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천황산 가을 억새길
20.10.29 길사랑회 밀양 하늘공원길 걷다./264
코스 : 산내 얼음골 케이블카주차장-상부종점-전망대-능선길-
천황산-천황재(점심, 억새밭)-임도-샘물상점-상부종점-하부종점
거리 시간 인원 : 13,000보, 8.7km 4.0시간, 34명
특색 : 물들기 시작하는 얼음골 능동봉 단풍,
처음 타 본 70인승 얼음골 케이블카
시원한 가을 정취,
눈으로 익히는 얼음골 사과밭,
천황봉 우람한 바위, 천황재 억새밭
샘물상점 막걸리 두부 파티
오래간 만에 출타 버스여행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타고
천황산 사자평 억새 구경 간다.
밀양 알프스 지역
1100고지 큰 산맥이 연달아 하늘 받힌다.
가지산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운문산 구만산
남쪽으로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서남쪽으로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
그 사이 얼음골 울긋불긋 단풍이 익고
지붕 능선마루엔 이미 잎 떨어진 겨울나무다.
케이블카 사람들 많이 몰려드니
지금까지 왔다가 돌아간 일이 세 번
오늘은 반시간 줄 서서 케이블카를 탔다.
코로나로 체온 재고 이름 쓰고
그래도 사람들이 많다.
대기실 벽지에 걸린 사자평 사진에
억새밭에 앉은 거짓 사진 찍고
온산이 울긋불긋 변하는 산등을
빽빽히 서서 케이블카 올랐다.
두 대가 교차로 오르내리니
항상 만원이다.
900고지 상부 종점에 오르니 하늘나라에 온 듯
하늘공원길 아랫동네 산내골이 환하다.
온통 사과밭이 펼쳐진다.
건너편 운문산 하얀 호랑이 바위가 찍힌다.
얼음골은 겹쳐지는 산자락으로 산그늘에 숨는다.
급경사 늘 음지가 되고 만다.
일교차 심하여 얼음이 박힌 사과를 만든다.
상부 종점에 오르니 써늘해지고 가슴이 툭 틘다.
양쪽 어디를 봐도 눈아래 찬다.
얼음골 배내골 양쪽으로 끼우고
하늘공원 능선길 데크길로 간다.
겨울 등산에 맞게 고무 바닥이 깔렸다.
눈 아래 깔고 돌뿌리에 걸리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먼산 못 보고 걸었다.
뾰족한 능선길 잘 다듬어져 있다.
약간 오르내리는 산길
마지막 천황산 오르는 길은 오르다가 쉬었다.
하늘바람에 십여 갈래로 자란 고산 소나무
그 추녀 밑에 소롯이 다 앉아 첫 주유소 열었다.
능선길 서서히 올라가는 침목길
돌담 둘글게 쌓아 하늘 놀이터 삼았다.
여기는 천황산 억지로 왜인이 붙인 봉우리렸다.
모두 한 컷씩 제 얼굴 확인한다.
조금아래로 내려가니 우람한 암봉 높이 섰고
거기서 우물쭈물 더듬다가
저 아래 보이는 억새밭 천황재로 흘러 간다.
11시경 올라온 케이블카
걷기 1시간 만에 천황봉 찍고
12시 40분경 천황재마루 데크평상에 앉아
점심들 모두 마셨다.
산정에서 먹는 점심은 꿀맛이다.
서로 내미는 반찬이 우리들 정이다.
오늘 영자표 보랏빛 떡에
금강표 청록빛 쑥떡까지
간식에 주식에 배가 터진다.
커피까지 다 챙겨주니 모두 애인이다.
푸른 가을 하늘 높고
하늘을 쓸고있는 바람 억새 끝에 불고
깔깔한 가을볕 등 위에서 데워주니
온 산천이 자꾸 푸르게 짙어진다.
얼마나 아름다운 가을 여유인지
나온 사람마다 기쁨을 말한다.
어찌 건강하지 않으리오.
가을 등산은 행복덩이로 만들어 준다.
원코스는 제약산 너머 사자평공원 둘러 오기로 했는데
갑자기 갈길을 자른다.
돌아가서 빨리 케이블 타러 가잔다.
천황산길 오르막 수고로와
아랫길 임도길을 간다.
완전 자갈길에 도랑길이 되었다.
조심조심 발바닥에 신경을 깔고 걷는다.
발목이라도 휘청하면 낭패다.
평탄로이니 걷기는 편하다.
허릿길 질러 가니 훨씬 쉽다.
샘물상점 능동산줄기에 있는 간이 상점
생두부에 막걸리 잔치를 벌인다.
오늘 마지막 산행 종례를 한다.
나무가지에 다녀간 깃발들이 촘촘 휘날린다.
주변에 굵게 자란 돌배나무가 많다.
돌배 잔가지는 90도로 가지를 뻗는 특징이 있다.
마치 묵은 매화가지가 그렇게 나듯
낮은 억새밭에 우뚝한 그 존재감이 빼어나다.
케이블카 상부종점에 모두 모여드니
ㄹ자 줄서기가 기다림 줄이다.
서너 번 끊어 태워보내니
피곤하게 걸은 다리를 서서 혹사한다.
타고 올라온 사람들이 거의 산정에서 놀고
몰려오는 시각이 3시경일 수 밖에 없다.
한 차 몰려 타고 하부 종점으로 내려오니
해방감이다.
길가 임시점포마다 빨간 사과가 손짓한다.
아까 올라갈 적에 눈으로 익혀둔 것들이다.
나그네가 자주 볼수록 빨갛게 잘 익었다.
돌아오는 길 버스간에서 눈감고 온다.
눈 감아도 어디쯤 간다는 걸 아는 나이 때다.
천황산 하늘공원길
오늘 우리들 땜에 더 행복했을 것이다.