이들 건강교육 운동장 합동체육
가는 곳마다 교기 육성 지도
과학창의 수업과 과학행사 지도
꾸준히 노력하면 성장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심어 주었는데
한 순간도 비뚤어진 모습 안 보이려고
술잔 입에 안 대고 정도를 꼿꼿이 걸었는데
매질해 가며 앞으로 나가게 독려하며
인간미 바른 행동 정직 성실 용기 심었는데
지나간 40년 정성교육 노력이 허사다.
이 좌절감 누구에게 물으리
제가 한 일 당연히 미화해서
거짓교육을 참교육한다고 바꾸어
그렇게 키운 아이들이 자꾸 불쌍해 진다.
사화적응을 더 못하게 가르친 죄다.
대강 시간만 때울 걸
아이들도 자유롭게 잘 자랐을 텐데
잘못은 모두 사회와 부모에게 돌리고
나라 제도에 미루고
역사적 심판에 넘기면 될 걸
공무원 머슴들이 왕노릇하고
제 할일 잘못은 전 정권이나 나무라고
소신없는 직무 정권 눈치나 보며
올바른 옛교육방법 알면서도 비전문가로 전락하고
훈계는 커녕 사용자 학무모 눈치나 보고
군인이 제 본분 망각하고 적과 아군을 바꾸고
모든 이권 다툼에 법과 질서 도덕 윤리
제 잘못에 편승한 국민들 양심도 모르고
법전이 멋대로 해석되어 기준이 무너지니
나라의 체제가 흔들린다.
그래도 반성 한 마디없이 벙어리다.
앞으로 우리 자식 손자가 걱정이다.
답답한 가슴에 좋은 날일 수 없다.
정력 쏟아 노력하는데 허비한 시간이 아깝다.
모범공무원과 황조훈장이 부끄럽다.
그래도 선생님을 존경한다고?
답장 메일 띄우며 미안하다했다.
꽃이 나를 비웃는 듯 하다.
염치 없는 하루가 빨리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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