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0.6 고모님 5주기 제사에 참례하였다./264
추석 그 호화로운 콘서트
언제나 마치는 느낌 똑 같다.
마중하는 기분은
늘 배웅하는 맘으로
내 몸을 달랜다.
그러나 구석구석 남아있는 손길
그걸 치우고 나면
또 정상화되는데
준비할 때 만나는 기대보다
더 큰 허전한 노동이 되어 온몸이 아프다.
그 분위기 때문에 암소리 못하고
꼬박꼬박 눈치밥을 먹는다.
겨우 해방되는 듯
또 고모님이 날 부른다.
온통 잔손질에 파뿌리된 몸
다시 일구어 타박타박 걸어서 간다.
깜깜한 골목길을 지난다.
합성동 한길가 전포마다
자크밖으로 터져나온 뱃살처럼
젊은 손님들이 넘쳐난다.
집에서 도토리같은 조카들이 반긴다.
고모님 5년전에 내손으로 묶어 보냈다.
그 몸쓸병 폐암으로
모질게도 버티시다가
그 아픔에 팔순 노구가 엄마를 부르는 모습에
한 눈물 더 쏟았다.
그 말못할 고통 시집살이
남편에게 배반당한 외로움
생활전선에 건물청소 노동자로
그걸 잊으려고 입에 댄 담배로
옛날 담배골초 할머니를 닮아
그렇게 그렇게 세월을 태웠다.
그러나 그 참에도
남의 밭뙈기 구석에서 채소 길러
언제나 불러 푸른 정을 먹이던
하나 밖에 없던 그 고모님
가신지 벌써 5년 세월도 겉옷이 되었다.
손녀들이 조막손으로 준비한 제사음식
아마 살아있었다면 그 깐깐한 양반
몇마디 이래라저래라 했을 게다.
그렇게 단련된 그 아이들이
이제 장성하여 할머니를 부른다.
다섯 제관 중 나혼자 청이다.
축문 읽고 엄숙하게 제사올렸다.
숙명처럼 할머니가 온방안에 가득
함께 음복음식 나누며 고마와 했다.
고모님 따뜻한 음성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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