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고모님 5주기

황와 2017. 10. 7. 08:57

17.10.6 고모님 5주기 제사에 참례하였다./264


추석 그 호화로운 콘서트

언제나 마치는 느낌 똑 같다.

마중하는 기분은

늘 배웅하는 맘으로 

내 몸을 달랜다.

그러나 구석구석 남아있는 손길

그걸 치우고 나면 

또 정상화되는데 

준비할 때 만나는 기대보다 

더 큰 허전한 노동이 되어 온몸이 아프다.


그 분위기 때문에 암소리 못하고 

꼬박꼬박 눈치밥을 먹는다. 

겨우 해방되는 듯

또 고모님이 날 부른다.

온통 잔손질에 파뿌리된 몸

다시 일구어 타박타박 걸어서 간다.

깜깜한 골목길을 지난다.

합성동 한길가 전포마다 

자크밖으로 터져나온 뱃살처럼

젊은 손님들이 넘쳐난다.

집에서 도토리같은 조카들이 반긴다. 



고모님 5년전에 내손으로 묶어 보냈다.

그 몸쓸병 폐암으로

모질게도 버티시다가

그 아픔에 팔순 노구가 엄마를 부르는 모습에

한 눈물 더 쏟았다.

그 말못할 고통 시집살이

남편에게 배반당한 외로움

생활전선에 건물청소 노동자로

그걸 잊으려고 입에 댄 담배로

옛날 담배골초 할머니를 닮아 

그렇게 그렇게 세월을 태웠다.

그러나 그 참에도 

남의 밭뙈기 구석에서 채소 길러

언제나 불러 푸른 정을 먹이던 

하나 밖에 없던 그 고모님

가신지 벌써 5년 세월도 겉옷이 되었다.


손녀들이 조막손으로 준비한 제사음식

아마 살아있었다면 그 깐깐한 양반

몇마디 이래라저래라 했을 게다.

그렇게 단련된 그 아이들이

이제 장성하여 할머니를 부른다.

다섯 제관 중 나혼자 청이다.

축문 읽고 엄숙하게 제사올렸다.

숙명처럼 할머니가 온방안에 가득

함께 음복음식 나누며 고마와 했다. 

고모님 따뜻한 음성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